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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남편이 생기다 1
강해랑 지음 / 환상미디어 / 2005년 1월
평점 :
품절
채진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을까? 이름에서 살짝 비호감, 제목은 인터넷소설틱한 느낌이 들었지만, 유치하고 행복한 그런 내용이 보고 싶었다. 시험이 끝나면 뭐해, 전공교수님이 수업시간에 가지고온 나의 그 개판 시험지! 적나라하고 토할 것 같은 점수! 확인하고 완전 기분 다운 ㅠㅅㅠ 달달하고 유치한 책이 필요했다. 복잡한 거 말고. 공지영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인가 하는 책과 같이 빌렸는데, 그때 나는 달콤함과 유치함이 절실히 필요했다.
제목과 뒷 발췌만 가지고 빌려보기 상당히 무섭고 그랬지만, 용기 내었다. 시험은 갈았고 말이다. 어쨌뜬 이 책의 전체적인 느낌은 철부지 막내딸 데려다 키우는 성격 좋은 남주의 이야기 같다. 남주가 여주를 너무 많이 좋아해주고 참아주고 바로 잡아 주는 것이 보기 좋았다. 말 그대로 다른 (내가 읽었던) 로맨스소설과는 틀리게 남주가 철없는 여주에게 사랑을 쏟아부어주고 부어줘서 여주가 점점 남주의 사랑에 허우적허우적 빠지게 된다는 컨셉이 너무 좋았다. 절로 행복해졌다.
더더 좋은 점은 채진과 태윤뿐만 아니라 채진의 아버지와 어머니의 그 끝없는 사랑도 정말정말 보기 좋았다. 서련과의 사랑에 이제서야 목메는 채진의 오빠 영진도 재미있고.. 어쨌든 그 닭살같고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사랑을 하는 주인공들이 부러웠다. 하지만 그만큼 현실적인 모습으로도 보이지 않았다. 싸움을 할 타이밍...이라고 말하는 것도 웃기기도 하지만, 태윤은 너무 채진을 위해서 참아준 것이 아닌가. 그것도 사랑이라고 한다면 나야 할 말 없지만, 기본적인 인간 남성으로써 느낄만한 감정도 채진을 위해서라면 다 참고 인내하는 태윤을 보니.. 아하하, 또 한단계 눈이 레벨업 되버렸다. 어쩐다-ㅅ-;;;
점점 태윤을 사랑하는 방법을 익히고 태윤에 대한 마음이 커져가는 채진의 모습을 보니깐 순간 행복해졌다. 물론... 태윤의 돈과 지위도 포함해서 너무 탐났다. 11년동안 다른 사람들에게는 눈길 한 번 안주고 그렇게 채진만을 좋아하다니, 그런~~~~~~~~~~~~ 어째서, 하나만 하라고 하나만. 다른 남주들 조차 배경좋고 인물좋으면 살짝 성격도 안 좋던데, 태윤은 그렇지도 않으니 정말 배아프고 행복하게 읽었다.
외전에 본편에서 미쳐 보여주지 못한 영진과 서련의 이야기, 그리고 최고로 궁금했던 전설적인 금실부부 채진의 부모님 이야기가 있다. 으하하, 보통 에필로그는 (내가 읽은 책들은) 그래서 그들은 여전히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로 끝나던데 이 책은 권태기... 그러니깐 채진이 권태기를 느끼는 것으로 시작한다. 아이를 낳고 여전히 태윤은 자신을 사랑하지만 채진은 부회장이 되서 바쁜 남편이 밉고, 힘들고,.... 아아, 하지만 난데없이 나타난 채진의 옛 미팅남...(;;)이 나타나서 채진에게 사랑의 기름을 다시 부어주고 채진은 태윤을 더욱 더 사랑하게 된다.
정말, 애네들은 싸워도 싸우는 것 같지 않을 것 같다. 밥에 버터와 마요네즈를 넣고 싹싹 비벼 마지막에 치즈에 싸서 참기름 뿌려먹을 것 같은 이 커플-ㅅ-!! 아하하, 기분 UP되고 달콤해졌어요~ 얼른 다음 책으로 고고~ 하기 전에 과제 좀 먼저 해야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