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이르는 남자 건달
현고운 지음 / 눈과마음(스쿨타운)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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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 결혼을 쉽게 생각하는 상경와 윤영이다. 가족들에게 당한 상처를 가지고 열심히 살아보려고 노력하는 상경와 윤영. 그런 비슷한 상처를 가진 사람 둘이 만나 결혼을 하게 된다. 사랑없는 결혼을 하자고, 상처주지 말자고, 그런 의미에서는 서로 잘 해낼 거라고 이야기 하는 두 사람이 바보 같고 웃겼다. 살다보면 드는 것이 정이고 미움이라는데...

 

  딸이라서 태어나자 마자부터 죽을 뻔하고 할아버지의 미움을 샀던 윤영은 부모를 속인 것은 하늘을 속인 것이라며 할아버지가 말해서 하늘을 보지 않으려고 모자를 쓴다. 어머니도 못 먹는 미역국을 어떻게 먹냐며 생일상 받아본 적 없고, 이름도 없이 "꼭지" 하며 불리기도 했다. 게다가 이제는 남동생 앞길 막는다면 도매급으로 결혼까지 하게 생겼다.

 

  상경은 불행한 결혼생활을 하던 부모님을 보아왔고, 끝내 자살이라는 비극적인 결말을 내버린 불쌍하고 미운 어머니라는 짐과, 재혼하여 자신보다 1~2살 적은 동생을 데리고 온 새어머니, 그리고 아버지라는 짐때문에 그때 이후 쭈욱 아버지 안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다. 원래 어머니도 주지 못한 사랑과 믿음을 주고 있는 새어머니와 동생 하경. 미운 것은 아니지만 미묘하게 불편한 감정을 가지고 있다. 아버지에게는 대놓고 싫다 표시 팍팍하지만. 게다가 사랑하던 약혼녀는 동생을 사랑했다.

 

  그렇게 사랑, 결혼이라는 것을 믿지 못하는 둘이서 "합의하"에 결혼을 하게 된다. 내가 보자면 상경은 윤영이가 좋아서 제 감정 제대로 모르고 일단 결혼이라는 일을 추진한 것 같고, 윤영은 상경에게 마음을 줘놓고서도 갈까~ 말까 고민하는 상태였달까. 그렇게 결혼하고서는 둘은 더 불안한 생활을 하게 된다. 파도치는 해변에 지어진 모래성처럼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그런 상황들이 닥친다. 그리고 결국 백기를 들어 버린 것은 윤영이었다. 그가 좋다고 쫓아다니는 여자들 문제가 아니라 이건 오롯이 자신들의 문제라며 '딱 한 번'의 '임신'이라는 폭탄까지 터뜨리고 윤영은 늘 하던 말처럼 '답답하면 도망가겠다' 그렇게 도망간다.

 

  결혼을 도피처로 삼자했지만, 첫만남부터 끌렸던 그 마음 그대로 끝내는 서로 사랑하게 된다. 상경이나 윤영이나 겉으로는 밝고 재미있는 사람이지만, 속은 우울하고 괴로워하는 것이 마음에 안들었다. 제일 기억에 나는 부분은 도망간 윤영을 상경이 찾아내는 중에 상경의 아버지가 상경에게 하는 말, 그리고 찾아낸 뒤 다시 둘만의 집으로 가는 중에 나누는 이야기들이 제일 기억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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