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란 무엇인가
『소유』 1840~1842
- 소유란 무엇인가: 소유에 관한 첫 번째 연구 (1840)
- 블랑키 씨에게 보내는 서한: 소유에 관한 두 번째 연구 (1841)
- 콩시테랑 씨에게 보내는 서한: 소유에 관한 세 번째 연구 (1842)
피에르 조제프 프루동이 브장송 아카데미의 지원을 받고 쓴 연구논문으로 정당함과 권리에 대한 우리의 관념을 바로 세울 것을 촉구하며 공유제 포함, 소유는 정당화될 수 없다고 논증. "소유는 도둑질이다."
학술서라고 해서 빳빳한 글줄에 치이는 건 아닌가 했는데 의외로 프루동 선생님, 글을 재밌게 쓰셨다. 재미와 이해는 별개의 문제지만. "소유의 옹호자" 제롬 아돌프 블랑키의 말처럼 진지하고 힘찬 논리에서 기백이 느껴진다. 이런 패기 넘치는 연구 보고서에 아카데미는 강력하게 이의를 제기하고 제2판이 출간될 경우 서문(아카데미에 쓴 헌사)을 삭제하라고 엄중히 요구한다. 하지만 그럴 리가. 더욱 통렬한 글과 아카데미 회원이자 저명한 경제학자인 아돌프 블랑키와 논쟁한 내용도 싣는다.
프루동은 일생 대부분을 투옥 생활로 보냈다. 이에 필적하는 인물이 '블랑키주의'로 유명한 루이 오귀스트 블랑키인데 그의 형이 바로 위에 말한 경제학자 아돌프 블랑키. <소유>의 첫 번째, 두 번째 논문은 블랑키에 대한 비판 및 '소유'에 관해 논쟁하는 내용이다. 한데 프루동이 소유에 대한 일련의 저술로 기소되자 저 "소유의 옹호자" 아돌프 블랑키는 프루동의 연구 자세를 높이 사며 그를 적극적으로 변호한다.
프루동과 청년 마르크스의 만남도 빼놓을 수 없다. 하지만 프루동은 점차 유물론에 반감을 드러냈고, 소유의 폐지가 아닌 개혁을 논하는 프루동을 마르크스는 프티부르주아라며 비판한다. 프루동과 블랑키(형제), 마르크스, 카베, 푸리에 등등. 변혁의 목소리가 이제 저마다의 색을 띠며 1848년을 지나 1871년으로 향하는 질풍 같은 모습이 그려져 괜히 두근댄다. 흥미는 격변에 비례하기 마련이니까. 지식도 함께 커지면 좋으련만, 눈이 침침한 게 문제가 아니라 그냥 머리가 굳었는지 산뜻하게 읽을 수 있는 책으로 중간중간 손이 가는 중이다.
병렬식 독서로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데는 소설이나 실용서를 더 보자는 올해 목표(아닌 목표) 때문인지도. 특히 추리소설이 당기는데 이참에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 (모두) 읽기에 도전 중이다. 게이고의 작품 중 흡족하게 읽었던 건 <명탐정의 규칙> 정도뿐이지만, 롱런하는 만큼 믿고 보는 작가이긴 하다.
마지막으로 읽은 게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라 이 작품 이후 출간 작은 확실하게 안 읽은 게 맞다. 하지만 개정판도 많고 그래서 표지도 바뀌어서 읽지 않은, 읽은 듯도 한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들. 화수분 같기만 하다. 익숙한 프로필 사진 때문에 중년으로 각인된 그도 어느덧 60대다. 연륜이 새삼스럽다. <용의자 X의 헌신>, <비밀>, <백야행> 등등 기억이 확실한 작품은 일단 뒤로 하고 차근차근 읽어 보기로. 근데 작품이 많아도 너무 많아 올해 안에(벌써 반이 지났는데) 다 읽을 수 있으려나. 정말로 히가시노 게이고 '무한 도전'이 되겠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