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동연가 1
이희정 지음 / 마루&마야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이희정님의 이야기나 글 분위기를 좋아하는 편이지만, 어쩐지 <춘화연애담>이나 <비애>같은 글은 잘 읽히지 않았다. 사실 부지런한 사람은 찾아보겠지만 <화홍>, <동화관야담>, <바보옹주 금랑>만 읽었을 뿐 조선 혹은 그 비스무레한 시대배경의 글은 읽기가 왜 이렇게 힘든지...

  어쨌든 고대하고 기대하던 이희정님의 신간을 얼른 받아 읽게 되었다. 사려고 했지만... 비디오 대여점에서 참고 또 참아보려고 했지만 손이 먼저 가는 걸 어떡게... 일단 짧게나마 후딱 감상을 남겨보려고 한다.

 

  보영은 전주로 이사왔다. 규방 공예가이다. 규방공예는 옛 우리 여인들의 문화로... 바느질이다. 옷, 생활용품등. '미당'이라고 이름 붙인 공방에서 열심히 바늘 잡고 작품만드는 보영. 그리고 그 옆 집, 아들과 집안일 도와주는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는 남자 태제. 이혼을 한 뒤 아들을 키우며 카페를 운영하며 살고 있다.

 

  이 책을 읽고 좀 섭섭한 점이 있다면, 보영의 직업에 대해서 큰 에피소드가 없다는 것. 그래서 그게 너무 아쉽다. 이런 직업에 대해서 아는 것이 별로 없었고, 또 내 또래에서도 그다지 관심있어 하는 거리가 아니기에 좀 더 이렇다 저렇다 하는 설명이나, 아니면 이 보영이 이 직업으로 어떤 일을 한다던가 하는 이야기가 좀 더 나왔으면 좋았을텐데... 아쉬워 해본다.

  반면 좋았던 점은 찬란한 옛왕조의 도시랄까, 옛 것에 대한 설명이 여기저기 나와서 신선했다. 1권 '교동 투어' 부분에서 보영과 태제·혜찬 부자의 교동 투어를 보면서 나도 미지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게 되었다. 이미 1월은 거진 다 지나갔으니 2월에는 꼬옥~ 전주에 가볼것이다. 새벽에 가서 아침으로 콩나물해장국밥을 먹고 점심에는 비빔밥을 먹어야지- 이러고 혼자 계획하고 있다.

 

  이 책은 홀아비 태제와 아가씨 보영의 사랑이야기를 담고 있다. 다만... 보영의 어머니가 좀 더 강하게 반대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녹우>나 <사랑 뒤의 사랑>처럼 그닥 심하게 반대한다-하는 느낌은 없었다. 그래서 절정 부분, 긴장감이 한창 고조되어야 하는 부분에 너무 쉽게 끝을 맺는 것 아닌 가 하는 생각도 들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른이라면 좀 꼬장꼬장 박혀있는 고지식한 그것을 바꾸기 어려울 텐데고쳐보고 바꿔보고.. 그래서 둘의 사랑을 인정해주는 '어머니'의 모습이 정말 좋다. 세상은 정답이 없기 때문에 언젠가 후회할지라도 반대를 함으로써 그들에게도 미래에 대한 용기와 호락호락하지 않는 현실을 알려주고, 또 어머니는 이 둘을 보면서 이런 사랑 저런 사랑도 있다, 우리 아이를 가장 예쁘게 돋보이게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는 사람에 대해서 한 번 더 생각해보는 게 정말 마음에 든다.

 

  또다른 묘미는 너무 착하고 활기차서 더욱 슬픈 혜찬이다. 혜찬이는 태제의 아들인데, 너무 활기차고 착해서 예쁘지만 그래서 더 가엽게 보인다.

  게다가 어린 마음에 친모에게 받은 상처때문에 모두의 애간장을 녹이더니, 어느새 보영에게 엄마 해달라고 잘하겠다고 하는 말에 아이다운 순수함을 물론.. 너무 귀엽다. 우리 막내 성격이랑 비슷해서 더 좋다. 보영이는 물론 태제도 좋지마는 혜찬이 때문에 결혼을 결심했을 수도 있을 것이다.

 

 

  올해 어쩌면 사촌언니가 결혼을 한다고 한다. (확실한 곳의 소문이지만 본인의 의지가 관건임)

  전~~~~~~~혀 남자와의 결혼생활을 생각해 볼 수도 없을 정도로 당차고 대찬 언니라서 좀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어쨌든... 생각해봤다. 우리 언니가 애딸린 남자와 결혼을 한다고 한다면?

  아무래도 난 언니를 불신의 눈으로 쳐다보겠지, 싶다. 왠지 꺼려지는 점이 있다. 개방적인 성격을 가진 것도 아닌 터에 뭐 하나 빠질 것 없는 언니가 왜?? 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하지만 내가 언니의 인생을 사는 것이 아니 듯, 언니가 심사숙고해서 선택한 결정이므로 존중해 줘야할 것이다.

  그냥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아무 생각없이 좋은 사람 있으면 애가 딸려도 결혼하겠다고 우스갯소리로 어머니께 이야기 하면 어머니는 기겁하고 뭐라뭐라 하시는데.. 그렇구나, 싶기도 하고. 하지만... 정말 좋은 사람이라면 나도 잘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고...

  아, 재밌다. 다음 글도 완전완전 기대하면서 무조건 기다리는것이다!!!

 

  ♥ ♡ ♥ ♡ ♥ ♡ ♥ ♡ ♥ by.EUNYOY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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