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전 어느 날
권수진 지음 / 두레미디어 / 2007년 1월
평점 :
절판


  정말 속상했다. 2007년 1월은 무슨 조화인지, 고생고생해서 여자주인공들이 아기를 낳고 아기의 친부와 고생고생끝에 잘 되는 내용들의 책을 많이 접했다. 이제껏 그런 글을 본 적이 없었는데 말이다. 이번 1월 동안 다 읽은 기분이라고 하면 과장일까, 나는 결코 그렇지 않다고 말할 수 있다.

 

  영주는 민욱이 재벌2세인줄도 모르고 그냥 같은 대학의 CC에서 시작으로 정말 알콩달콩 사랑을 키워가고 있었다. 게다가 오늘은 그에게 사랑의 결실이 있다는 이야기를 해줄 참이었다. 하지만 그는... 약속시간이 다 되도록, 가게 마감시간이 지나도록 나타나지 않았고 버림받은 것을 알게된다. 민욱의 오피스텔이면 샅샅히 찾아다녔지만 민욱의 행방은 오리무중, 게다가 민욱의 어머니라는 사람이 찾아서 영주에게 '넌 아들이 심심해서 찾은 장난감'이라느니 하는 막말을 해댄다. 그리고 아이를 지워라면 엄청난 액수의 돈을 내어놓는다. 더 기가찬 건... 영주는 민욱의 아이를 낳겠다고 하고 민욱의 어머니는 대신 그 아이는 법적으로 절대 민욱의 아이가 될 수 없다는 공증된 각서까지 쓰게 된다. 그리고... 7년이 지난다.

  

  처음 글을 읽을 때, 정말로 민욱이 뻔뻔하다고 생각했다. 그럴 수 밖에 없었다. 책에도 별 말이 없었고, 7년만에 민욱은 영주를 찾았다. 영주는 이미 민욱에게 질릴 만큼 질린 상태. 그저 민욱을 쏙 빼닮은 아이와 함께 오손도손 서로 사랑하면 세상을 살고픈 맘밖에 없었다. 민욱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우연을 가장해 민욱은 영주를 만나지만, 영주는 이것이 우연이 아니라는 것을 단번에 깨닫는다. 그리고... 다시 나타난 민욱의 어머니. 더 큰 돈을 쥐어주면 다시 떠나라, 아이는 두고 가라.........이야기를 한다. 영주는 좌절했고,

 

  민욱은 바보다. 제가 스스로 뛰어봤자 민욱은 제자리 뛰기 밖에 안하고 있는 것이다. 영주는 민욱보다 더 먼곳을 바라보면 아이과 저를 생각하며 행동하고 말을 했다. 내가 영주같은 입장이라면 민욱의 어머니를 이해해도 용서할 수는 없을 것이다. 절대 용서하지 못할 것 같다.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그렇게 내 마음 알아 주지 않고 모진 말을 했다. 정말 속상했다.

 

  하지만 역시 둘의 사랑을 공고하게 만들고, 특히 상처받은 영주를 일어서게 만든 사람은 그 둘의 아이. (아이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다만...;;) 똘똘하고 바른 영주의 아들이 민욱에게는 영주에게 다가갈 용기를 주고, 지칠대로 지친 영주에게는 일어설 힘을 준다. 역시 아이의 힘이란!!!

 

  여주 혼자 힘들게 아이를 낳고 아이의 친부와 고생고생 끝에 잘 되는 내용에서는... 잘나 남주, 여주보다 훨씬훨씬 아이들이 좋다. 똘똘하지 않아도 좋다. 그저 엄마 좋고, 아빠 좋고, 그러니깐 같이 살아야 된다고 눈물 짓고 이야기 하고 웃음 짓고 이야기 하는 것이.. 한편으로 내 손이 후련했다. 민욱의 어머니는 용서하지 못해도 둘이 잘되는 것은 용서할 수 있다는 이런 모순된 마음이 있는 것이다-ㅅ-;;

 

  하지만 이 책의 단점...은 영주가 민욱을 너무 쉽게 용서한다. 따지면.. 용서라고 할 것이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저 닮은 아이를 혼자 키우고 7년동안 그렇게 맘 고생했을 텐데.. 영주는 민욱을 너무 쉽게 받아들이고 용서하는 것이다. 내가 책을 읽다가 '엌! 뭐야! 벌써 용서해! 더 굴려야지!!' 할 정도로 말이다. 참고로 나는 정말 남주, 여주가 힘들어 하는 것을 싫어한다. 하지만.. 정말 남주가 좀 힘들어야 해! 할 정도로 짧았다. 이게 재미를 좀 반감시키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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