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칠한 재벌남의 결혼성공기
김영 지음 / 두레미디어 / 2008년 5월
평점 :
품절


  날 이렇게 대한 건 니가 처음이야...로 대표되는 재벌남 이야기의 일종이다.

  강씨고집 꺾는 최씨의 은진이에 의해 강씨 이헌은 입도 대지 않던 라면을 먹는가 하면, 정체를 알 수 없는 자판기 커피도 마시게 되고, 공원을 산책도 하게 되며, 끝내 은진이가 한 (서민)음식인 된장찌개도 맛있게 먹을 수 있게 되는 경지에 이르게 된다.

  은진도 하늘과 땅만큼 차이가 나는 빈부격차에 그냥 우리는 초등학교 동창일 뿐이라며 스스로 자위할 뿐이다. 이헌이 보이는 이상한 행동들, 오페라를 보러가자든가 고급 레스토랑에 데리고 가는 등 이런 일에 '전혀' 연인으로서가 아닌 '특별한 친구'라고 믿으며 함께 했다.

 

  유별난 남자 이헌씨는... 쉽게 이야기하면 수위 엄청 낮은 초딩공이랄까.

  이야기는 이헌씨 할아버지의 말도안되는 유언에서 시작한다. ( <-이렇게 시작하는 이야기로는 '1%의 어떤 것' 도 있다.)

  할아버지는 이헌에게 '정말로 사랑하는 여자와 6개월 안에 결혼할 것' 그렇지 않으면 '모든 재산을 사회에 환원한다'라는 유언을 남겼다. 참고로 할아버지는 아직 짱짱하다. 이헌이 할아버지를 이렇게 질색팔색하는 이유에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제일 큰 것은 부모님 모두 한 번에 돌아가시고 남은 어린 자신에게 따뜻한 눈빛 한 번, 가족의 정 한 번 느끼게 해 준 적 없기 때문이다. 열심히 일을 하다 조건 좋은 여자 만나 결혼해서 사업을 확장하는 게 인생목표로 살고 있는 무미건조하고 겁나 까칠한 재벌3세는 환원만은 막기 위해 여자를 찾기 시작한다.

 

  동창인 줄 모르고 쫓아간 은진의 라면집에서 이헌은 발칙한 계획을 세운다. 극부의 자신, 극빈의 그녀. 적당히 결혼을 하자 이따위 생각. 그러면서 차근차근 은진에게 다가서는데... 은진이가 현 상황을 너무 좋고 착하게 생각해서 잘 모르고 넘어갈 수 있지만 확실히 이헌은 그녀를 가볍게 보고 6개월 내 결혼할 여자로 점찍은 것이다. 그러다가 점점점 그녀의 매력에 빠져든 것. (차라리 재인이는 당당하게 변호사 대동하고 유언 이야기라도 했다지만...)

 

  계획이고 나발이고 은진이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에 이것저것 생각하고, 은진이 얼굴 한 번 더 보려고 라면가게 문턱 닳게 다니기도 하며, 은진이를 특별하게 생각하는 또 다른 남자('수찬')의 견제하기도 하고...... 이러면서 잊혀진듯한 그 유언 망발을 하던(이헌의 입장에서) 할아버지는 이미 라면가게를 드나드면서 은진이를 확실히 며느리감으로 이미 찍고있다. 이 두 조손이 이 한 여자와 가족이 되기 위해 있는 힘껏 노력하는 부분이 마음에 들었다.

 

  아름다운 10대와 20대를 가난과 열정으로 보낸 은진은 동창들에게 쉽게 마음을 보이지 못한다. 가난하고 여유가 없다는 그런 마음, 그리고 그녀 앞에서 돈에 대해 이야기를 하며 그녀를 깍아내리려는 것등... 은진은 당당하다기 보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그러면서 작은 것에 행복을 찾는... 이헌은 이런 은진의 모습에 점점 빠져든 것 아닐까?

 

  제목이 마치.. 예전에 어떤 영화를 떠오르게 한다 나의 결혼원정기..던가? 제목 자체에서도 어떤 글일까 그 분위기를 알 수 있어서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었다.

  까칠한 재벌남의 결혼성공기는 마냥 재벌남이 잘나서 성공한 것이 아니라 비서와 할아버지가 아니었으면 절대 안되었을 것이다. 나도 좀 착하게 살아야 하는걸까... 에휴=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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