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에는 늑대가 숨어있다
김랑 지음 / 청어람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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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 그러고 보니 요즘은 글쓴님 이름만 보고 책을 선택하는 경향이 짙어진 것 같다. 문득 이런 말을 하는 이유는 이번 책도 그런 식으로 골랐기 때문이다. 이렇게 말하면 지레짐작하시는 분들께서는 그 작가의 뻔한 스토리나 소재를 이야기 하겠지만, 그것이 그 작가를 진정으로 표현하는 방식이기때문에 나는 되려 반기는 편이다.  글쓴이의 글마다 마다에 가두어진 남자주인공, 여자주인공, 비슷비슷한 성격이나 직업은 사실 이름 석 자 (김랑님같은 경우는 두 자, 혹은 네 자)만 보고 책을 고르는 나같은 사람에게는 배신과도 비슷하긴 하지만, 그래도 밉지 않고 더더욱 기다려 지는 것은 역시 그 글쓴님만의 특유의 성격이 책 구석구석에 숨어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런 맥락에서 김랑님의 글에 나오는 남자주인공, 여자주인공은 너무 특별하지도 너무 별나지도 않아서 좋아하는 편이다. 이번에 이수도 그런 면에서 정말 좋아하는 타입이다 >ㅅ<♡

 

  파산부 검사인 이수, 드디어 돈을 모아 아파트를 구입하게 되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중계약으로 금봉이라는 남자와 동거를 하게되는 상황에 이르게 된다... 하지만, 글쓴님은 동거 중에 파릇파릇 돋아나는 애정에 촛점을 맞추지 않았다! 금봉은 강력계 형사이기 때문에 일주일에 서너번도 집에 들어오지 못한다. 금봉과 이수는 같이 사는 모습이기는 하지만 그렇게 얼굴을 맞대고 애정이 돋아날 시간이 없었다. 하지만 그러는 중에도 한 번더 눈길이 가고, 한 번 더 말을 걸고 한 번 더 생각하고.. 결국에는 금봉은 이수 걱정에 안달하는 지경에 까지 온다. 무심한 이수, 바보같은 이수, 내 상상속의 금봉은 '늑대'라기 보다 '곰'에 가까운 모습을 하고 있는데, 큰 덩치에 남자'다운'성격에 가녀리고 예쁜 이수가 이 남자와 차를 마셔도, 집에 조금만 늦게 들어가도 집에 잘 들어가도 문단속은 했는지.. 하는 생각에 노심초사하는 모습을 상상하면 정말 즐거웠다. 정작 이수는 둔해서 금봉의 그런 마음을 잘 몰랐지만 말이다.

 

  참, 이수의 정의감 넘치는 성격에 맘에 쏙 들었다. 파산을 원하는 가난한 사람들의 사정을 하나하나 들어봐주고 공감해주는 모습이 글에 쏙쏙 나오는데 정말 맘에 들었다. 게다가 그런 시원한 성격으로 금봉에 대한 불신(?)이 점점 변하는 시선도 흥미진진했다.

 

  하지만.. 사실 더 맘에 드는 것은 그 둘의 그래서 결혼을 했고 잘 살았다~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시 진지하게 사귄다!로 끝나서..(진지하게 사귄다로 끝났다기 보다.. 좀... 본능에 충실해지고 서로에 대한 감정을 깨닫는다.. 쯤으로 끝난다.) 서둘러 결혼을 한다면 그 재미가 떨어졌을 법 한데, 그러지 않고 깔끔하게 끝낸 게 더 맘에 든다.

 

 

  이수나 금봉이나 참 맘에 드는 주인공이었다. 이수에게 집적대는 동기 변호사보다 금봉쪽이 훨씬더 인간미 있고 좋았다. 게다가 이수도 바보가 아닌 터라 동기 변호사보다 금봉에게 애쓰는 모습도 더 좋았고... 읽으면서 으흐흐흐흐_하는 웃음을 흘리게 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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