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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님! 청소하러 왔습니다 - 개정판
양단우 지음 / 디디북스 / 2024년 3월
평점 :
예전에는 직장에서 혼날까봐 벌벌 떨고, 면접에서 떨어질까봐 식은땀을 흘렸는데. 겁먹고 주눅든 나는 어디가고 강철같은 팔뚝과 굳은살 배긴 손가락만 남았다. 누군가 내게 쌍욕을 하더라도 속으로는
‘그래, 그렇게 네가 잘났다고 말을 하지만, 넌 결국에 세탁조 청소도 제대로 못 해서 잔뜩 곰팡이 난 세탁기를 쓰고 있는 한심한 인간이겠지. 아니면 양말을 뒤집어 벗는 버릇조차 고치지 못해 늘 양말에서 발꼬랑내가 나겠지. 너는 어른의 탈을 쓴 애새끼일 뿐이야.’
하고 생각할 면역력이 자라났다.
모두가 걷는 길에서 벗어났기 때문에 꽤 고생을 하긴 했지만, 그 덕분에 쉽게 예상할 수 있는 인생이 되거나 뻔한 결과를 얻지는 않았다. 만약 정상적인 직장생활을 했었더라면 결코 경험하지 못했을 일들도 많이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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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청소 상태를 보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답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만...
A 자기 주변을 조금이라도 정리하는 사람을 보면 딱 태가 나지. 양말 하나를 벗더라도 지저분하게 널려놓지 않고 세탁통 안에 넣는 사람 있잖아.
아무리 청소부가 온다고 해도 내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자기관리는 해야지. 돈 주니까 부려먹는 식으로가 아니라. 그런 사람의 태도와 마음이 청소하는 사람에게도 전해지는 거야. 그리고 집안 상태를 보면 그 사람이 평소에 어떤 마음가짐으로 인생을 살아가는지 기본적인 태도도 보이지.
이런 이유 때문에 청소하는 사람을 함부로 생각하지 않고, 인격적으로 대우하는 사람에게는 뭐든지 하나라도 더 챙겨주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