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일터의 현자 - 왜 세계 최고의 핫한 기업들은 시니어를 모셔오는가?
칩 콘리 지음, 박선령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4월
평점 :
품절
평생직장이 없어졌다. 젊은 시절 첫 입사한 일터에서 정년까지 근무하던 시대는 이제는 박물관에서 찾아야 할 때가 되었다. 아직 일부 기업이나 공공기관은 이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하지만 다수의 기업들은 직원 개인의 인생을 책임지는 세상에서는 작별했다. 당장 근무하는 개인도 한 직장에서 뼈를 묻겠다는 생각으로 입사를 하진 않는다. 2018년 인크루트에서 조사한 대기업 평균 근속연수는 10년이다. 기아차는 20.5년, 포스코 19.8년, 현대차 18.8년으로 1위 ~ 3위를 차지했다.
언젠가는 떠나는 직장이다. 30살에 입사해 근속을 해 최대한 버텨도 50대가 되면 떠난다. 그렇다면 이제는 어찌해야 하나? 청년실업도 국가적인 문제인데 중·장년에 퇴직해 이 문제도 해결이 쉽지 않다. 시니어 창업도 독려하지만 창업을 해본 적 없는 이들에게 창업만이 살길이라고 강요하는 것도 혜안은 아니라고 본다. 설상가상 4차 산업혁명으로 인공지능은 사람이 하던 일자리마저 침범하기 시작했다.
《일터의 현자》를 쓴 칩 콘리. 스탠퍼드 대학에서 학사와 MBA를 마쳤다. 26세에 '주아 드 비브르'라는 호텔을 열고 24년간 CEO로 재직하며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부티크 호텔 브랜드로 키워냈다. 그런 그가 자신의 회사를 정리하고 에어비앤비에 입사해 인턴을 시작한다. 그러면서 자신이 인턴이 아닌 멘턴(멘토+인턴)으로 역할을 하고 기업에서 경험이 많은 시니어가 필요한 이유를 하나씩 설명한 책이《일터의 현자》다.
저자는 여러 측면에서 기업에서 시니어의 중요성을 언급한다. 또한 그들에게 씌워진 편견이 말 그대로 편견임을 역설한다. 신생기업들은 역동적인 힘을 갖고 있다.
기업이 젊다는 건 그 속에 근무하고 있는 이들도 젊을 가능성이 높다. 젊음의 패기는
높이 살 수 있지만 그들이 미쳐 갖지 못한 경험에 따른 유연함과 통찰력은 쉽게 얻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는 출생율이 점차 낮아지면서 시니어들의 노동력에도 기대를 많이 해야 되는 현실이다. 앞으로 젊은이들이 부양해야 할 노령인구가 많아지는 걸 조금이나마 덜어내기 위해서는 나이가 들어도 지속적으로 경제활동을 해야 한다. 국가에서 시니어나 고령자를 돌봐줄 거란 생각은 버려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더욱 지금의 중·장년들은 칩 콘리와 같이 일터의 현자로 새롭게 시작할 수 있어야 한다. 청·중년 시기 동안 일하며 배웠던 것들을 50이나 60에 어느 새로운 일을 만나더라도 응용하고 펼칠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해야 한다. 지금 시기에 살아가는 우리에게 주어진 시대적인 임무라고 생각된다.
이 책을 읽으면 영화 《인턴》이 생각난다. 단순히 영화라고 생각했지만 칩 콘리가 영화 속 로버트 드 니로의 모습이 아닌가 싶다. 변화하는 세상에 맞춰 사는 것이 쉽지 않다. 허나 우리에게 곧 닥칠 모습이라면 일터의 현자가 될 수 있도록 준비를 서둘러야 할 것이다. 물론 앤 해서웨이 같이 시니어를 고용하고 그들의 능력을 십분발휘할 수 있는 대표의 마음가짐과 여건 조성이 무엇보다 선행되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