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장은 마조 문하를 대표하는 인물로 회해라고 불리기도 했다. 그는 당나라 시대인 720년에 태어나 실천적인 선불교의 기반을 닦아놓고 814년 95세에 죽었다.
백장은 불교에 노동을 도입한 최초의 인물이다. 그는 승려가 신도들의 시주에만 의지해서 사는 것은 벌레 같은 삶이라고 규정하면서 스스로 청규를 만들어 손수 제자들과 함께 밭일을 하였다. '백장청규'라고 하는 이것에 얽힌 유명한 일화가 있다.
그의 청정 생활은 계속되어 어느덧 백장이 80세를 넘긴 백발의 노인이 되었을 때였다. 그는 노구에도 불구하고 하루도 밭일을 거르는 일이 없었는데, 제자들에겐 이것이 부담스러웠던 모양이다. 제자들은 누차 밭일을 그만두도록 간청했지만 전혀 먹혀들지 않자 궁리 끝에 스승의 괭이를 숨겨버렸다. 아침에 일을 하기 위해 자신의 괭이를 찾던 백장은 끝내 찾지 못하자 팔십 노구로 단식에 돌입했다. 그러자 이에 당황한 제자들이 그에게 몰려가 물었다.
"일하지 않았으니 먹지 않는 것은 당연하지 않느냐?"
제자들은 하는 수 없이 그의 괭이를 돌려줘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