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전투조종사의 사랑
장소영 지음 / 발해 / 2006년 11월
평점 :
품절


  지윤은 국내 최초의 여성 전투 조종사이고, 대대장인 우혁은 지윤이 못미더웠다. 첫 만남에서 못미덥다, 라는 티를 팍팍 내며 지윤의 기를 죽이려고 하던 사람이다. 하지만 지윤을 지켜보면 볼 수록 어느 사람 못지 않게 죽을 듯이 노력하는 모습이 마음에 들었고, 그러다 보니 우혁은 지윤을 여자로서가 아닌 군인으로서도 충분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지윤이 기종변경교육을 받는 6개월동안 충분히 그것을 깨닫은 우혁은 이제 그녀에게 저돌적으로 다가선다.

 

  첫인상은 강해보이는 것을 물론이요, 냉혈한에 무뚝뚝함 그 자체이던 남자가 어느새 능글맞고 음흉하게 변해가는 모습과 그 모습에 천천히 마음을 열 수 밖에 없는 지윤을 보는 게 흥미진진했다. 책장을 넘길수록 계속되는 우혁의 닭살행각에 지윤의 마음을 열리는 지 몰라도 서서히 내 마음의 문을 닫힌달까...



 

  여자이기때문에 군대에서 당할 수 있는 차별적인 말과 행동을 참고 이해하고 대신 자신이 여자라는 것도 잊고 남자들보다 더 노력해야한다는 압박을 스스로에게 줄 수 밖에 없는 그녀가 안타깝다. 아버지를 따라 조종사가 되고 싶었기 때문에 조부모님의 반대에도 하고 싶었고, 아버지처럼 슬픈 사랑을 싫었기 때문에 남자를 대함에 불편하고 거리를 두던 그녀.

 

  그랬기 때문에 그녀에게 더 사랑을 주던 우혁. 아, 행복해~♥ 소소하게 그녀를 배려하고 걱정되고 안아팠으면 좋겠고, 울지 않았으면 좋겠고... 그녀의 한마디에 천국과 지옥을 오가던 우혁을 보면서, 역시 임자는 따로 있구나~ 하는 생각도 했다. 어떻게 그 차갑고 냉혈한이던 이 정도로 망가지듯(!) 변할 수 있겠는가.

 

 

  ".....바다에서 구해오는 즉시 결혼할 겁니다. 필승."

 

  수 많은 닭살스러운 말중에서 이 말이 계속 기억에 남는 이유는 뭔지, 그녀와 이제 행복할 일만 남았을 것 같은 순간 닥친 시련에 우혁이 한 말이다. 생사의 갈림길에 선 그녀의 곁에서 열심히 힘내라고 하던 그. 그리고 지윤 덕에 냉전 중이던 아버지(공군 참모총장이라던데) 와도 일단 화홰 분위기까지 닥치게 된다.

 

 

  이 책의 묘미는 뭐니뭐니 해도 우혁의 놀라운 변화이다. 어떻게든 그녀와 결혼을 하고 싶어 달래보고 화도 내 보지만 결국 지윤에게 잔뜩 휘둘리는 우혁의 모습이 재미있다. 정말 냉혈했던 그 남자가 맞아? 라고 생각할 정도로 지윤에게 있어서, 그리고 우혁 자신에게 있어서도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사랑이 되어 가는 그 모습이 정말 마음에 꼬~옥 든다.

 

  힘들었기만 했던 유년시절을 보냈던 지윤이 행복할 수 있어서 좋았고, 군대에 심취해 있던 정없던 아버지 밑에서 아버지를 미워하는 방법만 알았던 우혁이 지윤을 통해 사랑을 할 수 있는 모습도 좋았다.

 

  단지 마음에 안드는 부분이라면 지윤의 도망간 어머니가 너는 나를 이해해 줘야 한다고 혼자 열심히 외치던 부분. 나야 말로 자세한 내막을 모르겠지만, 이해할 수 있다 없다는 떠나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이 낳아준 부모라니, 싫었다.

 

  부담감없이 이야기 자체를 즐길 수 있는 책이었다. 행복해질 수 있었고, 마음도 가득차는 느낌이 들었다. 로맨스 소설을 시작하는 분이시라면 이 책부터 시작해도 좋습니다! 군에 대한 특별한 지식이 없더라도 무난하게 읽을 수 있고, 왠지 그 군에 대한 한 자락을 나도 함께 했다는 특별한 기분도 들고... 일거양득이랄까^^

 

 

  마지막으로 책 제일 뒤에 있던 " 힘든 훈련과 시험을 통과해 모든 여성들에게 여성으로서의 자부심을 느끼게 해준 여성 전투기 조종사들의 노고에 박수를 보냅니다. " 라는 말! 나도 박수! 


 

 

 

 
< 팰컨5, 지금 당장 탈출하라. 이지윤 대위. 탈출하라! 명령이다! >

" ……팰컨1. 정우혁 중령님……. 당신을 사랑합니다……. 이상. "

< ……! 이지윤! 탈출해! 지금 당장 비상탈출버튼을 눌러! ……안 돼! 지윤아! >

 

 

전투기의 고장으로 비상탈출을 해야 하는 시점에,

민가를 지키기 위해 바다 가까이에서 탈출한다는 지윤,

그리고 그 모습에 애타는 우혁.

또... 지윤의 첫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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