갖다 버리고 싶어도 내 인생
하수연 지음 / 턴어라운드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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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死線)에 서면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인생에 대한 관점이 달라진다. 죽음이란 누구에게나 그런 것이다. 지나온 세월을 후회하지 않을래야 하지 않을 수 없다. 초연하게 삶의 끝을 맞이 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되겠나. 아마도 성인(聖人)의 반열에 든 사람이나 가능한 이야기일 거다.

저자는 18세의 나이에 '재생불량성 빈혈'로 투병을 시작했다. 어린 나이에 죽음을 극복하기 위한 투쟁을 시작한 것이다. 자연스레 삶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된다. 투병을 하는 동안 사는 것에 대한 여러 생각과 일상들을 글로 적게 된다. 블로그에 하나씩 쓰면서 사람들로부터 관심도 받으며 병을 이겨나간다. 다행이도 6년간의 투병 끝에 완치를 한다. 말이 쉬워 6년이지 하루하루가 결코 순탄치는 않았을 거다. 책을 봐도 저자가 힘들었던 그 순간들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사는 것이란 무엇일까?'라는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철학적이며 원초적 질문이지만 그에 따른 답은 저마다 다르다. 그럼 이유야 어떻든 주어진 삶을 사는 것도 각자의 몫이다. 답을 만드는 것, 방향을 설정하는 것 등 모든 것이 스스로가 선택하고 결정해야 할 것들이다. 생사의 고비는 이런 것들을 가장 빨리 깨닫게 하는 힘이 있다. 저자 역시 그랬던 것 같다. 그래서 아픈 만큼 성숙한다.

살아가면서 대개 심하게 아픈 적이 누구나 있을 거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적게는 한두번 많게는 수십번씩 고비를 넘기며 오늘과 내일을 살기 위해 발버둥치고 투쟁한다. 나도 죽을 고비는 아니라도 죽음을 택하고 싶을 만큼 아픈 적도 있다. 정신적이든 신체적이든 그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어서다. 헌데 그런 선택을 할 수 없었다. 용기가 없든, 아쉬움이 많아서든 지금껏 살아가고 있다. 앞으로도 갑작스런 질병이나 사고가 아니라면 자연사 할 때까지 삶을 살아가야 한다. 이 책 제목처럼 갖다 버리고 싶어도 내 인생이니 말이다.

과학과 기술은 매일 발전하고 있다. 인간의 평균수명이 100세가 되어 간다. 100년의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는 개인의 의사에 달렸다. 자의든 타의든 주어진 내 인생을 어떻게 살까 고민할 때 이 책을 보며 동감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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