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서문
버크.베카리아.니체 외 27인 지음, 장정일 엮음 / 열림원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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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마 현실이 눈 덮인 하얀 세상처럼 우리 앞에 분명히 나타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일단 우리 마음속에서 열정이 분출하기 시작하면, 환상은 이 세상에 영혼의 불을 지펴 작은 것들을 크게, 추한 것들을 고결하게 만든다. 마치 보름달의 빛이 들판으로 번져나갈 때처럼 말이다. 이처럼 우리 영혼 속에는 지상에 존재하는 것들을 압도하는 무언가가 있다. 대부분의 경우, 그것은 마음 깊은 곳에 잠들어 있다. 그러나 기억의 저편으로 사라진 것들이 다시금 떠올라 마음이 어지러워지면, 그것은 긴 잠에서 깨어나 마음속에 떠돌던 수많은 풍경을 한데 모은 뒤 우리 삶의 일부로 만든다. 그런 연유로 우리는 세상 사물들을 모두 다르게 보는 것이다. (-) 시詩는 세상의 모든 것, 즉 추한 것, 아름다운 것, 그리고 심지어는 혐오스러운 것에서도 존재한다. 문제는 우리 영혼의 깊은 늪 속에 잠들어 있는 그것을 찾아서 깨울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 세상을 살아가다 어느 순간 ‘고독의 길’에 이르는 문에 당도하면, 마음속에 존재하는 모든 감정과 덕성, 그리고 죄업과 순결함이 담긴 잔을 깨끗이 비울 수 있게 될 것이다. 항상 우리의 영혼을 세상 사물에 따라 부으면서 존재하지 않는 곳에서 어른거리는 영혼의 그림자를 보고, 또 마법과도 같은 우리의 감성에 형식을 부여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럼으로써 우리는 세상을 이해하게 된다. (-) 모든 것을 보고, 또 모든 것을 느껴야 한다. 영원한 세계에 이르면 우리는 끝없는 축복을 얻게 된다. 이 세상 모든 이들을 따뜻한 마음으로 사랑하고 존중한다면 우리 모두는 꿈에 그리던 세계에 이르게 될 것이다. 꿈꾸어야 한다. 꿈꾸지 못하는 자여! (-) 


_인상과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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