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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ㅣ 한길컬처북스 2
이부영 지음 / 한길사 / 1999년 10월
평점 :
품절
흔히 우리는 착하고 바르다는good 말과 온전한 혹은 전일적whole이라는 말을 혼동한다. 마치 일생을 통해 선을 행하고 성인의 자질을 계발하면 우리 안이 빛으로 가득 채워져서 어두움은 저절로 사라질 것처럼 생각한다. 그러나 심층심리학에서는 전혀 다른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 빛을 밝히면 밝힐수록 어두움 또한 확대된다는 것이다.(-)
(-) 신화에 등장하는 인물 중 (-) 메두사 (-) 여신은 공포 그 자체다. 그런데 이 무시무시한 메두사와 싸움을 할 때 메두사 등 뒤에 거울이 있으면 싸우던 사람이 미쳐 버린다고 한다. 메두사보다 오히려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그림자가 훨씬 끔찍하기 때문이다.
이 두려운 존재를 인식하지 못하면 끝없이 타인이나 다른 그룹에 투사하게 된다. (-) 남성은 여성에게, 백인은 흑인에게, (-) 나치는 유대인에게 투사를 해왔고 그 결과는 끔찍한 파괴로 나타났다.
(-) 그림자는 우리 자신의 일부분이지만 우리가 보려 하지 않거나 이해하는 데 실패한 부분이다.
(-) 우리의 흥미를 끈 것은 연극이 타인에 대해서 얘기해 준 것이라기보다는, 우리 스스로에 대해 엿보게 해준 것, 밖으로 드러나려고 했으나 우리 입장으로는 운 좋게도 그러지 못한 그림자처럼 아련한 느낌과 감정의 세계인 것이다. 이것은 또한 우리의 내부에서 한없이 오래된 조상 대대로의 회상에 대한 호출이 이루어진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
(-) 웃는 사람에게는 친절과 싹싹한 쾌활성이-적어도 겉으로는-있으며, 이것을 고려하지 않는 것은 잘못일 것이다. (-)
(-) 꿈은 긴장의 이완이다. 사물이나 사람과 정당한 관계를 유지하고, 실제로 있는 것만을 보고, 현재 일어나고 있는 것만을 생각하는 것은 지적인 긴장의 부단한 노력을 요구한다. (-)
(-) 습관의 세계에서 사람은 자기가 그 일원인 사회에 끊임없이 적응을 계속하기 위해 더 이상 노력하지 않는다. 즉 삶을 영위하기 위하여 필요했던 주의로부터 이완되는 것이다. (-) 이 경우 지성의 방심보다는 의지의 방심이 보다 문제되며 결국 이것은 게으름인 것이다. (-)
나는 캄캄한 동굴 앞에서 그 안으로 들어가려 한다. 그러나 나는 되짚어 나오는 길을 찾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전율했다.
돌 하나가 날아와 내 자동차의 앞유리를 깨뜨렸다. 이제 나는 폭풍우 속에 그대로 몸을 내어맡긴 셈이었다. 눈에서 눈물이 쏟아졌다. 이런 자동차로 목적지에 이를 수 있을까?
(-) 부지중에 저지른 실수는 극히 드문 것이긴 하지만 뜻밖의 세계를 드러내고, 당사자는 이해하기 어려운 세력과의 관계 속으로 끌려들어간다. 프로이트가 밝혔듯이 이러한 실수는 우연히 생긴 것이 아니다. 그것은 욕망과 갈등이 억압된 결과 나타난 것이다. 그것은 부지중에 표출된, 삶의 표면에 잡힌 주름이다. 그리고 이 주름의 골은 (-) 영혼 그 자체만큼이나 깊다. (-)
(-) 자기의 그림자와 자기의 빛을 동시에 자각하는 사람은 자신을 두 측면에서 본다. 그리하여 그는 중앙으로 나온다.
자기의 정신적 존재를 낮과 동일시한 사람은 밤의 꿈을 아무것도 아니라고 무시한다. 밤이 낮과 마찬가지로 긴데도- . 우리는 낮에 작은 것이 밤에 커지고 또 그 반대인 경우를 알고 있다. (-)
밝은 것을 상상한다고 밝아지지 않는다. 어둠을 의식화함으로써 밝아지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불쾌하고 그래서 인기가 없다.
(-) 어둠의 바다를 통과한 태양만이 아침의 바다 위에 떠오르는 일출의 환희와 구원을 주는 존재로서 인정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