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 이미지 알마 인코그니타
에르베 기베르 지음, 안보옥 옮김, 김현호 해설 / 알마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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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작가이자 사진가와 기자로 활동한 에르베 기베르는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나 유년기는 파리에서 보내고 라로셸에서 청소년기를 보내며 극단 활동을 했다. 1973년에 다시 파리로 돌아온 그는 영화 학교에 지원해 탈락하지만 여러 잡지에 영화 칼럼을 발표한다. (-)

동성애자였던 에르베 기베르는 1990년에 발표한 소설 『내 삶을 구하지 못한 친구에게』를 통해서 자신이 에이즈 환자임을 밝힌다. 이 소설은 『연민의 기록』 『붉은 모자를 쓴 남자』와 함께 3부작을 이루며, 에이즈의 진행 과정에 따른 그의 일상과 신체 변화를 묘사하면서 자신의 투병 생활을 보여준다. 에이즈에 걸려 변화하는 자신의 신체를 촬영한 <수치 또는 파렴치>는 그의 사망 몇 주 전에 완성되었고, 그가 사망한 후, 1992년 1월 30일에 TV에 방영되었다.



나의 아버지 이름은 세르주다. 아버지는 나를 에르베 세르주라고 불렀다.

나의 아버지는 내 몸에서 내가 아버지의 아들임을 증명해주는 표시들을 보여주었다. 즉 엄지손가락 마디에 없는 그 뼈, 아마도 살 속으로 파고든 것 같은 그 발톱, 그 모든 선천적인 증거들, 작은 변형들 같은 표시들이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잘 규정된 한도에 따라서 내 몸을 서로 나누어 가졌다, 아침에 어머니가 나의 몸을 차지할 때는, 어머니는 나를 일으키고, 옷을 입히며, 소변을 보게 하고 엉덩이를 닦아주었다. 저녁에 아버지가 내 몸을 차지할 때는, 아버지는 침대 위에 서 있는 나의 옷을 벗기고, 잠옷을 입혀주었다. 아버지는 욕실에 가서 솜뭉치와 오드콜로뉴를 찾아오곤 했다. 아버지는 무릎 위에 타월을 펼치고 나의 다리를 타월 위에 올려놓았다. 아버지는 알코올을 적신 솜으로 내 발가락 사이를 하나하나 닦기 시작했다. 아버지는 나를 잠자리에 눕혔고, 내가 잠자는 동안 침대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커다란 침대 시트를 금속 집게로 매트리스에 고정시키면서 침대 가장자리를 정리해주었다. 어둠 속에서 아버지는 나와 함께 '주기도문'과 '성모송'을 암송했으며 나를 포옹해주었다, 그러면 나는 잠들었다.

_베르나르 포콩에게 시퀀스 제안


La Pudeur ou L'Impudeur

https://www.imineo.com/documentaires/arts/litterature/pudeur-impudeur-video-11821.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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