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기 조선 지식인의 발견 - 조선 후기 지식 패러다임의 변화와 문화 변동
정민 지음 / 휴머니스트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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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의 『열하일기』에는 요동지방에서 비둘기를 기르는 것이 널리 보편화되었다고 언급하면서, 매일 비둘기가 요동벌의 콩을 배불리 먹고 저녁에 돌아오면, 미리 석회수를 석조石槽에 받아 두었다가 비둘기를 마시게 한다. 그러면 비둘기들이 하루 종일 먹었던 콩을 모두 토하게 되는데, 그것으로 소나 말을 먹인다고 했다.*

 

*현전 『열하일기』에서는 해당 구절을 못 찾았고, 이규경의 『오주연문장전산고』 중 <발합변증설>에 관련 기록이 있다. “遼東多畜鵓鴿. 每日飽食遼野之菽, 而夕還家, 故養鴿家預置猛灰水於石槽, (?)鴿栖前. 鴿群夕還, 必飮石槽灰水, 而吐菽, 取之以飼牛馬, 日以爲常.”


(-)


유의경劉義慶의 『명험기冥驗記』에 실린 이야기는 이렇다. 앵무새가 저 살던 곳을 떠나 다른 산에 날아왔다. 산 속 새들이 앵무새를 배척하지 않고 서로 아끼며 화목하게 지냈다. 앵무새가 한 동안 이 산에 머물다가, 비록 이곳이 즐겁긴 해도 오래 있을 수는 없겠다고 생각하고 원래 있던 곳으로 떠나갔다. 몇 달 뒤 산 속에 큰불이 났다. 앵무새가 멀리서 보고 문득 물 속에 들어가 깃털을 적셔서는 날아가 이를 뿌렸다. 천신天神이 말했다. "네 뜻이 비록 가상하나, 어찌 그렇게 해서 불을 끌 수 있겠는가?" 앵무새가 대답했다. "비록 끌 수 없는 것은 알지만, 일찍이 이 산에서 몸을 맡겨 살았습니다. 같은 금수로 형제된 처지에 차마 볼 수 없어서일 뿐입니다." 천신이 가상히 여겨 즉시 불을 꺼주었다.


_『녹앵무경』


_정민 「18세기 지식인의 완물(玩物) 취미와 지적 경향─『발합경』과 『녹앵무경』을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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