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동네 96호 - 2018.가을
문학동네 편집부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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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 문장은 칼이다. 모든 것을 찌를 필요는 없지만 날이 서, 읽는 사람을 좀 질리게 하는 구석이 있어야 한다. 꼼짝 못하게 시선을 붙잡는 칼이면 좋다. (-)

좋은 시인의 문장은 ‘선언’과 닮아 있다. 그건 자기만의 선언, 자기 세계의 선언이다. 나는 눈을 크게 뜨고, 이 선언자-예언자를 찾았다. 그들은 종종 눈에 띄었지만, 많은 이들이 아무데서나 퍼져버리고 주절대거나 중언부언했다. 시인은 정치나 도덕의 측면에서 늘 옳은 선언을 하는 자는 아니다. 그보다 자기 목소리로 독자를 놀라게 하는 재능이 있어야 한다. (-)

정확한 문장 구사 능력, 그건 시인에게 심장이나 폐처럼 기본으로 지니고 태어나야 할 것이다. (-) 물고기의 비늘 같은 것. 물고기는 비늘이 있는지 없는지 자각하지 못한다. 그냥 있는 것이다. (-)

(-) 죽기 살기로 시를 붙잡는 태도는(아마도 살기 위해서 그래야 했을 테지만) 좋지만, (-) 불에 달궜으면, 그다음엔 얼음으로 식힐 것! 그게 유일한 당부다.


_박연준



(-) 소설을 쓴다는 일은 여전히 어렵고 골치 아프기 짝이 없는 것이지만 따져보면 호랑이도 버터로 만들어버릴 수 있는 것이 이야기, 소설이 아닌가. 그러면 조금 더 거침없고 활달하게 뛰어도 괜찮지 않은가.


_김금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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