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부 노트 - 수치심을 직면하고 사랑을 완성하기 위한 단독 워크숍
정성은 지음 / 안온북스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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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려고 누웠는데 미남이 할 말이 있다고 했다.

성은, 내가 미국에 가 있는 사이에…….”

혹시 목에 있는 여드름, 병원에 가서 짜게 되면 영상 좀 찍어 보내줄 수 있나요?”

……?”

미남의 취미는 여드름 짜기다. 어렸을 적 엄마의 등 여드름을 짜주다 재능을 발견했단다. 나는 그 단어를 듣는 것만으로 싫었다. 몸에서 나오는 분비물 모두가 내겐 부끄럽고 더러운 물질이었다. 코딱지, , , , 피지, 오줌, 정액, 귀지 등. 하지만 늦은 나이에 섹스를 경험하고 느낀 건 일종의 배신감이었는데, 세상 사람들이 이렇게 물고 빨고 한다는 게 믿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왜 아무도 말해주지 않았지? 왜 인스타그램에 올리지 않았지?

(-)

그날 이후 미남은 이거 짜도 돼? 묻다가도 나는 나를 통제해야지…… 하며 포기하는 횟수가 늘어났다. 그래도 가끔 너무 하고 싶어하거나, 이유가 타당할 때면 허락해주곤 했는데, 하루는 내 눈가를 보더니 왜 화장을 지우지 않느냐는 거다. 아닌데, 눈 화장한 게 아니라 원래 이렇게 생긴 건데. 어릴 때부터 연한 갈색으로 톤다운 된 눈매였다. 이제야 발견했는지 나더러 라쿤처럼 생겼단다. 그래 뭐. 귀여운 동물이니까. 그런데 이어지는 말.

! 이것은 보지 색이에요.”

보지 색이라니……. 한국 성인 남성에게 들었으면 단박에 네이트판에 올렸을 텐데. 어눌한 말투의 외국인이 말하자 시답잖게 느껴져 너 그런 말 어디서 배웠느냐고 묻자 답한다.

고등학교 때 친한 게이 친구가 알려줬어용. 여자 보지 색이랑 젖꼭지 색은 똑같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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