어른이 되면 괜찮을 줄 알았다

어른이 되면 괜찮을 줄 알았다 - 심리학, 어른의 안부를 묻다
김혜남.박종석 지음 / 포르체 / 2019년 6월

살면서 우린 다양한 감정을 경험한다. 희노애락이라는 기본적인 감정들 외에도 이것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도 해 오묘한 느낌을 경험할 때도 있다. 좋은 감정들만 가진다면 좋겠지만 그것만 가지는 것도 좀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어린 시절엔 감정 컨트롤이 잘 되지 않아 힘들어 한 적이 있다. 이 책 제목처럼 어른이 되면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을 거라는 막연한 기대감도 없지 않았다. 근데 막상 어른이 되어도 내 감정 상태가 어떤 것인지,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몰라서 힘든 경우를 많이 경험하게 된다. 대부분 외부 환경요인으로 인해 발생하는 감정이지만 그것을 감당해야 하는 건 본인이다. 자연스럽고 건강하게 감정을 조절하고 배출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면 참으로 좋은 일이지만, 그런 걸 교육 받은 적은 없다. 개인의 성향도 작용했을 것이고, 교육으로 인해 감정을 숨기거나 억눌러야 한다고 배웠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현재를 살고 있는 많은 사람들은 수많은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안고 살아가고 있다. 따지고 보면 겉은 멀쩡해도 속으론 이미 수많은 정신적인 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우울증, 조울증, 상실, 애도, 공황장애, 번아웃 증후군, 허언증, 강박증, 무기력감, 화병, 외로움 등 이 책에 소개된 다양한 증상에서 어느 것 하나라도 겪어보지 않았거나 유사한 경험이 없는 사람을 없을 거라 생각된다. 나 역시 소개된 증상들을 직접 경험해봤기 때문에 그런 감정들을 이겨내는 방법들도 간절히 원한 적도 있다. 그간 막연하게 알고 있던 질환들이라면 이 책을 통해 보다 쉽게 접근 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이다. 스스로 극복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겠지만 어렵다면 전문가의 손길이 필요하다. 질병이든 일이든 원인과 증상을 알면 고칠 수 있다. 완치가 불가능한 불치병이라 할지라도 고치려는 노력은 할 수 있다. 두 명의 정신과 의사들이 전하는 다양한 감정과 그를 극복하는 방법을 알아두면 어떨까 싶다. 어른이라고, 본인 감정은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는 근거없는 자신감을 들이대는 것보다는 나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