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배처럼 텅 비어 문학과지성 시인선 485
최승자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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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듯한 풀빵 같은



하늘의 바람을 불게 하는 자는 누구인가

누군가 운명을 주고 누군가 운명을 건네받는다

이 운명은 누가 주는 것인가

따듯한 풀빵 같은 그러나 끝내

먹지는 않고 손에 쥐고 있을

따듯한 풀빵 같은 이 운명은

누가 내게 주는 것일까




슬픔을 치렁치렁 달고



슬픔을 치렁치렁 달고

내가 운들 무엇이며

내가 안 운들 무엇이냐

해 가고 달 가고

뜨락 앞마당엔

늙으신 처녀처럼

웃고 있는 코스모스들




나는 육십 년간



나는 육십 년간 죽어 있는 세계만 바라보았다

이젠 살아 있는 세계를 보고 싶다

사랑 찌개백반인 삶이여 세계여


창문을 여니 바람이 세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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