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님, 사랑해요
문현주 지음 / 북박스(랜덤하우스중앙) / 2006년 5월
평점 :
품절


  왠지... 내용을 추측하게 하는 제목 <교수님, 사랑해요>. 언제부턴가 인터넷쪽으로도 활발...까지는 아니지만 신간 정도는 확인하곤 했는데 <교수님, 사랑해요> 라는 이북이 소개된 적이 있었다. 이제나 저제나 한 번 보고 싶었다. 평가는 그리 좋았던 것 같지 않지만... 음음, 제목이 나를 끌어당겼다.

 

  첫장부터 여주인 세빈이가 불쌍하고 불쌍해서 눈물만 흘렀다. 어찌나 불쌍한지... 정말 <비가>와 <단한번만이라도> 다음으로 가장 화딱지 나고 여주가 불쌍했던 소설이다. 첫장부터 무지 어의없는 일을 당한 세빈, 게다가 결혼상대자인 오빠 세혁의 친구 민규는 공부다 강의다 뭐다 해서 결혼식 준비 일체를 22살 세빈에게 맡겼다. 세빈도 뭘 알겠어. 양쪽 부모님한테 끌려다니면서 몸고생 맘고생. 하지만 그렇다고 민규가 알아주는 것도 아니고, 세빈도 포기하고... 그래도 세빈은 민규쪽 부모님에게 책 잡히지 않게 열심히 열심히 하고.. 하지만 민규는 그것도 모르고.. 조금씩 민규에게 마음을 여는 세빈. 독하게 민규가 가라고 해도 안가야지~ 이혼 안해야지~ 하는 착한 마음을 먹었는데도, 민규 이 짜식은-ㅅ- 세빈이를 가지고 노는 것인지, 어찌 그렇게 오해할 만한 상황만 만들어서 세빈을 힘들게 하는 건지!

 

  세빈의 마음이 열릴 듯~ 하면 민규가 초치고, 또 열릴~~~ 듯 하면 또 민규가 초치고.

 

  보면서 애들 정말 결혼한 부부 맞아? 싶을 만큼 ㅠㅅㅠ 세빈이가 너무 불쌍했다. 정말 그렇게 운 적이 최근에.. 음음, 왠만히 불쌍해서는 잘.... 울기는 하지만, 정말 세빈이가 불쌍했다. 전부다 아니라면 그냥 쉽게 포기하고 단념한다는 부분에서 세빈이 마음이 절대 공감되기도 하고 이해도 되고.

 

  그런데, 이거~ 묘~~~~~~~~~ 하게 어디서 본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비슷하다? 어쨌뜬 그냥 데자부를 느꼈다. 이틀동안 책을 너무 이것저것 봐서 그런가, 뻔하다는 느낌과 함께 왜.. 음.. 식상함? 물론 그 식상함이나 뻔한 스토리가 작가의 문체와 세빈의 삽질과 합쳐져서 책의 페이지가 넘어갈수록 그런 것이 느껴지지 않기는 하지만 >ㅅ<//

 

  어쨌든 민규가 뒤에 반성하고 세빈이에게 화해하지 않았다면 정말 최고로 나쁜 남주였을 정도로.. 오만정이 떨어진다. 잘생기면 뭐해, 이 로맨스소설바닥에서 못생긴 남주 없고, 민규정도는 잘생긴 축에도 못드는데!!! 하고.. 음음, 책 다 읽고서도 분노하고 있다.

 

 

 

 

 

  "모르는 이야기라고 말하고 싶어요? 나와 결혼하지 않으면 평생 그 좋아하는 연구 못하게 하겠다는 할아버지 협박에 어쩔 수 없이 결혼했다는 거 알아요. 이혼했다고 설마 교수 자리에서 다시 내쫓겠어요? 그러니까 이제 그만 나 놓아줘요.... 시작은 그랬지만? 다음 말이 혹시 살다 보니 내가 좋아졌다는 말은 아니겠죠? 그 거짓말을 누가 믿을까요? 세상사람 모두에게 말해보세요. 아무도 믿지 않을 거니까. 더불어 나도 믿지 못해요. 난요,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가장 소중한 존재가 되고 싶고, 어떤 상황에서든 가장 우선시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전화 거면 내가 무슨 말을 하려고 했는지 들어보려 하지도 않고 회의 중이네, 일하는 중이네 하면서 매정하게 딱 끊어버리는 사람 말고요. 그럴 때마다 내가 얼마나 상처 받는지 모르죠? 다정하게 오늘 하루 뭐 하면서 지냈냐고 물어봐주는 것까지도 기대하지 않았어요. 그저 내 전화를 성의 있게 받아주고 귀 기울여 들어주길 바랐어요. 교수님에겐 교수님 일과 연구가 가장 소중하잖아요. 날 는 세 번째, 네 번째로 아픈지 힘들어하는지도 몰랐잖아요. 내게 관심도 없고요. 교수님과 사는 하루하루가 숨이 막혀요. 내게 하는 말이라고는 지각하지 마라, 강의 빼먹지 마라, 공부 열심히 해라, 그게 전부였어요. 난 교수님처럼 공부가 좋아서 석사가 되고 박사가 되려는 사람이 아니에요. 그냥 펴엄한, 아직 대학교 3학년밖에 안 된 여자애란 말이에요. 이렇게 더 살다가는 숨이 막혀서 죽어버릴 것 같단 말이에요.... 기회는 많았어요. 교수님이 그걸 놓쳤을 뿐이죠. 이제 더는 그렇게 살기 싫어요. 그렇게 살고 싶지 않아요. 교수님 뒷모습만 보며, 책상에 앉아 있는 교수님만 보면서 살지 않을 거예요. 나도 내가 사랑하는 사람 만나서 마음껏 사랑하면서 살 거예요."

 

 

 

 

 

  "네가 웨딩드레스 입고 넘어지던 순간부터 나도 모르게 사랑에 빠졌어. 네 입술에 처음으로 키스하던 날, 윤세빈의 마법에 걸려서 다른 누구도 사랑할 수 없게 되어버렸거든. 예전의 못된 박민규랑은 이혼했으니까 이젠 나랑 재혼해주지 않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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