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돈 대 사돈
이희정 지음 / 마루&마야 / 2008년 4월
평점 :
절판


 

  엄청 오랜만에 신간을 읽게 되었다. 과제가 눈앞에 산적해 있는 이 시점에서- 나는 [she's the man]을 대여하기 위해서 비디오대여점에 가게 되었다. 물론 비디오는 없어고 카운트 앞에 다소곳이 꽂혀있는 책 몇권을 골랐다. 그 비디오가 너무 보고싶다. 지난 겨울에 보지 못한 [the holiday]도 너무 보고 싶고... 진정 DVD의 길 밖에 없는 것인가!!

  어쨌든 오랜만에 신간을 읽게 되었다. 게다가 제법 좋아하는 이희정님 신간. 즐거운 마음으로 책을 폈다. 제목만 보면 '사돈 vs 사돈'에 겹사돈이 소재구나~하고 생각하지만- 사실 속 이야기는 전작 [Till Love]의 주인공 서선과 일건의 동생과 사촌동생의 이야기이다.

  춘천 최고의 바람둥이 영건이 무려 5년 동안이나 서화를 마음에 두고 있다-라는 어마무시한 내용으로 시작한다. 전작을 봐도 알겠지만, 다소 일건의 평판은 악의에 가득차 그렇다 쳐도 영건은 정말 바람둥이같은 면이 있기 때문에 애교고 나발이고 서화랑 어울리기는 할까 하고 생각했다. 읽는 내내 말이다. 영건이 혼자 북치고 장구치고 하는 모습이 웃기기도 하고, 나중에는 안쓰럽기도 하고- 하지만 과거의 실수(사랑)때문에 아직까지 흔들리는 서화가 더 안되보이기도 하고.

 

  집에서나 밖에서나 깍쟁이에 모진 말도 좀 하고 타인에게 곁을 잘 안주는 서화는 5년 전 서선과 일건의 결혼식날 실연했다. 부잣집 마나님이 서화에게 넌 우리 아들 짝이 아니다-하는 말에 서화의 표현으로- 깨달았다. 아니구나. 그 뒤로 더더욱 마음을 꽁꽁 닫고 있는데, 예상치도 못하게 영건이 그녀의 마음을 건들이는 것이다. 안그래도 모나고 못된 성격, 더 틱틱거려도 영건은 상처를 받지도 않는 것인지 다시금 서화에게 와서 애교질.

  보는 그대로 영건은 외로워도슬퍼도 절대 울지 않고 7번 넘어지면 8번 일어나는 캔디영건이었던 것이다.

  나는 이렇게 질긴(?)남자 안 좋아하는데, -게다가 바람둥이. 하지만 서화에 대한 진심어린 마음이 참 좋았다. 정말 좋아하면 간도 쓸개도 내어주는 점도 마음에 들었고, 끝까지 기다리고 인내하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

 

  둘 사이의 애정문제 때문에 골머리를 안고 있던 서선과 일건은 둘에게 '한달동안 점심식사를 함께 하라'는 판결을 내려주고- 이 시간동안 영건은 서화에게 제 마음을 느낄 수 있게 만들고 싶었고, 서화는 영건이 저를 좀 포기 해줬음 좋겠다 계획했다. 이런 판결을 내린 서선의 생각이 기발한 것 같다. 점심을 한달동안 같이 먹으라니- YES 아니면 NO라고 대답을 할 것 같다, 나는.

 

  어쨌든 이 둘이 기묘하고 아슬아슬 위태위태한 점심시간과 회사생활과 사생활이 시작된다.

  사돈과 연애할 수 없다는 관념적인 사실에 얽매여있는 서화와, 사돈과 연애를 하더라도 예전처럼 함부로 할 수 없어서 많이 참는 영건.

 

  음음, 읽으면서 내내 내가 조마조마했다. 서화 말을 정말 어디선가 들어 본 듯한 착각이 막막 드는데- 알고 보니 내 바로 밑에 동생이 딱 서화틱하다. XX고, XXXX고, XXXXXX고. 정말 듣는 내가 영건이 된 것 처럼 마음이 아팠다. 앞서 영건의 바람끼의 나쁜점 따위 다다 날려버리고, 영건이 서화의 독설에 살아남는게 더 안쓰러웠다.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과제가 코앞이고, 책 반납일도 코앞이고, 재미있게 읽었던 Till Love의 후속에- 가끔가끔 나와주는 서선과 일건의 행복한 모습에 나도 행복- 상범과 미자의 알콩달콩 모습에 나도 행복- 흐흐, 역시 시리즈는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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