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뒤의 사랑 -상
이희정 지음 / 발해 / 2006년 7월
평점 :
품절


  이희정님 책이라고 해도 이제 겨우 4권 (녹우, 복남이 이야기,모전여전, 사랑 뒤의 사랑)째이지만, 참 보면서도 달다달다 하면서 읽고 있다. 하지만... 나는 절절하게 슬픈 책은 잘 읽지 않는다. 굳이 비슷한 분위기로 설명을 드리자면 내가 읽은 이희정님의 글중에서는 녹우와 비슷하다. 하지만 좀 다른 슬픔? 그리움이 느껴진다.

 

  무슨 기분이었는지 시험이 끝나고 좀 정신 차릴려고 하는 중에 쿵~ 하고 떨어진 불길한 과제들때문에 무슨 생각을 빌렸는지 모르겠다. 아무리 그 글쓴님이 좋아도 여주가 혹은 남주가 고생을 진탕하는 책을 내가 고를리 없는데 말이다. 어쨌든 빌려서 늦게 늦게 읽기는 읽게 되었다.

 

 

  여주인 형경은 대학시절 만나 사랑을 하던 진현과 어른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결혼을 했다. 그리고 진현이 불의의 사고로 (교통사고로) 손쓸 틈 없이 죽었다. 그때 형경에게는 진현과의 사랑의 결실이 크고 있었다. 형경은 아기를 위해 힘을 얻고 살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녀의 심장은, 마음은 그 날 이후 멈춰있다.

 

  세월은 흘러 어느새 아이가(승표>ㅅ<) 초등학교 입학을 하게 되고 일은 아이의 급식도우미로 가던 그 때 일어난다. 승표의 담임인 유범이 형경에게 한 눈에 반해버린다. 유범의 행동을 보면 한 눈에 반해버리는 것이 아니라, 운명을 느낀다. 영혼의 생채기? (내 표현이 참..ㅎㅎㅎ) 하지만 그녀는 학부모, 남편과 사별하게 혼자 있기는 하지만... 이것저것 걸리는 것이 너무 많다. 그래도 그녀를 생각하기만 해도 행복하고 들뜨는 유범.

 

  형경은 그대로 아이를 낳아 기르기때문에 아직까지 진현의 집안 대소사에 참석한다. 진현의 어머니는 너무나 당연한 듯 형경에게 많은 것을 요구하고 형경은 그것때문에 너무 힘들다. 게다가 여자 혼자 나이 낳아 기른다는 편견때문에 아들 승표를 지키느라 더더더 힘들고... ㅠㅅㅠ

 

 

  이 글쓴님의 특징..이랄까, 읽으면서 잡아당기는 점이 바로 여자쪽에서 결혼을 한 번 하고 이혼, 사별을 했다는 점. 음... 그런데 정말 그것때문에 힘든 점을 사실(?)적으로 적어내렸다는 점. 어디서나 한 번 듣고 가족, 친척들 중에 한번은 있을 법한 그런 힘든 일이기에 그리고 그 힘든 일을 알고 있기때문에 정말 답답하고 가슴 아프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줄줄-ㅅ-나는 정도. 이 책에서는 진현이 죽고 진현의 가족들과의 대립, 그리고 사회와의 대립, 또 남주와 결혼하기 위해 남주의 집안과도 대립하고... 천상 여자이기는 하지만 결코 약한 성격은 아닌 형경이 견디기 힘들만큼 안타까운 일들이 일어난다.

 

  혼자서 아이만 믿고 살는 형경에게 고비가 너무 많아서 안타깝다. 그만큼 점점 자신감도 없어지고 세상을 무서워하는 형경이 너무 안타깝다. 그런 중에 나타난 유범은 형경에게 튼튼한 벽 같고 보듬어주는 따뜸한 품이 되는 사람이다. 하지만 이 사람과의 결합....에도 많은 것들과 대립해야한다.

 

  아아아아아아아아아, 너무 안타까워, 불쌍하잖아!!!

 

  하지만 다행히 해피엔딩이라는거ㅠㅅㅠ

 

  "선생님, 우리 엄마 좋아해요?"
  "어?"
  "그럼, 선생님이 우리 아빠 되는 거예요?"
  "어, 어?"
  승표의 당돌한 질문에 오히려 유범이 당황하고 말았다.
  "있잖아요, 전 엄마도 좋지만 선생님도 좋아요. 그러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뭐? 아하하하!"
  "그러니까 우리 엄마 좋아하셔도 된다고요. 저는 걱정 마세요, 선생님."

 

 

  완전 소중하고 귀여운 형경과 유범의 아들 승표!! 승표의 그 재롱과 애어른같은 안까타운 모습때문에 두 권을 읽는 내내 예쁘지만 불쌍하고... 애가 뭔 죄가 있다고.. ㅠㅅㅠ 아무리 사람이 잘 몰라 죄를 짓는다 하더라도.. 승표가 받은 상처를 정말 풀리지 않을 만큼 어른들의 잘못이다. 승표와 남주 유범때문에 웃고 운다 증말 ㅠㅅㅠ


 

  "나에게 와. 사랑이 어떤건지 아직 잘 모르는 나에게 당신이 와서 사랑을 가르쳐 줘. 제발, 제발 나를 밀어내지 마. 나를 더 나쁘게 만들지마. 당신만 온다면 나도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김형경, 내손을 잡아. 제발!"

 

 

  그리고 뜬금없이(?) 나타난 겸. 겸의 안타까운 사정도 볼만하다. 형경을 자신의 어머니와 동일화해서 형경을 바라보다 어느새 사랑..이라고 하기보다는 집착, 독점욕을 느끼고 그 감정에서 힘들어하고 휘둘리는...... 밉지만!!!!!! 정말 밉지만 그래도 미워할 수 없는 안타까운 사람.

  (그의 외전을 보면... 그래도 미워할 수 없다ㅍㅅㅍ 원래는 착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서ㅠㅅㅠ)

 

  그냥 정말 둘이 잘 됐으면 하는 생각으로 봤다. 이희정님의 <녹우>도 그런 정말 그런 심정이었다. 제발 둘이 잘 되라, 세상아, 혹은 남주의 가족들아. 여주 너무 미워하지 말고 사람 됨됨이를 보고 결정해라는 식으로.. 하지만 이 책도 그런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달달하고 행복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마음이 아리는... 그래서 소중한 기억이 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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