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의 기쁨
금정연.정지돈 지음 / 루페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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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가 도통 집중이 안 되고 진도가 안 나갈 때가 있는데 그럴 때면 집어드는 두 시리즈가 있다. 하나는 이우혁의 퇴마록(말세편─집에 다른 시리즈가 없어서...)이고 하나는 김용의 영웅문(주로 2부 신조협려─다른 시리즈가 있어도...)이다. 이런 책들을 읽으면 내가 정말 책 읽는 능력이 떨어진 게 아니고 그동안 읽은 책들이 재미가 없어서 진도가 안 나갔구나, 나는 책을 여전히 읽을 수 있구나 , 안심하게 되는데 <문학의 기쁨>이 내겐 그런 책이었다. 이건 글쓴이에 대한 편애 때문일 수도 있지만 그런 이유가 아니라면 책을 왜 읽을까? 글쓴이를 좋아하지 않으면 책은 사더라도 읽지 않게 되는 것 같다. 누구를 좋아하면 그가 쓴 글을 읽게 된다. 그래서 글쓰기가 두렵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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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쁜 쪽으로
김사과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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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과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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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겁쟁이 겁쟁이 새로운 파티
정지돈 지음 / 스위밍꿀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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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매우 소중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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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든 - 우주의 건축가와 함께 나란히 걷고 싶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지음, 김석희 옮김 / 열림원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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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얼마나 비굴하게 굽실거리는지, 온종일 얼마나 막연한 불안에 떨고 있는지를 보라. 그는 불멸의 존재도 아니고 신성하지도 않다. 자기가 한 일로 얻은 평판, 즉 자기에 대한 자신의 평가에 얽매여 있는 노예이자 포로일 뿐이다. 세간의 평판은 우리 자신의 사사로운 평가에 비하면 나약한 폭군에 지나지 않는다. 인간의 운명을 결정하는 것, 아니 결정한다기보다 암시하는 것은 자기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하는 것이다.



우리는 코트나 바지에 대해서는 많이 알고 있지만 사람 자체에 대해서는 거의 아는 게 없다. 마지막 옷을 벗어서 허수아비한테 입히고 그 옆에 알몸으로 서 있어보라. 그러면 허수아비한테 인사하지 당신에게 인사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새 사람보다 새 옷을 더 필요로 하는 사업은 조심하라고 말하고 싶다. 새 사람이 없다면 새 옷이 어떻게 몸에 맞게 만들어질 수 있겠는가? 뭔가 새로운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면, 입고 있던 옷을 그대로 걸친 채 해보라. 사람에게 필요한 것은 일할 때 입는 옷이 아니라 일 자체다. 우리는 어떤 식으로 행동하고 사업을 벌이고 항해한 결과 자기가 헌 옷을 입은 새 사람처럼 느껴지고, 그 헌 옷을 계속 입는 것은 헌 병에 새 술을 담아두는 것과 마찬가지일 거라고 느껴질 때까지는 헌 옷이 아무리 누더기가 되고 더러워져도 새 옷을 마련하면 안 된다.

날짐승이 털갈이할 때와 마찬가지로 우리가 허물을 벗을 때는 삶이 위기를 맞았을 때다. 되강오리라는 물새는 외딴 연못에 틀어박혀 털갈이 철을 보낸다. 몸속에서 일어난 어떤 작용과 팽창의 결과로 뱀도 허물을 벗고 애벌레도 고치를 벗는다. 옷은 우리 몸의 가장 바깥쪽에 있는 표피이며 속세의 괴로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것을 벗어 던지지 않으면 가짜 깃발을 달고 항해하다가 들키게 되고, 결국에는 우리 자신은 물론 인류에게도 버림을 받아 추방당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어떤 사람의 옷을 웃음거리가 되지 않게 하고 성스럽게 해주는 것은 그 옷을 입은 사람의 진지한 눈빛과 성실한 삶이다.



