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바이스-브룩의 작품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 것은 아르토뿐만이 아니다. 바이스는 이 연극을 통해 브레히트와 아르토를 결합시키려 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 아찔한 야심일세!(262)


나도 모르게 웃어버린 대목. 재밌어서가 아니다(그럴 리가). 

이 글을 쓰는 60년대 손택을 상상하니 웃음이 났다. "아찔한 야심일세!"



올해의 반을 훌쩍 넘기며 무슨 책을 읽었나 돌아보던 중 시선이 꽂힌 <해석에 반대한다>.

읽는 데 시간이 걸린 만큼 별점을 매기는 것도 쉽지 않았다. 손택이 다루는 작품 중 접하지 못한 것들도 있고, 여러 의미로 두고두고 읽을 책이라 일독 후 별점을 주는 것 자체가 자기모순 같달까. 초벌 지수는 별 4개 (반). 서점은 별 반 개가 없기에 적당히 올림과 내림을 하는데 이번만큼은 별 반 개가 아쉽더라. 해서 별 다섯을 눌렀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밀려오는 욕구, 손택의 '해석'을 흡수하고 이야기를 나눠 보고 싶은 (불가능한) 소망을 담아. 


별점을 준다는 것

따로 기록하는 표에는 0.5 단위로 매기기에 알라딘 별 반 개로 이렇게 고민할 일인가 싶지만 그래도 통일성 있으면 좋지 않은가.

영화 별점을 정리한 건 7년 남짓 됐고 책은 아마도 알라딘을 하고부터? 왓챠도 종종 쓰는데 일단 별 반개를 찍을 수 있고, 믿거나 말거나 '취향 분석'이란 것도 해준다. 난 지조파라나(소신파였나?) 뭐라나. 이가 빠진 듯 드문드문하던 기록을 노션을 쓰고부터 꼬박꼬박 하는 편인데 편리함도 그렇지만 데이터베이스로 정리하니 뭔가 있어 보여서(모양새에 약한 인간이라) 잘 쓰는 중. 그 사이 왓챠는 뒷전으로....(로그인하기 귀찮다).

개인적으로 영화든 책이든 별 3개와 4개의 차이보다 4개와 5개의 간극이 훨씬 크고 미묘하다. 나름의 기준으로 정한 역작(★★★★★)과 시한폭탄(☆) 10단계 중 시한폭탄급 책은 없는데, 요즘 실용서를 읽다 보니 쪼금 화가 치미는 책도 있긴 하다. 그래도 0.5점은 아직 없다. 영화는 있다......


소소한 여흥이면서 '자기 감수성’을 연마하는 손쉬운 도구가 별점 주기 아닐까. 심각할 필요는 없지만, 허투루 주지는 말아야겠다. 



평론가들은 연극을 편협하게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마라/사드>에 잠재해 있는 예술적 목표를 오해하고 있다. 바로 이런 오해 때문에 평론가들이 대부분 바이스의 희곡에 불만을 드러내는 것이다. 그렇지만 원작과 브룩의 연출이 보여준 출중함과 풍부함을 따져 본다면, 이런 불만은 배은망덕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 P263

오늘날의 예술은 의식을 조절하고 새로운 양식의 감수성을 조직하는 새로운 도구다.
- P442

현대 예술의 기본 단위는 사상이 아니라, 감각의 분석과 확장이다.
- P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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