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양장)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2년 12월
평점 :
품절


마 전 수원으로 홀로 여행을 다녀오며 서점 앞을 그냥 지나치지 못해 몇 권의 책을 샀다. 직장생활을 하면서는 거의 소설을 읽지 않는데 요즘은 유독 소설이 그립다. 예전부터 시간이 될 때 읽으려고 봐두었던 책 중에서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을 선택했다. 그리고 이 책을 쓴 저자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을 몇 권 더 샀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은 이미 몇 해 전 영화로 봤다. 책의 내용은 이미 알고 있다. 그럼에도 다시 생각이 났던 건 영화로 느꼈던 감동을 책을 통해 다시 느끼고 싶다는 마음에서 그랬을 거라 생각된다.

이미 많은 이들에게 소개가 된 작품이라 줄거리를 언급하는 건 불필요할 거 같다. 더구나 소설의 줄거리는 스포일러가 될 거 같기 때문에 굳이 하진 않고 싶다. 궁금하면 읽는 게 좋을 거니까.

책을 통해 내가 얻고 싶었던 건 무엇이었을까?라는 자문을 해본다. 자작한 나의 호는 우고(祐考)다. 도울 우, 상고할 고를 합쳐 '생각을 돕는 사람'이란 뜻으로 작명했다. 영어로는 헤드컨설턴드(headconsultant)라고 쓴다. 없는 단어이지만 내가 만들어서 쓰고 있다. 헤드는 생각을 의미한다. 컨설턴트는 돕는 이를 뜻한다. 우고라는 나의 호와 다를 바 없다. 나미야 잡화점이 했던 상담이나 지도, 컨설팅을 하는 것이 내가 하는 일이다.

이 책에서 느낄 수 있는 것들은 다양하다. 운명적인 인연과 개인이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에 대한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더구나 과거와 현재가 이어진다는 상상은 인간이면 적어도 한 번쯤 생각해보는 흥미로운 일이다.

나미야 잡화점의 할아버지처럼 좋은 조언자가 되고 싶다. 그는 질의의 질과 양을 구분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고민하고 의견을 주었다. 그런 정신은 소설 속 인물일지라도 반드시 본받아야 할 점이다.

좋은 조언자가 되기 위해서는 다양하고 많은 정보를 습득하고 분석하며 결과를 예측할 수 있는 통찰력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선 누구보다 지속적이고 다방면에 관심을 갖고 공부를 하며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 필요할 때는 언제든 얻을 수 있는 정보력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

인터넷과 모바일, 컴퓨터가 발달해 자신이 원하는 정도는 언제 어디서나 쉽게 구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지식 정보의 소유만으로 차별화를 꾀하는 건 오래가지 못한다. 교사나 교수가 과거의 선생님들과 같은 대접을 받지 못하는 건 어느 누구의 잘못이 아니다. 단지 과거에는 그들이 지닌 절대적인 정보력에 기대치가 컸다. 가르치는 사람이 제한적이고 그들이 보유한 정보 의존도가 높으니 당연히 존경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은 일반 대중이나 교사나 교수가 가진 정보의 양이나 크기에서는 큰 차이가 발생하지 않는다. 되레 검색 능력이 우수한 대중이 더 많은 정보를 갖고 있는 경우도 있고, 덕후라 불리는 일반 전문가도 늘어나 있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인공지능과 자동화, 기계화는 더욱 가속화되어도 결국 인간의 감정이 개입하거나 치유해야 하는 일은 영원히 사라질 수 없을 거라 생각한다. 작가, 심리 상담과 같은 직업은 앞으로도 꾸준히 수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

누군가의 어려움을 함께 고민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더구나 자신의 한 마디가 큰 영향력을 지닐 때는 더욱 조심해야 한다. 그럼에도 우고의 기적을 만드는 일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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