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 레이디
최은경 지음 / 북박스(랜덤하우스중앙) / 2006년 8월
평점 :
품절


  다작 작가인 최은경님의 소설이고, 모처럼 즐겁게 읽었다. 얼추 시험을 끝내고 오랜만에, 아주아주 오랜만에 들린 책방에서, 책방 아주머니께서내가 너무 버벅거리자 추천해줬다. 으흐흐, 너무 좋아요 >ㅅ<♥

 

  처음부분에 할 이야기는 아니라고 보지만, 음.. 나름 ' 수위 '도 좀 있다. 한... 서너장면 정도. 뭐, 귀엽드만, 그것도...;ㅁ;

 

  책이 430페이지 가량인데 좀 안타까운 점은 주리의 청승이 많이 부족했다는 점. 나는 그런 청승, 주책 같은 부분을 싫어함에도 주리가 너무 잘 견뎌내서 그런지 좀 더 괴롭혀서 주리를 울게해줘, 선우씨! 이러고 있었다. 물론 중간부분쯤 부터는 내가 좋아하는 해피엔딩의 지름길로 가는 서로 안달하는 부분이 길고 애틋해서 더더 좋았다. 동인지에 찌들어져 있는 내가 저 수위 부분에서 놀랄 정도였으니.. 하지만 난 로맨스소설에서는 수위는 보지 않았다는 것. 이때까지 그런 책도 없었고... (나름 수위 높았던 메두사나 살바체도 뭐뭐, 마이 레이디 처럼 좀 깊은 묘사는 없었다고.)

 

  볼거라고 뭣도 없는 주리가 한 눈에 사촌과 결혼하기로 했던 남자, 선우에게 반하고, 사촌은 도망가고.. 그래서 대타...(라고 한다면 주리 처지가 너무 불쌍하지만)로 선우와 결혼하게 된다.

 

  사랑을 주면 다 되는 줄 알고 열심히 선우를 사랑해보려고 하지만 선우가 하는 말이 사랑하지 말란다. 그래도 좋다고 웃으면서 결혼하자고 감금된 집에서 뛰쳐나오고 열심히 하는 주리를 보니 내가 참... 비교될 만큼 당찬 주리씨! 착한 주리씨!

 

  보기 좋은 여자를 정복하고 소유하는 것을 즐기는 (것 같은) 선우는 주리에게 2년 가량 코빼기도 관심이 없었다. 말 그대로 방치. 밤 생활 같은 것도 없다. 각방에 주리가 챙겨주는 것만 당연하다는 듯이 받았으니깐.. 결혼도 각서로 했으니 말 다했지. 그러다가 그녀에게 빠져든다. 너무 당연하다는 듯이 사랑을 막 퍼다주는 그녀에게. 하지만 그녀는.. 음음.. 주리는 2년가량 그의 막나니 동생을 길들이고 그냥 존재 자체만으로 집안을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그런 확실한 존재로 부각하기는 했지만 도통 선우를 어떻게 해보려는 마음이 없다. 당연히 그 각서때문에 그렇다.-ㅅ-어찌나 속터지는 부분이 많은지.

 

  함께 나와 속 좀 터지겠습니까?

 

  여름 휴가도 못간 주리와 상반되게 쭉쭉빵빵한 미녀와 출장을 빙자한 휴가를 다녀왔고

  생각해서 몸에 좋은 음식을 챙겨가면 맛은 보지도 않고 면박주고

  울지도 못하게 인격적으로 괴롭히고

   어쨌든 못 괴롭혀서 안달이고, 당연히 괴롭혀도 된다는 택도 없는 생각에 잡혀있고

  외박하고 들어와도 다른 여자를 품고 와도 뭐라 한마디 못하는 주리가 답답하고

  선우는 그게 당연한 줄 알고

 

  어쨌든 몇 부분 안되지만 정말 속상한 부분이 한 두군데가 아닌데, 나중에 주리의 반격! 아닌 반격 때문에 확 풀어졌다. 역시 남녀관계는 아픈 면서 성숙해지는 것도 좋지만, 역시 달달하고 서로를 무지무지 아껴주는 게 더더더 좋다. 울게 하는 소설은 힘들다고 힘들어~

 

  뱃살, 뱃살 하는 부분이 내 뱃살도 느껴지게 해서 조금 거북했지만-ㅅ-, 그래도 아주 조금 현실 같았다. 세상에 어느 범인이 뱃살 없이 살겠냐고. 나도 지금 암만 다이어트 한다고 운동하고 밥량 줄여도 그리 죽자살자 살은 못빼. 주리의 뱃살때문에 선우가 기겁하는 행복한 부분도 있고...ㅎㅎ

 

  400페이지가 금세 넘어갔다. 내 고질적인 뒷부분 부터 확인하고 책을 읽는 습관때문에 하루 꼬박 방치해두고 잠이 오지않아서 읽었는데 다 읽으니깐 3시. 후르륵, 시원한 장국에 국수 말아 먹는 것 처럼 읽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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