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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겐 너무 어린 그이
이아나 지음 / 청어람 / 2003년 10월
평점 :
솔직히 '프로게이머'니 '스타크래프트'니... 다 좋아하는 것이라서 흥미진진하게 읽었다. 하지만 갈수록 진영의 아이보다 더 심한 생각과 모습에 좌절했다. '비교당한다'라는 거 정말 기분 나쁘고, 또 심하면 내 인생을 좌우할 만큼 큰 영향을 끼친다. 고로 이 책은 그 '비교당한다', 게다가 '형제'라는 옵션이 붙어서 최악이다, 진영이 살아있는 것 자체가 나는 완전 신기했다.
또 희주의 심정이 이해된다. 주위에 결혼한 친구들도 있어서 일까, 그리 많은 나이는 아니지만 능력과 사랑사이에서 고민하는 심정이 이해된다. 내 이상형과 내가 현재 반한 사람과 틀린 것도 이해되고, 책은 한권에 끝나니깐.. 만약 정말 이런 일로 방황하게 된다면.. 나는 어느 쪽일까? 어느쪽이든 생각만 해도 싫다. 부디 내 앞에는 여러모로 두루두루 적당한 사람이 나타났음 좋겠다.. 사실 이것도 실현 불가능이라는 것을 잘 안다.
읽은 로맨스 소설책중에서 최고로 생각없고 비전없는 남주였다. 비전없다는 말, 미래가 없다는 말은 진영이 그만큼 과거의 늪에 빠져 헤어나오지 않는 것을 뜻하고, 여전히 사회에 나오는 것에 겁을 내며 숨어 있는 것을 뜻한다. 희주가 참 많이 난감했을 것 같다. '현재 하는 일이 100% 좋아'라고 말은 하지만 사실 진영은 그렇지 않았으니 말이다. 사실 제가 하는 일을 알리고 싶지 않으면서 말이다. 이것도 저것도 핑계거리를 만들어 놓고 도망다니는 것이 마치 나랑 같은 모습이라서 씁쓸했다.
여기서는 악역보다 연애는 처음인 희주를 위해주는 사람들이 많이 나온다. 단 하나, 변리사 사무실에서 남자 하나 잘 물자 주의인 직원이 하나 나오는데 어찌나 재수없는지... 그 쪽이 희주를 좋아하든 싫어하든, 실제로 그런 사람들이 많으니 말이다. 사람이 싫든 않든, 적어도 일에는 지장 안되게 해야하는 거 아닌가?, 적어도 뒷말하고 다니는 건 안되지. 여튼 이해 안된다. 꼭 이런 거지같은 x이 있다. 뒷말하는 사람, 주동하는 사람을 제일 싫어한다. 게다가 그런 일을 여자가 한다면 완전 비호감 급상승. 정말 싫어한다. 인간으로서의 가치를 발견할 수 없는 것들.
이야기가 많이 샜지만, 음... 다시 돌아가서 진영은 프로게이머인것, 그리고 그래서 인터뷰나 cf같은 것을 찍는 것.. 을 피해왔다. 부끄럽기 때문이다. 친척들에게 알리기도 싫고 말이다. 뭔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자신은 그러면서 결혼할 여자는 제대로 된 직업, 외모, 성격을 바라는 것도.. 사람이, 인생이 참 모순 적이지.
그냥 심심찮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오늘따라 생각 많은 나는.. 참 배우는 게 많은 책 같다.
정말로 결혼할 때는 능력, 조건, 인물... 뭘 봐야 하는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