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만 모르는 비밀
정경하 지음 / 두레미디어 / 2007년 11월
평점 :
절판


  이 책의 느낌은 묘하다. 글쓴님을 생각하면 딱 이 분 글이네 싶은 분위기인데, 글쓴님의 전前이야기들을 생각해볼 때는 다르다는 느낌이 팍팍 든다. 일단 침대장면이 없어서 그런가...뭔지 모르겠다.

 

  영우는, 본래 박영호였던 영우는 극심한 가정폭력에 지칠대로 지쳐있었다. 병원에서 도움의 손길을 받게 되고 그 뒤로 서우가의 양아들이 된다.

  영우는 생각해왔다. 다행이라고, 다행이라고 다른 아이들이 얻지 못할 것을 난 얻었다고 잘해낼수도 있고 잘할 거라고.. 하지만 밤마다 바람이 스치는 소리에도 친부가 자신을 데리러 올까 깜짝깜짝 놀라며 창밖을 하염없이 쳐다보던 그런 아이였다.

  자상한 아버지와 자신을 좋아하는 동갑 성우가 있지만, 영우는 그 둘에게 진정한 가족의 느낌을 받지 못했다. 음... 받지 못했다기 보다 영우가 거부했다고 하는 편이 말이 맞는 것 같다. 자신에게 기회를 주고 능력을 준 이 두 사람에게 보답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더욱 더 열심히 공부를 하고 일에 매진했다. 좀 둔한 터에 사람을 잘 사귀지 못하는데다가 자신에게 주는 잘해야한다 두 사람에게 보답해야한다라는 압박감은 점점 말을 줄이고 사람들을 멀리하게 하는 요인이 되었다.

 

  이와 반대로 완전 완전... 완전 덜렁이 준희는 입사 한달도 안되 팀장인 영우의 옷에 커피를 흘리지 않나 노트북을 부서먹질 않나 당최 침착함은 없어 보이는 여자다. 투덜투덜하지만 귀여워 보이고 만지고 싶은 그런 느낌의 준희가 싫지 않는 영우. 첫만남이다. 익숙치 않는 구두굽에 삐끗하고, 피하다가 노트북을 덮치고, 막 타온 커피를 엎지르고 그러다 닦아 준다면 영우의 바지를 문질문질하던 그녀.

 

 

  책을 읽으면.. 재미는 있다. 그런데 나는 진지하게 생각해봤다.

  영우의 삶이 고된가, 철없는 부모밑에 자라 천진난만하게 자란 준희의 삶이 더 고된가. 어쨌든 영우는 자상한 아버지와 자신을 믿어주는 성우를 만나 많은 기회 능력을 누리면 열심히 살고 있지만, 준희의 삶은 계속계속 진행되고 있지 않는가. 준희의 러브 스토리도 물론 재미나겠지만, 17살 임신해 집에서 쫓겨나 세상과 마주한 준희의 부모님 '이준'과 '복희'씨의 사랑 이야기도 정말 빼놓을 수 없다. 그 뒤로 이준은 약사를 하며 알콩달콩 잘 살고 있지만, 포장마차 가자고 딸을 꼬실 때는 언제고 젊은 외모를 빌미삶아 딸에게 '아가씨와 유부남을 꼬시는 장면'을 연출하냐는 말이다. 단순히 음식값을 좀 아끼기 위해서 말이다. 극장쯔음에 놀러갔더니 어디 다방 아가씨와 영화를 보러가는 장면을 딸에게 들키고, 복희씨는 딸에게 러브모텔을 갔느니, 우리 딸이 불쌍하느니 하는말도 하고... 41세에 늦둥이까지. 아니, 늦둥이를 가진게 나쁘다는 건 아니다. 다만.. 그 아이가 누나와 25년의 나이차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문젠데, 울 어머니 말씀처럼 '동생과 내 아이가 같이 크는 상황' 아닌가. 동갑의 삼촌은 생각하기 싫다-.-. (미안, C군. 너보다 한 살 어린 고모로써 챙겨주지 못해서.. 내 앞가림이 더 급해 )

 

  침대씬이 없다는 게 좀.. 아쉽긴 하지만서도, 그래도 달콤하게 읽을 수 있었던 것은 이준의 성격과 아주 비슷한 성우가 준희에게 접근하는 것. 무턱대고 마구잡이로 준희를 들었다 놨다 하는데 정신이 없다. 하지만 준희는 처음 먹은 마음 그대로 쭈~욱 영우에게만 마음을 주게되고, 영우도 드디어 알아채게 된다. 드디어 한 여자를 두고 형제간의 피 튀기는 전쟁인가!!!! 싶지만, 뜬금없이 성우의 아이가 나타나고, 영우의 과거가 드러나면서... 또 성우가 영우를 아끼는 그 마음에 영우와 준희가 드디어 결혼에 골~인 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둘의 알콩달콩한 연애장면은 그다지 없다(그렇게 느꼈다.) 이 점에 제일 아쉽다. 섹시레이디에서는 그야말로 알콩달콩 달달 끈적끈적했는데.

 

  준희를 보고 있으면 저런 성격에 결혼이 가능할까 싶지만, 결혼하는 모습을 보니.. 뭐랄까, 영우는 어쨌든 세상 재미있게 살겠다 싶었다. 준희는 몸개그의 달인이다. 제법!!  


 

 

★ Eunyoy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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