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개
박솔뫼 지음 / 스위밍꿀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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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교정지를 받고, 이것은 박솔뫼의 소설이고 사랑스러운 선물 같은 소설이다, 라는 황예인의 말을 듣고, 그래서 그것을 본다. (-) 하얀 종이 위에 인쇄된 박솔뫼라는 이름과 '사랑하는 개'라는 제목을 보는 순간 나는 박솔뫼의 문체(차라리 말투)를 들을 수 있고, 이것이 소설이며, 그것도 아주 사랑스러운 소설이라는 것을 분명히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을 들고 여기까지 읽은 독자들 대부분이 알고 있는 것처럼, 아니 그전에 이미 작가와 제목과 표지를 보며 알았던 것처럼. 그건 예감이나 직관 같은 것은 아니고 독자로서 내가 하는 간단한 산수다.




개+박솔뫼=사랑스러운 소설




(-) 이런 경우에(-) 나는 (-) 아니고 (-) 모르고 (-) 이유를 이제는 안다.






(-) 어떤 상황에도(-) 종종 전망이 보이지 않고(-) 상황 속에서 "방법이 없다, 아무튼 방법이 없으므로 그것에 스스로 다가가보는" 마음으로 (-)생각"한다. (-) 그렇게 만난(-) 좋아하고 믿으며(-) 이미 얼어붙은 길을 미끄러지지 않으려 애쓰며 걷고 걸어 고기를 먹으러 가기 위해서?




(-)(그래 고기는 맛있지).




(-) 아무튼 간에 뭔가 힘이 있긴 있다는 것이다.(-) 항상은 아니겠지만 어떤 순간에(-) 개의 눈을 바라보고 아이의 눈을 바라보고 (-) 무언가를 말하는 것은 거기서 뭔가가 변해버릴지 모른다는 것을 각오하는 일일지도 몰랐다." (-)을 (-)은 보여준다. (-) 않는다. (-) 동시에 (-)준다. (-) 두기. (-)는 그렇게 생각하고 따라서 어느 순간 그것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계산을 하러 가게 주인과 마주했던 순간 왠지 제가 이곳을 못 찾아서요 헤매다가요 하고 주절주절 말하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아무 말도 안 하고 싶은 나는(-) 당신이(-) 알아도 모르고 몰라도 압니다 하는 마음이 들고 나는 돈을 내밀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돌아선다.(-)




(-)"아니 개가 되고 싶다고 말을 한 것은 분명해. 나는 금으로 오랫동안 살아온 노디가 그때 너와 함께 있었을 때 개가 되고 싶다고 말한 것을 분명히 차근차근 알려주려고 하는 거야. 그리고 금은 그때 개로 돌아가도 상관없는 거야. 충분히 이해한 후에 말야."






(-) 어쩌면 나는 박솔뫼의 소설에 대해서도 그렇게 말해야 했는지 몰라. (-) 우리가 하는 말은 어떤 순간에 힘을 발휘하지 (-) 풀어낼 수 있지 않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물론 나는 (-)긴 하지만……


하지만 나는 그렇게 하지 않기로 하는데, 누운 자세로 메모를 하는 건 귀찮은 일이기도 하거니와 침대 발치에 잠들어 있던 개가 어느새 깨어 나에게 안겨왔기 때문이다. 지금은 2018년 4월이고 내가 2017년 4월 13일에 정말 개가 되고 싶다는 말을 했는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고 친구가 내게 개를 잠시 맡기지도 않았지만 일 년이 지난 후 정말 친구는 내게 개를 잠시 맡겼고 눈처럼 하얀 개의 이름은 유키다. 여덟 살인 유키는 사람을 몹시 좋아해서 깨어 있는 동안에는 한시도 자신의 몸에서 손을 떼지 못하게 만든다. 책상에 앉아 책을 읽을 때도 글을 쓸 때도 소파에 앉아 함께 도그티비를 볼 때도 개는 늘 내 무릎에 앉아 몸을 내게 맡긴 채 언제까지나 기억할 수 있을 것 같은 온도로 숨을 쉰다. 그래서 나는 침대에 누운 채 개를 품에 안고 규칙적으로 뛰는 개의 심장을 느끼며 계속해서 박솔뫼의 소설을 읽는다.


그러니 나는 그냥 이렇게 말해야겠다. 2018년 봄에 나는 몇 가지 방식으로 박솔뫼의 소설을 읽었다. 그중에서 제일 좋았던 건 사랑하는 개를 사랑하며 읽는 것이었다.




_금정연_개와 함께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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