샹그리라
조례진 지음 / 청어람 / 2007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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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델이 산악인이 된다는 것도 충격적이긴 한데, 뭐니뭐니 해도 현호의 외모..그러니깐 덩치가 충격적이다. 무려 '돈이없어'에 두 주연인 가노와 아야세의 크기인건가! 각종 이야기들 속에서 190cm의 거구의 남성이 안나오는 것도 아닐진데, 문득 가노를 생각했다. 상당히 드문 일인데... 일단 모델이었던 아영이 아야세만큼 작은 건 아니겠지만 남자에 비해서는 작을테고 모델이었으니 말랐을테고, 예쁘고, 당당하고 밝고... 그러니깐 현호가 아영을 보면서 한입이니 두입이니 귀엽다느니 했겠지만.

 

  요즘 조례진님 이야기에 푹 빠져 있다. 그래봐자 겨우 이야기 두 개를 읽었을 뿐이지만. 두 개 읽고 글쓴님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건 웃기지만 내가 읽고 있는 부분에서 남주나 여주들의 성격이 거의 비슷비슷하다. 당찬 여주, 아주아주 맘에 든다. 내가 소극적이고 내향적이라서 그런가 할 말 하고 적극적인 여주들이 마음에 쏘~옥 든다. 그리고 여주에게 완전 푸~욱 빠져있는 남주들. 정말 마음에 든다. (상당히 성차별적인 발언이지만) 좀 아껴줘야할 필요가 있다. 요즘 심하게 교양에서 한국전통문화에 대해, 성차별에 대해 배우고 있는데 토할만큼 짜증나고 신경질이 나는 상황이긴...하다. 아아, 다시 이야기로 돌아가서 본래는 차갑고 임무와 책임에 둘러쌓여 딱딱한 남주들이 여주를 만나 따뜻하고 부드럽게 변하는 모습이 마음에 든다. 그리고 그런 자신을 잘 알고 있는 남주가 여주를 더욱 더 사랑하는 모습은 더더더 마음에 든다.

 

  그러므로 샹그리라도 무척 잘 읽었다.

 

  시작하는 부분은 마치 영화의 시작부분처럼. 아련한 느낌이 들었다. 모델이라는 것도 몰랐다. 전화를 받는 장면에서야 그녀가 모델이고, 지금 쇼를 하는 중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녀는 전화를 받고 두어 페이지 만에 산악인이 되어 파키스탄으로 향한다. 히말라야가 있는 그 곳.

 

  그리고 그 곳에서 만난 현호. 예티를 떠올릴만큼 크고 수염이 가득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아영은 짐작이나 했을까. 첫만남부터 현호는 아영을 특별하게 생각하게 된다는 것을. 책에서는 그닥 잘 안나왔지만, 분명 현호는 아영에게 첫눈에 반했을 것이다. 고등학생때 선생님에게서 받은 사진의 여자아이에게 처럼 말이다.

 

  이 세상에서 가장 험하고, 가장 아름다운 산. 특별하지 않으면, 각오가 완전하지 않으면 정복할 수 없는 곳. 그리고 운명같은 이야기. 사진으로 서로를 알고 있었던 남자와 여자.

 

  처음 읽었던 '라이벌'보다 좀 더 신비하고 아련한 분위기가 가득한 '샹그리라'. 제목은 판타지 소설 같지만... 하지만 애틋한 기분은 들지 않는다. 차라리 '라이벌'에서 이헌이 휘경에 대한 마음이 애틋했고, 장난처럼 시작해서 능숙하게 어른의 연애로 이끌어나가는 그대는 지.현.호!

 

  오징어 알레르기 때문에 소심하게 오징어를 골라내는가 하면 아영에게 접근하겠다는 길의 말에 마음대로 하라는 말을 하는가하면, 아주 정열적으로 아영을 무너뜨리기도 하고, 이미 강해보이는 남자가 아영의 작은 위로에 큰 힘을 얻기도 하고. 그 짧다면 짧다고 할 수 있는 이야기 속에서 갖은 모습을 보여주는 모습이 재미있었다.

 

  어린 시절 감당할 수 없을 만큼 힘든 과거가 있지만 잘 처신하고(아영이가), 나름 도망도 치면서(현호가) 이겨낸 둘이 가족들과의 오해도 풀고 새롭게 시작하는 부분이 가슴을 설레게 있다.

 

  그리고 시작된 둘의 사랑이 예뻤다. 그 사랑의 중간에 낙연이라는... 그러니깐 첫작인가... 바이올린 하던.. 책 구해야 겠다-ㅅ-;; 라이벌에서도 나오고~ 여기에서도 나오고~ 보라는 계시야! ㅎㅎ

 

  결국 현호에 대한 이야기만 한가득, 이런. 그렇다고 아영이 캐릭터가 약한 건 절대 아니다. 그저 그럴 것 같지 않아 보이던 현호의 변화가 더 커 보일 뿐이다. 아영도 내면을 중시하며 단정하고 바른 눈으로 사람을 보고 판단하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어째 점점 길어지는 감상.. 이쯤해서 그만하고, 다음은 뭘 볼까? 동인지? 유리심장? 일단... 교양시험에 필요한 책이나 먼저 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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