어느 날 도끼자루가 빠지는 바람에 호두나무의 생가지를 잘라 돌로 때려서 쐐기를 박아넣었다. 자루가 다시는 빠지지 않도록 쐐기를 물에 불리려고 도끼를 호수의 얼음 구멍에 담근 순간, 줄무늬 뱀 한 마리가 물속으로 들어가는 게 보였다. 그 뱀은 내가 그곳에 있는 동안 적어도 15분 넘게 호수 바닥에 가만히 있었지만 불편을 느끼는 것 같지 않았다. 아마도 동면 상태에서 아직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사람도 이와 비슷한 이유로 현재의 비참하고 원시적인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참다운 봄기운이 자신을 깨우는 것을 느끼면 사람들은 반드시 더 높고 영적인 생활을 향해 일어설 것이다. 나는 전에 서리가 내린 아침 길을 걷다가 여러 번 뱀을 만났는데, 뱀들은 추위에 몸이 굳은 채 움직이지 못하고 햇빛이 녹여주기만 기다리고 있었다. 4월 초하룻날에는 비가 내리면서 호수의 얼음이 녹았다. 그날 아침 일찍부터 안개가 끼어 있었는데, 길 잃은 기러기 한 마리가 호수 위를 이리저리 헤매면서 길을 잃은 듯이 또는 안개의 정령이라도 되는 듯이 끼룩끼룩 소리를 내고 있었다.

이렇게 며칠 동안 나는 도끼 한 자루만 가지고 나무를 베고 깎아서 기둥과 서까래를 다듬었다. 사람들에게 전할 만한 생각이나 학자다운 생각은 별로 하지 않은 채 그저 혼자서 노래만 흥얼거렸다.


사람들은 많은 것을 안다고 말하지.

하지만 보라! 모든 게 날개를 펴고 날아가버렸다.

예술도, 과학도,

무수한 발명품도.

부는 바람,

그것이야말로 인간이 아는 전부이거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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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과 사회 118호 - 2017.여름 (본책 + 하이픈)
문학과사회 편집동인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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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이 현실의 문제와 유리될 수 없는 장르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한 점에서 소설은 객관 현실에 착안한다. 그러나 있는 현실을 그대로 서술하는 것이 소설의 전부는 아닐 것이다. 소설은 현실을 바탕으로 '재구성'된 세계이다. 즉 소설에는 객관 현실에 더하여 그것에 관한 '해석'이 필수적으로 수반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 객관 현실을 넘어서는 '해석'적 측면이 그에 비해 두드러지지 않는 것은, 이 소설에 대단히 공감했던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그 애정의 정도에 비례하여 아쉽게 느껴지는 측면이다.

여성이 살아가는 현실 자체가 절망적인데 소설적 '해석'의 여지가 끼어들 틈이 있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을 것이다. 어느 정도 동감하는 바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해석은 더욱 중요하다. 세계에 대한 소설의 해석은 현실의 전망과도 연결된다. 이 '전망'은 단지 아름다운 유토피아를 그리라는 의미가 아니다. 대신 현실이 이렇듯 비관적이라면 이 현실 문제에 대하여 어떤 식의 태도를 지녀야 하는가 하는 질문에 가깝다. <82년생 김지영>을 그 어떤 소설보다 감정이입을 하며 읽었음에도 좋은 소설인가 하는 질문에 물음표를 칠 수밖에 없는 것은, 소설의 호불호를 논하기에 앞서 '약자 여성'이라는 사실의 확인을 넘어 무엇을 향해야 하는가 하는 질문과 맞닿기 때문이다. 소설을 통해 여성문제에 공감하도록 하는 것이 소설이 할 수 있는 전부인가? 감정을 공유하는 것은 분명 문학이라는 장르에서 아주 중요하고 또 소중하게 소용되는 것이나 그것만으로 충분한 것은 아니라고 조심스럽게 대답하고 싶다.
소설적 해석과 전망의 제시의 문제에 있어 <82년생 김지영>은 다소 아쉬운 측면이 있지만 이는 남녀를 불문하고 우리가 이 소설을 '문제적'인 것으로 읽어내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단지 이 소설에 반발하는 배타적 시각에서의 독해가 아니라 이 소설에 공감하고 그 가치를 끌어내고자 하는 독자로서 비판적 독해를 할 필요가 여기에 있다. 이러한 비판적 독해는 소설이 제기하는 객관 현실의 문제와 소설적 공감의 차원을 뛰어넘어, 그 너머의 무엇을 상상해야 하는지로 생각의 지평을 확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_선우은실_객관 현실과 소설적 해석, 그리고 문학적 전망(조남주, <82년생 김지영>, 민음사, 2016)_문학과사회 2017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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