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왜냐고 묻지 않는 삶 - 한국에서 살아가는 어떤 철학자의 영적 순례
알렉상드르 졸리앙 지음, 성귀수 옮김 / 인터하우스 / 2015년 12월
평점 :
"자애심은 구걸하는 사람과 베푸는 사람의 차이를 없애는 것이어야 한다. 그러나 구걸하는 사람과 자신을 같은 차원에 놓고 베풀 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가 않다. 무조건 주님의 이름으로 빵을 베풀고 먹인다고 해서, 그 빵의 쓰라린 맛을 매번 없앨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부처는 모든 고통, 모든 고난을 해소하거나 '눈물의 골짜기'를 메워주려고 오시지 않았다. (-) 그분은 우리에게 윤회를 사는 법, 고통의 중심에서 평화를 찾는 길을 가르치러 오신 것이다.
의식은 거울과도 같다. 보석을 가까이 가져가면, 거울은 탐하거나 거부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반영한다. 썩어가는 무언가를 들이대면 그 처참함에 충격 받지 않고 그냥 그 모습을 비추어 보이게 할 따름이다. 그것은 혹독한 번민이랄지 지진과도 같은 충격, 엄청난 심리적 혼란 속에서도 우리의 정신이 무너지지 않음을 보여주는 해방의 경험이다. 요컨대 어떤 시련도, 어떤 트라우마도 우리를 완전히 파괴할 수 없다. (-) 그것은 연약하기에 오히려 망가지지 않는 우리의 일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