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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프린스 1호점
이선미 지음 / 눈과마음(스쿨타운) / 2006년 7월
평점 :
품절
얼결에 남자들만 (그중 킹카들만) 종업원으로 쓰는 '커피프린스'에 위장취업한 은찬이도 어처구니가 없지만, 남자인 걸 알면서도 은찬에게 하루하루 눈과 마음을 빼앗겨 버리는 한결이도 참... 어처구니가 없었다. 특히 위급상태에서 은찬이가 여자라는 것을 알고난 후가 더 기가막힌다. 혼자서 얼마나 자존심상해했을지 알긴 하겠지만 참..
처음에는 은찬이 여자답지 못하고... 아니 여자답지 못하다는 말은 빼고, 너무 덜렁거리고 먹는 것을 좋아하고.. 어디 하나 차분한 모습이 없어서 싫었다. 차라리 허영과 사치가 심하긴 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은찬이의 여동생이나 엄마 쪽이 더 마음에 들 정도로.. 실제 그런 사람들이 있다면 난 셋 다 좋아하지 않는 타입의 사람이겠지만 말이다. 정말 싫어하는 타입이다. 생각없이 막무가내로 철 없는 사람도, 어떻게든 혼자서 다 짊어지려는 사람도 좋아하지 않는다.
생각하는 것도 말하는 것도 정신없고, 행동은 더 정신 없다. 조금한 동네에서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하는 모습. 게다가 먹는 것은 엄청 밝히는 데다가, 좀 많이 둔하기도 하다. 정말 미워하는 모습인데, 그래도 미워할 수 없는 부분이.. 은찬이가 아버지의 유지를 이어 받아 가정을 지키고 싶어 하는 모습 때문일까나.
그런데 한결은 모 기업의 후계쯤으로 과거가 좀 있고, 그래서 그냥 백수가 소원인 남자인데 은찬을 만나고 은찬에게 택도 안되는 아르바이트를 제시한다. 물론 은찬은 얼결에 휘말려가다가.. 나중에는 일이 꼬이고 말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여자다운 면이 있었을 텐데 그것을 알아채지 못한 한결이 이상키도 했다. 생각해보면, 그냥 길에 다녀봐도.. 나도 저 사람이 여잔지 남잔지.. 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래서 이 부분은 그냥 넘기고!
사고뭉치인 여동생과 골치인 어머니 사이에서 동분서주하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여동생은 계 조직해서 연예인학원 등록하려고 하고, 어머니는 명품쇼핑에...!!! 그렇게 따지면 은찬이는 얼마나 성실하고 착한지, 분명 은찬이는 최고로 착한 여자주인공이다! 긍정적이고 낙천적이고!
게다가 관람 포인트는 한결과 은찬이의 달콩한 행동들, 그것이 지네들 데이트인지도 모르고 선물인지도 모르고 의미심장한 말인지도 모르고 하는 모든 것이.. 솔직히 다 아는 내 입장에서는 흥미진진하게 집중할 수 있었다.
그런데, '커피프린스1호점'에서는 은찬과 한결의 사랑 이야기 보다는... '커피프린스'라는 커피파는 곳을 만들고 하는.. 그런 모습이 더 두들어졌고, 사랑이야기도 끝 부분이 되서야 간신히 나와서... 이야기의 중점을 어디에 맞춰야 할지...
2007년 7월 30일 덧말 :
mbc에서 윤은혜, 공유 (이선균, 채정안) 주연으로 실사화 되었다. 솔직히 난 책은 재미있게 읽은 편이 아니라서 볼 생각도 안하고 윤은혜가 나온다길래 대략 kbs에서 했던 포도밭 그 사나이를 생각하고선 보지도 않았는데 화면도 억지스럽지 않으면서 이야기도 잘 흘러가고 (비록 내가 채정안이 하고 있는 역을 싫어한다 하더라도 드라마는 재미있는 편이었다.), 그러니깐 삼순이가 떠올랐다. 드라마는 드라마 자체로 재미있는 것 같다. 아무래도 내가 책을 읽으면서 상상했던 사실이 눈에 만들어졌다고 볼 수 있으니깐 그만큼 더 애정이 간다고 할까^^? 마지막은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당근 행복한 결말이겠지만, 월, 화만 기다리면서 드라마는 잘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