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 for Love
신경희 지음 / 북박스(랜덤하우스중앙) / 2007년 1월
평점 :
절판


  ....진짜 읽으면서 기도 안찼다. 이런 악역의 역할을 만드는... 그러니깐 좀 진지하고 좀 무겁고 악역의 비중이 적당히 있는 책들을 보면.. 정말 글쓰는 사람들의 생각을 한 번 뒤집어 보고 싶다. 어떻게 생각하면 이런 악역들이 나오는지...

 

  줄곧 내 멋대로 쓰는 글이라 완전 내용 미리 알려주는 글이 많았지만... 이건.. 확실히 내용 미리 있습니다.

 

 

  책의 분위기 자체는 어두운 편이 아닌데.. 그러니깐 기가 차고, 너무 속상했다. 우울하면 단 바나나 우유를 마시는 현승이 우유를 사가지고 편의점에서 나오면서 주저앉아 담배를 피며... 울고 있는 태경을 처음 보게 된다. 이게 첫 만남. 그 뒤 현승과 태경은 매번 이런 상황에서만 부딪히게 된다. 태경이 술에 취하고 담배를 피고 있을 때. 그럴때 어쩐 일인지 현승은 태경을 꼭꼭 만나게 되었고, 울어도 눈물만 흘리는 태경의 모습에 현승은 처음에는 나와 비슷한 모습이구나, 싶었지만 점점 시간이 갈수록 알 수 없는 감정을 느끼게 된다. 그냥... 서서히 서서히 그 감정을 깨닫게 된다. 내치지도 않고 모른척 하지도 않고... 그렇게 태경을 좋아하는 마음을 키운다.

 

  매번 현승에게 보기 좋지 않는 꼴만 보이던 태경. 아무것도 묻지 않는 현승이 너무 편하다. 4년만에 처음으로 사귀는 사람. 그만큼 특별한 의미로 다가온 사람. 하지만 태경은 5년동안 모든 것을 바쳐 열렬히 사랑하던 사람이 어느 순간 다른 여자가 좋다고 하고 3개월만에 결혼하는 꼴을 보고 자살결심까지 하게된.. 그래서 사랑을 하고 싶지도 믿고 싶지도 않은 상태이다. 주위의 도움으로 많이 편해지기는 했지만... 문득 생각나고 그땜다 힘들어 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 그래서 현승이 편하고 좋기는 하지만 그 감정이 뭔지.. 생각해 볼 여유조차 없는 상태. 친구의 도움으로 현승을 사랑한다는 감정을 힘들게 알게 되지만... 여전히 그녀의 앞에 놓여있는 저번 사랑의 잔재가 힘들게 한다.

 

 

  그러니깐 태경과 사귀었던 영훈...이 서로를 진심으로 사랑했다는 것은 알겠다. 5년 동안 부모님들까지 다 알정도로 그렇게 온 몸으로 서로 사랑했고 온 마음으로 사랑을 받았던 두 사람인데... 영훈을 짝사랑하던... 그러니깐 어디서나 주목받고 사랑받던 아름이 유일하게 영훈에게서만 따뜻한 눈길 한 번 사랑 한 번 받지 못해서.. 아름의 사랑으로 모든 것이 엉망이 된다. 아름은 영훈에게 있어서 친 아버지와 진배없는 재현의 아버지의 목숨을 가지고 영훈과 결혼을 했고 영훈은 태경을 버리고 아름과 결혼했다. 그리고 4년이 지났고... 여전히 태경만 생각하고 사랑하는 영훈은 아름과 이혼을 하고 귀국한다.

 

  ...보면서 정말 기가 찼던 부분은 사람 목숨 가지고 태경과 영훈을 갈라놓은 아름의 부분이다. 하루라도 수술이 급박한 상황에서 아름은 영훈에게 선택을 강요했고, 영훈은 아름을 선택했다. 아니 아름 뒤에 있는 재현의 아버지를 선택한 것이다. 그리고 아름은 이혼 후 귀국한 영훈을 따라 귀국해서 온 훼방을 다 놓는다. 모르겠다. 그런 사랑도 있는가.. 싶다. 지독하고-ㅅ- 그래서 밉다. 아름은 말로는 영훈에게 니가 나를 선택했고 우리는 4년동안 결혼생활을 했다. 니가 차가운 눈으로 지독한 말을 해도 너와 함께 있는 시간이 좋다. 무슨 짓을 해도 좋다. 그냥 있어달라고 매달린다. 게다가 태경이 영훈을 다시 받아준다면 조용히 물러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포기하지 않겠다고... 아름은 모든 책임을 영훈에게 넘기고, 영훈은 모든 책임을 아름에게 넘긴다. 그리고 태경은... 우연찮게 그런 사실을 알게 되고..

 

  태경이 모든 사실을 알고 한 말 중에 이런 말이 있다. 영훈과 그렇게 헤어지고 나서 많은 사람을 잃었다고 친 아버지같은 재현의 아버지를, 친 어머니 같던 영훈의 어머니를 그 외 모든 사람들을 졸지에 잃었다고... 그말이 어찌나 공감가던지. 그리고 그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나는.. 무조건 현승이 좋았기 때문에 태경이 현승을 놓고 영훈에게 가는 것이 아닌가 싶었다.

 

  솔직히... 만약 결혼을 한다고.. 가장 평범하고 가장 자상한 현승같은 남자가 좋을 것 같다는 생각까지 했다. 물론 현승도 아팠던 때가 있었지만... 어쨌든 얼마나 속이 상했는지.. 동생에게 묻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 너는 어쩔 꺼냐고.. 물론 아무리 좋아도 이미 헤어진 사람 다시는 만나지 않겠다는 대답을 들었지만, 책 속의 여자분들은 어찌나 그리 ㅠㅠ 마음이 약하신지, 나는 가슴이 벌렁벌렁.

 

  제일 불쌍한 사람은... 그래도 뭐니뭐니 해도 현승과 영훈같다. 현승은 아무것도 모른 채 태경만 바라보고 태경의 입술에서 나오는 말만 빋고 있는데.. 연락이 없으면 그저 기다릴 수 밖에 없는... 뭣도 모르고 참고 기다릴 수 밖에 없어서.. 그래서 불쌍하다. 태경이 제 몸 하나 간수하지도 못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신경을 쓰지 못하는 데 그래도 마냥 기다릴 수 밖에 없는 현승이 불쌍하고.. 영훈도 이게 뭔 꼴인가 싶었다. 정말로 태경이 하나 밖에 없는데 아름이 때문에 모든 게 깨어진 것이다. 다행히 재현의 아버지는 건강을 찾을 수 있었지만.. 제 인생의 허전함을 모조리 혼자 느낄 수 밖에 없는 영훈이 정말 불쌍했다.

 

  그리고 제일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이 아름과 재현.. 물론 재현은 친구의 사랑이 눈 앞에서 사라지고 대신 아버지의 건강을 얻었기 때문에 그래서 아름을 무조건 미워할 수 없다는 것. 모순 적이지만.. 그냥 이해는 못해도 납득을 하겠는데... 아름은 정말이지-ㅅ-최고의 악당이다. 저만 망가지면 되지 대체 4년동안 4사람.. 모조리 다 망가진 꼴이다.

 

  읽으면서.. 현승의 애교덕분에 행복했지만.. 중간중간 턱턱 막히는 과거사때문에 적당히 속상해하면서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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