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델의 집 렛츠! 당사자연구
무카이야치 이쿠요시 지음, 이용표.김대환 감수, 이진의 옮김 / EM커뮤니티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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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학교에 들어가서도 죽는 게 낫겠다혹은 아파트 옥상에서 뛰어내려라고 말하는 5명 정도의 남자 목소리가 들려와서 제가 자진해서 정신과 진료를 받았습니다. 병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는 안심했습니다. 저의 고통을 겨우 설명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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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원 후에도 마찬가지여서 왜 살고 있는 거지?’라든지 장래에 대한 생각도 못할 정도라면 죽는 게 낫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면 다시 죽고 싶다고 하는 관념(죽음의 신)이 나타나 응급외래진료를 받고 응급 입원하는 일을 반복했습니다.

당사자연구 과정에서 응급외래진료의 의미를 생각했을 때 보이기 시작한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사람과의 유대가 필요했다는 것입니다. 저에게는 병원이 유일하게 안심할 수 있는 장소였습니다. ‘이 안심을 얻기 위한 매체였으며 병을 이용해 사람과 연결되고 있었던 것입니다.

 

저는 죽고 싶어지면 한밤중에도 부모님께 응급외래로 데려가주세요!”라고 간청하며 병원으로 향합니다. 병원까지는 40분 정도 걸립니다. 가장 곤란한 것은 죽고 싶다는 고통이 아니라 병원으로 향하는 도중에 죽고 싶다고 하는 마음이 점차 수그러드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대책이 필요해집니다. 역시 나는 외로우며, 부모님은 밤중에도 불구하고 운전하고 있고, 병원에는 의사선생님이 기다리고 계시다는 것을 생각하면서 어떻게든 죽고 싶다고 하는 마음을 유지시켜 최악의 상태로 병원으로 뛰어들어가려고 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제 자신을 열심히 비난하면서 기분을 괴로운 상태로 만들어놓을 필요가 있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저는 사람들과 연결될 수 없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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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게 있어서 병이 낫는다는 것은 다른 사람과 연결되는 수단을 상실하게 하는 공포감으로 느껴졌습니다.

 

훗카이도·우라카와에 와서 정신과외래 진료를 받았을 때 주치의 선생님으로부터 죽고 싶다고 하는 것은 고향인 아이치에서밖에 통용되지 않는 일종의 방언이고 말을 할 줄 모른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우라카와에서는 응급외래진료를 받을 때 죽고 싶다고 말해도 전혀 입원시켜주지 않고 열일곱 알 복용하고 있던 약도 한 달 사이에 네 알로 줄었습니다. “죽을 겁니다라고 하면 , 알겠습니다로 끝납니다.

그래서 베델의 당사자연구 미팅에서 죽음의 신과 잘 지내는 방법에 대한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는데, 멤버인 시미즈 리카씨가 응급외래에 가고 싶어지면 나한테 전화 줘!” 하며 전화번호를 가르쳐주었습니다.

다시 죽음의 신이 찾아왔을 때, 용기 내어 시미즈씨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그러자, “마침 좋은 때 전화 줬네. 지금 찌개 만들고 있는데 오지 않을래?”라고 말해줘서 응급외래가 아닌 공동주거 레인보우하우스 찌개파티에 초대를 받았습니다. 그곳에서는 누구 한 사람 죽음의 신에 대해 물어보는 사람도 없고, 즐겁고 맛있게 찌개를 먹었습니다. 그러자 어느새 제 안에서 죽음의 신이 사라졌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알게 된 것은 저의 죽고 싶다는 사실은 살고 싶다’ ‘사람들과 연결되고 싶다는 외침이었단 것입니다.

 

_베델의 집 렛츠! 당사자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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