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의식과 부끄러움 - 현대소설 백년, 한국인의 마음을 본다
서영채 지음 / 나무나무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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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하다는 말을 가까워 매일같이 볼 수 있는 사람(이나 동물친구)에게도, 마음은 굴뚝 같으나 어쩐지인 사람에게도 쓰게 된다. 서영채는 후자에 가깝지만 그렇다고 해서 안 소중이는 아니다. 그건 '해야지...' 같은 혼자 하는 약속이다. 그렇게 따지면 책을 사는 일은 쉽다. 그것은 할 수 있다. 읽는 일은 좀더 어렵다. 쓰기야말로 정말 하고 싶은 일이다. 내가 무엇무엇을 보거나 결국엔 나를 통해 무언가를 하고 싶어하는 것처럼. 

오늘은 어떤 일이 있었는데 나는 그 일에 대해 아무 말을 안 해야지 생각했다. 나는 거기에 대해 아는 게 없다. 전에는 그토록 가까이 있었다 느꼈는데. 쉽게 되는 일은 마무리가 어렵고 시작이 어려운 일은 끝내 어렵다. 감독이 낙엽 얘기를 한다. '여름에 무성했던 잎이 가을이 되면 낙엽이 되어 지는 것이 억울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것이 양분이 되어 봄에 싹을 내밉니다...' 나는 어떤 말들에 대해 덜 공격하게 되었다. 내가 그러한지 아닌지를 본다.

나는 늘 누가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거나 실제로 그렇다고 쓰면 가슴이 미어진다. 그럴 수 있게 되기까지 얼마나인지를 손꼽아보게 되기 때문이다. 모든 걸 지금 다 할 수는 없는데 모든 일이 다 그렇다. 앞만 보고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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