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심장 1
조례진 지음 / 청어람 / 2007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병원물에 신이 들렸는지, 보는 것도 병원물(하얀거탑), 좋아하는 것도 병원물(그 옛날 무수히 하던 병원물들), 읽고 있는 것도 병원물(유리심장)이다. 이 병원물들의 특징이라면 주인공이 다들 surgeon! 외과의사다. 다시 차이점이 있다면 모두들 환자를 살리기 위해 고분분투하는 외과의에 대한 이야기라면, 물론 그렇지만 좀 더 명예를 찾는 하얀거탑일뿐.

 

  멜로양, 레롱님에게 적극 추천받아 읽기 시작한 유리심장. 주인공들의 이름을 보면 '심(효인)장(진환)'으로 심장커플이라고 불린다. 무료하게 삶을 살던 진환에게 꿈을 불어넣은 '심장', 효인에게는 어머니를 앗아갔지만 돌아올 곳을 만들어주는 '심장', 직업으로 삼고나서는 잃기도 하고 얻기도 하는 오묘한 '심장'. 심장은 강하고 독립적인 것 같아 보이지만, 유리처럼 약하다고 아름답다~라고 해서 유리심장인 것 같다. 외과의 중에서도 흉부외과, 심장을 돌보는 일을 하는 효인, 그리고 막 귀국한 진환.

 

  소꿉친구라는 게 참 알 수 없는 것 같다. 보면서 제일 답답했던 부분이, 처음부터는 아니더라도 자신도 알지 못한 사이 어느 순간에서 부터 진환을 사랑했을 텐데도, 진환에게 눈을 뜨이게 한 건 자신이 먼저이면서.. 그래도 친구가 좋다고, 사랑이 끝나면 어쩌냐고.. 심하게 약한 모습을 보인 부분에서는 그럴 수 있겠다~ 하는 생각도 들었지마는, 그래도 답답하다는 느낌이 훨씬 더 들었다.

 

  진환을 믿지 못해서인가 싶기도 하고, 그만큼 자신의 사랑을 믿지 못하는가 싶기도 하고. 적절하게 당근과 채찍으로 효인을 자극시키는 진환이 살짝 불쌍해 보이기도 했다. 살짝 심했다 싶은 부분도 있지만.

 

  본래부처 털털하고 명랑, 천진한 성격의 효인이 남성우월주의에 완전 입각한 외과의, 그것도 3D라고 노골적으로 불려지는 흉부외과에서 유일한 여의사로 살아남기 위해서 흘려야 했을 눈물, 참았어야 했던 그 인내의 시간, 남자들보다 강해보여야 하고, 환자들에게 신뢰를 주어야 했기 때문에 강해진 성격. 그만큼 독해진 고집. 그래서 진환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스스로 인정해야 했던 순간에서 조차 그럴리 없다고~ 바보 같은 생각을 끝까지 할 수 밖에 없었겠다 싶다.

 

  그런 효인을 기다리는 우직한 진환의 모습에 마음에 쏘~옥 들었다. 사실 더 좋았던 부분은 가족들에게 조차 잘 웃지 않는 진환이 효인이 앞에서는 아주 큰 웃음까지 보인다는 거. 그게 제일 마음에 든다.

 

  처음에는 미적미적, '친구','친구','친구' 하면서 좀 있다가는 " '친구'라는 좋은 단어가 뭐냐! 이런 썩어빠질 한계는! " 할 정도로 삐뚤어져 들릴 때까지 했으면서, 막상 인정할 거 인정하고, 연인이 되어도 친구가 아닌 게 아니.. 그것을 깨닫고 나서는 오히려 더 끈쩍(?)하게 다가오는 효인이 변모가 재미있었다.

 

  특히, 에필로그 격인 임신 씬은, 진통 할 때까지 수술실에 있는 효인도 재미있지만, 역시 수술실에서 그 소식을 듣고 하얗게 질린 진환도 재미있었고, 아니 그 전에 임신했다고 병원 곳곳을 돌아다니는 효인도 재미있었다.

 

  환자들에 대한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나와서 아, 로맨스이기도 하지만 병원물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좋았다. 제일 신기한 환자는 역시 2권에서 나온 그 스토커 (라고 하기에는 좀 독특한 정신병을 가지고 잇는 불쌍한 사람이지만.)다.

 

  신기한게 샹그리라때는 정말 잔잔하게 읽을 수 있었다. 산이라는 웅장함이 주는 소재라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톡톡 튀는 아영이도 있지만, 그래도 잔잔하게 읽을 수 있었다. 라이벌은 발랄하게, 휘경이가 사건 해결하고, 마주칠 때마다 이 놈! 이헌이 자식! 하는 거 보면서 참.. 발랄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번편은 딱 그 중간, 적당히 우리는 친구야~ 하고 삽질하는 효인, 그리고 자신의 마음을 한 번 깨닫자 마자 (안그럴 것 같으면서) 바로 밀어붙이는 진환.

 

  다음 이야기는 어떤 이야기일까, 기대되는 글쓴님이다. 모나지도 않고 더하지도 않는 이야기가 좋다. 너무 분량이 작거나 내 생각과 틀리면 백 번 리뷰 좋아도 안읽게 되지만(그.. 무슨 한권은 끝까지 구매할 수 없었다// 내 한계는 '각인'까지), 여튼 이런책이라면 좋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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