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으로 꽃다발 먹기
쉰네 순 뢰에스 지음, 손화수 옮김 / 문학동네 / 2006년 12월
평점 :
절판


이것은 영화다. 한 가닥 햇살로 시작하는 영화다. 가을, 나는 등에 매달려 덜렁거리는 작은 가방과 함께 거리로 뛰쳐나갔다. 쪽빛 가방, 쪽빛 하늘, 내 가방 속에는 발걸음을 뗄 때마다 맞부딪치는 네 알의 사과가 들어 있다. 수요일, 금요일, 월요일…… 지나쳐 가는 날들. 나의 하루하루는 붉은색, 하얀색, 초록색 그리고 푸른색이다. 그것들은 흰 눈이 될 때도 있고, 소금이 될 때도 있다. 나는 달린다. 금요일. 시리고 아픈 내 두 눈은 붉은색이다. 나는 잠을 자지 않는다. 잘 수가 없다. 잠에 빠져들기를 원하지도 않는다. 나는 웃고 싶다. 태양을 바라보며 걷고 싶다. 석양도 보고 싶다. 월요일, 일요일…… 하루 하루들. 나를 지나쳐 가는 날들은 푸른색. 그것들은 하얀색일 때도 있다. 내 주머니에서 튀어나와 길바닥을 떼굴떼굴 구르는 투명한 공 같은 날. 나는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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