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찾기 - 단편
현고운 지음 / 눈과마음(스쿨타운) / 2004년 1월
평점 :
품절


  흠, 없는 줄 알았는데, 집에 책이 있었다. 내가 언제 사놓은 거지? 예전에 책을 빌려보고, 이번에는 집에 있는 것으로 다시 읽었다.
  게다가, '인연찾기'와 세트인 '인연 사랑하기'까지 해서 읽어보자! 생각했다.
 
  우선 현고운님 글을 촘(!) 좋아하는 나. 특히 좋아하는 부분이 당차고 씩씩한 여주들이다. 외롭고 슬프고 힘들어도 이 엿같은 상황, 이 나쁜 남자 따위 사뿐히 즈려밟고, 내 입맛에 맞게 고쳐놓겠다! 하는 그 생각이 너무 재미있다.
  사실 '1%의 어떤 것'에서도, '마녀와의 사랑'에서도... 특히 '봄날의 팔광'은 더더욱 그렇다. 마치 세상의 나쁜 남자들을 선도하게 위해 나타난 착한 여자들이랄까.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라고 하기에는 한달가량 지나지만...) 나온 신간 사자's... 도 너무 궁금하다.

 
 
  자신은 절대 '캐나다인'이라고 믿고 있는 빅토리아 한, 그러니깐 상은은 아버지의 (언젠가) 죽기 전 마지막 소원이라며 한국에 가라고 한다.
  특이한게... 그렇게 한국이 좋으면 왜 캐나다로 이민을 갔을까? 하는 생각이 들 만큼 그녀의 아버지는 한국사랑이 좀 많이 과하다. 상은과 함께 상은의 지나치게 예쁜 동생 효은도 어려서 부터 아버지에게서 들은 '한국사랑'은 정말 한도 끝도 없다.
  개성 한씨... 이 부분에서 나는 무려 개성강한 한씨겠지.. 하고 생각했다. 개성이 그 개성인지 생각도 못하고 말이다. 흠, 어쨌든 그 아버지의 한국사랑은 정말 읽는 사람도 감당안되게 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고 보면.. 사실 내용이 내용이랄것도 없다. 한 로맨스소설 수준에서, 눈과마음 수준으로 이뤄져있으니깐. 그리고 세월도 좀 흘렀고 말이다. 제목은 인연찾기 이지만, 이 둘의 첫만남은 그야말로 최악이다. 특별한 한국사랑에 또박또박 우수한 국어를 구사할 수 있는 상은은 한국에 도착한 즉시 자신을 현란하게 헌담하는 여준을 보게된다. 속은 부글부글, 그야말로 최악인 상황.
  상은 역시 여준에게 현란한 헌담을 한다. 둘을 이어주기 위해 계략에 계략을 짠 부모님들의 말 그대로 말이다.
 
  그렇다 사실 이 둘은 인연은 아주 치밀한 고도의 음모속에서 이루어졌지만, 그 둘만 이 중대한 사실을 모른다. 그러니 서로 만나자 마자 티격태격거리면서 미운 정이 들고, 딴애는 결혼 하지 않을 계획을 짠다고 너는 날라리로 나는 바람둥이로 가족들에게 심하게 어필하자! 라는 엉뚱한 말까지 서슴없이 하더니-하지만 여기서 그만 여준이 상은에게 심하게 반해버린다.- 어느새 둘이 알콩달콩 사랑하고 있다.
 
  아읏, 화나 부러워- 하겠지만, 현고운님 글은 이런 부분이 재미있다. 물론 다른 글쓴님들도 이렇게 사랑이 이뤄지기도 하는데, 뭐랄까... 현고운님 글속에 여자주인공들은 심하게 똑똑하고 현명하며 씩씩한데다가 당차다. 그 모습이 좋다. 이 책에서는 이 점이 좋고 저 책에서는 이 점은 별로지만 그건 좋고... 그래서 취향 없이 들쑥날쑥 그때그때 말이 바뀌긴 하지만.. 현고운님 글은 역시 당차고 씩씩한 여주들이 나와서 더 상큼하고 발랄해지는 것 같다.
 
  아 근데 정말 궁금한 사람이 있다. 내 생각....에는 '규한'이라는 주인공이 등장했던 이야기가 없었던 것 같은데... 여준의 형님..인가? 여튼 이 사람은 로맨스는 뭘까?
 
 

  요즘은 책을 많이 읽기는 한데 선뜩 글이 써지지 않아서 엄청 난처하다. 막상 컴퓨터 앞에 있으면 머리가 텅-하고 비어버린 것 같다. 점점 더워져서 그런가.... 벌써 더위 백만개 구워 먹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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