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밍아웃 프롬 더 클로젯 - 가족 중에 동성애자가 있을 때
김준자 지음 / 화남출판사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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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자신이 느끼는 감성의 일부를 잘못된 것으로 생각하면 죄의식을 갖게 된다. 이러한 감성은 자신을 신뢰하지 못하게 된다. 이렇듯 감성은 몹시 예민하기 때문에 감성에 소홀하거나 무시하게 되면 큰 문제가 될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

 

 

‘슬플 이유가 없는데 나는 참 슬픕니다.’라는 말을 듣고, 그의 상황을 살펴보면 그 슬픔이 어떻게 어디서 생겼는가를 찾는 것이 과히 어렵지 않습니다. (-) 

 

 

동성애자의 문제는 자신의 감정을 숨기거나 나쁜 것으로 생각하는데서 시작된다는 것을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자신의 감정이 틀렸다는 생각은 곧 다른 사람이 자신을 의심스럽게 본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죄의식이 생기고 자신을 싫어하게 됩니다. 또 자신이 느끼는 동성애 감정을 나쁜 것으로 생각하면 자신의 다른 감정까지도 나쁘게 생각하게 되고 결국 자신이 솔직하지 못한 (-) 사람으로 자신을 만들어가는 결과가 됩니다. 결국 의식적으로 자신의 감정을 누르고 남에게 정중하게 대합니다. 자신이 한 모든 일을 옳게 증명하려고 애쓰며 살게 되지요. 그럴수록 불편한 감정은 점점 더 깊어가고 그것이 설명할 수 없는 행동으로 노출될 수도 있습니다. (-)

 

 

(-) ‘나는 퍽 부끄러운 감정을 느꼈어’라고 썼다면 감정을 잘 표현한 것입니다. 그러나 ‘그 사람은 나쁜 사람이라고 느꼈다.’면 그것은 느낀 것이 아니라 판단이기 때문에 틀린 것입니다. ‘나는 그가 기계를 빌려줄 것이라고 느꼈어. (-) 그에게는 그 기계가 필요 없었으니까’ 이것 또한 틀린 말입니다. (-) 느낌이 아니라 자기 생각이기 때문입니다.

(-) 말하고 싶은 것은 자신의 감정에 너무 익숙해지기 전에 그것을 알고 배우라는 것입니다. 감정은 생각과 판단이 아닙니다. 또 생각과 판단 사이에 혼란을 일으켜서도 안됩니다.

모든 감정은 경험에서 오지만 그것은 이미 말을 배우기 이전부터 알아온 것입니다. 그래서 어떤 특정 사실에 대해 자신이 배운 말과 다른 사람이 사용하는 말에 차이가 있다면 그것은 사람을 혼란스럽게 만듭니다. 예를 들어서 게이 감정 때문에 고민하고 화가 난 아이에게 어머니가 ‘너 너무 피곤해 보인다. 낮잠 한번 자고 나면 괜찮을 것이다.’라고 말한다면 낮잠은 화를 가라앉히기는 하지만 그 감정은 ‘피곤’이 아니기 때문에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자신이 누구인가를 분명히 알고, 받아들이고, 이해하고, 그 감정을 표현해야만 자신이 묶인 사슬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사람의 심성은 ‘좋은’ 것과 ‘나쁜’ 것을 따지기 좋아합니다. 동정심은 좋은 감정이고, 분노는 나쁜 감정이라고 알지만 사실은 자신에게 나쁜 감정 혹은 좋은 감정이 따로 있을 수 없습니다. 살아 있는 사람에게는 모든 감정이 다 필요하고 허용되어야 합니다. 

 

 

마음이 넓고 게이나 레즈비언 친구가 많은 사람도 막상 자신의 자녀가 게이나 레즈비언이라고 하면 혼란스럽고 당황해 한다. (-) 자녀가 게이라고 발표하는 순간 큰 충격을 받고 눈물을 흘린다. 그것은 사랑하는 자녀가 가여워서, 실망이 되어서, 기대에 어긋나기 때문에 우는 슬픔일 수 있다. 그리고 아이가 시대를 따라 느끼는 일시적인 감정이기를 간절히 바라며 게이인 사실을 부인하려 든다. 자녀를 잘못 양육했다는 자책을 하며 에이즈에 걸릴 것을 염려하는 사람도 있다. 어린 자녀와 시간을 갖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로 자신을 탓하면서 벌을 받았다고 생각하는 부모도 있다. 그리고 자녀를 포기하고 일생을 불행하게 사는 부모도 있다. (-)

 

자녀가 게이나 레즈비언이라고 생각되거나, 그 사실을 확인하게 되면 부모는 게이나 레즈비언에 대한 공부를 해야 한다. (-) 부모가 먼저 게이나 레즈비언 자녀를 안심시켜야 한다. 올바른 안내로 위험한 길에 들지 않도록 인도하는 것이 옳은 방법이다.

 

'우리에게 말해주어서 고맙다. 우리는 너를 사랑하니까 네가 게이라고 해서 달라질 것은 아무것도 없다.'

'엄마 아빠에게까지 감추느라고 힘들었겠다.'

'진작 말했으면 우리가 도울 일이 있었을지도 모르는데, 지금 우리가 도울 일은 없니?'

 

이런 말들이 게이 자녀에게 용기를 주는 부모의 태도이다. 

그러나 자신의 성 정체를 밝힌 지 얼마 안 되는 아이에게는 조용히 내버려 두는 것이 오히려 낫다. 이 기간이 세상에서 부모가 제일이라는 인식을 갖는 중요한 시기가 될 수 있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을 우선으로 살피고, 부모가 당하는 고통은 후에 해결해야 한다. 게이 자녀에게 피해야 할 말이 있다. '얼마나 힘들었니? 혹은 얼마나 놀랐니?'라는 말은 묻지 않는 것이 좋다.

'부모가 실망한 것'도 말하지 않는다.

'게이가 확실한가.'라고 다시 묻지 않는다.

'게이 정체성이 없어진다거나 고칠 수 있다.'는 말은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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