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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문 Silver Moon 7 - 완결
사이딘 지음 / 마루&마야 / 2006년 11월
평점 :
절판
실버문을 읽었다. 고등학교 졸업 이후 영 쏠쏠한 판타지를 만나지 못해서 거의 3~4년간 조용히 판타지쪽으로는 예전부터 아는 작가, 예전에 봤던 책 다시 보기 위주로 해결해왔는데 어쩌다보니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정말로 어쩌다보니. 찌들어있는 스트레스를 주체못하다가 그만 제출해야 할 레포트 2개를 허공에 날려버린 뒤 거진 공황상태로 하루하루 보낸 지 어언 3일 째, 여튼 실버문을 읽었다.

이 정도가 인물위주로 줄거리를 설명한 것인데, 이름의 색깔에 대해 살짝 설명해보면 분홍색은 당연 주인공씨, 파란색은 가족, 주황색은 여자분, 보라색은 남자이지만 슈란에게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 사람, 하늘색은 남자이고 슈란에게 지대한 관심을 보내는 사람...이다.
기본적으로 이 책은 가볍고, 읽고 편하다. 쑥쑥 읽을 수 있다. 어려운 부분이라든가 헷갈리는 부분이라던가, 복선에 대해서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다만 나는 인물을 빨리 기억하지 못해서 이름 때문에 몇 번 앞을 다시 확인하긴 했다. 그런데 왜 판타지 책이 작아졌는지 모르겠다. 크기만 작아진 게 아니라 왠지 기분상 쪽수도 많이 줄어 든 것 같다. 여백과 글자크기는 그대로인데... 읽을 게 없다. 7권이나 투자해야한다니...
게다가 출판사를 나만 못 들어봤는 건지... 오타가 정말 너무 많다. 뒷 권으로 갈수록 좀 나아지긴 하지만. 개인적으로 오타문제는 물론 글쓴이의 문제도 되지만 출판을 위해서는 출판사를 거쳐야 하고 교정을 하니깐 순전히 80%는 출판사의 잘못이라고 생각하는 1人이다.
이 책은 남자들이 읽는 것 보다 여자들이 좀 더 좋아할 것 같다. 여자주인공에 나름 할렘물인 것이다. 남자들이 우글우글. 슈란을 좋아하는 사람이 무려 5명이다. 개인적으로 레이와 잘 되었으면 좋겠다. 기왕지사 전생때 만났던 선배와 비슷한 오라에 성격도 재미있고 황제가 될꺼고 말이다. 완전 슈란에게 폭~ 빠져 있을텐데 말이다. 슈란은 좀 연애쪽으로는 둔해서 다른 사람의 감정을 잘 알아채지 못하는데, 반면에 어디 살짝만 아파도 바로 알아챈다, 그래서 남자들이 더 안달하는 건가, 심지어 슈란의 형제들 조차 슈란을 아주 눈에 못 넣어서 안달한다. 결혼을 할 수나 있을런지...
음... 슈란이 못하는게 없다는 것이 이 책의 재미이자, 또 이야기를 지겹게 만드는 요인이다. 먼치킨이긴 한데 너무 못하는 게 없다. 외모는 그렇다 치고, 치료술도 그렇다 치고(공부를 하니깐, 책도 읽고), 그외에도 못하는게 없다. 전생에 다 잘 했기 때문에 용납되는 이 놈의 먼치킨! 정신적으로 스트레스 받고 우울할 때는 그냥 무조건 재미있는 이야기가 좋고, 주인공만 잘난 이야기가 좋긴 하지만 읽다가 삐뚤어지는 건 왤까? 도대체 두건을 왜 하는지 모르겠다. 내가 놓친 것 일수도 있는데 그냥 두건을 했다! (옵션: 눈을 가리지만 약초로 시야가 트여있음)만 봤다. 두건을 쓰고 드레스? 두건을 쓰고 돌아다니고, 검은 옷을 즐겨입고... 완전 양상군자 아닌가. 가리기에 급급한 모습이 썩 마음에 들지 않았다. 만약... 내 리뷰를 보는 사람들 중에서 슈란이 두건을 쓰게 된 이유를 아시는 분은 댓글 좀 ㄷㄷㄷ. 이러면서 좀... 휫휫휫... 달리는 기차안에서 보는 나무들처럼 빠르게 지나가는 이야기를 보고 있으면 지루하지 않아서 속은 시원한데 너무 뜬금없다 하는 기분도 없잖아 든다. 뭔가 시작하려다 마는 기분, 화장실가서 안닦은 그런 기분이 든다. 찝찝하달까.
또 제목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 어디에서 모성을 느껴라는 건가. 에르히에 대한 그녀의 마음. 좋다. 그런데 왜 그렇게 파리꼬이듯 사람들이 모이는 것인가. 책소개를 달리 했어야 하지 않았나 싶은 것이 속았다 하는 느낌도 든다. 게다가 이야기 내도록 실버문에 대한 언급자체가 없다. 제목만 실버문일 뿐이다. 실버문과 주인공에 대한 관계라든가, 뭔가... 언급이 있어야 하는 건 아닌가. 다 읽고 나서 이렇게 허무한 적이 없다. 제목에 낚이고 책 뒤의 발췌글에 낚이고 
나는 큰 감동없이 큰 웃음없이 무난하게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혼자서 하는 생각이지만 만약... 슈란에게 약 10% 정도 더 가까운 남자가 나타났다면, 혹은 슈란이 너무 쉽게 인물들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더 흥미진진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녀는 눈뜨고 돌아다니면 다 황제고 왕자고 공작이고 (그 밑에 귀족은 취급안한다.) 그렇다. 본인이 황녀이긴 하지만 생각외로 그녀는 자신의 위치를 전혀 부담스러워하지 않는다. 글쎄... 아기자기한 이야기인데 슈란이, 망가진다기보다, 좀 진지한 모습이 있었다면 싶다.
★ Eunyo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