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탄의 카타르
이은진 지음 / 발해 / 2007년 2월
평점 :
품절


  그런 소문이 있었지. 사정상 동인계를 떠나고 로맨스로 고고고 한다던 이야기. 눈에 뛰는 제목, 게다가 정말 낯익은 글쓴님의 이름!

  그래서 보게 되었다. 술탄... 좋아하지만, 술탄들 중에서 제대로 된 인간성은 없으므로 즐기지는 않지만. 사막 같은 소재는 좋아하지만, 남자들이 하나같이 인간성이 별로라서 즐기지는 않는다. 어쨌뜬, 후리지아님의 글이라는 생각에 읽게 되었다.

  역시, 그 글빨, 하지만 그 길었던 숨은 많이 줄어든 것 같다. 적당히 적당히 뚝뚝뚝 숨을 쉴 수 있는 느낌. 솔직히 문장 길이가 엄청났다구요! 어쨌뜬, 읽게 된 술탄의 카다르!

 

  아사드와 누르는 참 묘한~ 관계다. 아사드의 아버지 입장에서 보자면 둘 다 제 아들 딸과 같을 것이고, 아사드 입장에서 보면 누르는 아버지의 사랑을 독차지한 이상하고 요상한 여자일 뿐이고, 누르의 입장에서는 아버지도 아닌 분의 그저 부담스러운 사랑일 뿐일테고.

  그러는 중 둘은 자라고 나이가 들고, 아사드는 누르를 할렘 어딘가로 올 수 밖에 없는 협박을 강행한다. 얼마나 사람이 속이 좁아 보이던지.. 게다가 누르는 새로운 세상이라며 그녀의 가족을 위해, 혹은 자신을 위해 기꺼이 할렘으로 들어간다. 그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얼마나 기가 차고 답답했을지~ 아사드는 순순히 들어오는 누르를 비웃고, 누르는 겨우 이런 걸로 자신을 구속하려는 아사드를 비웃는다.

  물론 할렘에 들어가서 부터는 되려 안절부절못하는 쪽은 아사드. 기겁하면 자신을 찾을 줄 알았는데 얼마나 의연하게 견디는지! 훗~ 그러고 보니, 글쓴님의 여주(예전에는 수님들의) 성격들이 좀.. 많이 강한 편이다.

 

  하지만 얼굴을 한 번 보고, 두 번 보고, 한 번 싸우고, 두번 싸우고.. 그러다 보니 느는 것은 정이요 사랑이다.

  절대 사랑이 아니라고, 그저 빼앗긴 부모님의 사랑이라고 여겼던 아사드는 자신이 누르를 사랑한다는 것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고, 그 뒤로는 일사천리이다.

  특히, 아사드의 질투들은.. 닭 털을 잡아 뜯다 못해, 아예 닭을 잡아 버린다. 우우웃~ 에필로그에 나오는 아들을 질투하는 건 물론, 심지어 눈 먼 악사들을 두고 음악을 듣는 누르에게 혹시나 해서 여악사를 붙이고, 누르를 위해 한국에 올 때는 정말 바람 불면 날아갈까, 누가 보면 부정탈까 꽁꽁 숨기고 숨기고;;

  그래도 누르는 아사드의 성격을 별로 고치려고는.. 안한다. 그냥 하하하~ 하고 웃어 넘기지요.

  적당히 적당히 질투하면 더 예쁠텐데, 너무 해대니깐 나중에는 살짝 식상할 정도~ 아사드는 카리스마 같은 거 보다 그 엄청난 질투들, 닭스러운 행동들만 기억난다. 다른 사람들에게 통하던 카리스마도 점점, 누르를 점점 더 어쩔 수 없을 만큼 사랑하게 될 수록, 더~ 닭스러워 지는데~ 아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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