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잔의 향낭
한수영 지음 / 큰나무 / 2004년 12월
평점 :
절판


  개인적으로는 이 책을 정말 좋아한다. 왜 좋아하냐는 물음에 제일 첫 대답은 내용 중간중간에 인형들의 이야기가 마음에 들었고 두번째 대답은 내가 피모님의 월산을 읽었을 때 느낌이 고스란히 다시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니깐 내가 마음에 드는 것은 상상만으로도 행복해지는 표현에 있다. 그리고 내가 이제껏 읽은 로맨스 소설중에서 라칸은 무조건 일등이다!

 

  아는 사람은 아는 이야기이지만, 나는 이 책을 진작에 책방아주머니에게 추천 받았었다. 하지만 제목만 봐서는... 조선시대쯤 어느 귀족여인에게 다가온 표류중인 외국인 이야기로(그 짧은 순간에 정말 이렇게 생각했었다.) 그 외국인은 배를 고치고 자신의 원래 나라로 가고 귀족여인은 그 단아한 자태로 데려가달라는 말도 못하고 자신이 잘 가지고 다니는 향주머니(향낭)를 그에게 준다. (대체 그 짧은 시간에 어떻게 이런 줄거리를 유추해내는 것인지!)그러니깐 새드엔딩에 시대물이다! 싶어서 안봤는데, 이런 내용인 줄 알았으면 정말 진작에 진작에 진작에 진작에 봤을 것이다. 

  

  첫번째 남자 안남준. 혜잔이의 소꿉친구로 끈질기게 끈질기게 같은 유치원,초등학교...대학교까지 같이 다닌다. 친구였지만 연인의 자리를 꿰차보려다가 되려 친구로써의 혜잔도 잊을 뻔한 남자. 남준이를 이해못하는 것도 아니지만 불쌍하고 가엽기도 하지만 (나는 라칸 편이니깐) 아주 조금 밉기도 밉다. 정말 평생 함께 하고 싶은 혜잔이라는 것은 알겠지만 혜잔이가 그렇게 온 몸으로 거부하는데 그렇게 벼랑 끝까지 밀고 갈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남준이의 뒷 이야기는 단팥빵(전 2권)을 읽으면 알 수있다.

 

  두번째 남자 레오니드 빠블로비치 뜨로쉰. 인형전시회로 러시아에 갔을 때 우연히 만난 남자로 혜잔이를 보고 한 순간에 운명을 느꼈고 소유욕을 느낀다. 혜잔은 이 사람에게서 무시무시함과 마피아를 느꼈고, 그는 무자비한 수로 혜잔을 가지고자 했지만, 진정으로 혜잔을 좋아했기에 혜잔에게 해가되는 방법으로는 가지려고 하지 않았다. 어쨌든.. 멋지지만 라칸에게 묻혀버리는 비운의 남자. 심지어 남준이에게 조차.

 

  세번째 남자이자 마지막 남자 라칸 카셀라스 킨더. 처음부터 그녀의 운명이고 우연히 만나 그 숙명을 꽉 틀어잡는 운 좋은 사람. 착한 사람이라고는 말 못하겠지만 적어도 나쁜 놈은 아니다. 가수이고, 혜잔은 좋아하고, 멋있고... 도대체 무엇을 바라십니까. 읽어보시면 알겠지만, 혜잔과 라칸은 천생배필입니다!!!

 

  적당히 이물질들, 그러니깐 라칸과 혜잔의 사랑을 방해하는 사람들이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둘은 서로를 끝까지 믿고 진심으로 사랑했기때문에 싸움 한 번 없이 결혼에까지 골인했다. 둘을 보고 있으면 우우, 정말 나도 같이 행복해진다. 분명 여기에는 그 달달한 단어선택으로 행복한 표현을 하는 작가의 센스도 있지만, 라칸의 잘생김, 멋짐, 재력, 몸매 등등도 있다.

 

  라칸과 혜잔이 서로를 끊임없이 믿고 사랑하는 모습이 좋다. 모든 것에 서로 배려하고 괜히 목소리 높히지 않는 점도 좋다. 인형같이 작고 아담한 혜잔이나, 멋있는 라칸을 생각할 때마다 행복해지고, 그러니깐 책에 더 쉽게 몰입하고... 앞에서도 이야기 했지만, 이야기 중간중간에 인형의 이야기, 그러니깐 옛날 이야기도 들어있는데, 그게 정말 또 볼만한다. 심청이나....(내가 이름을 아는 사람은 심청이 밖에 없지만,) 어쨌든 그 왕도 얼마나 멋있는지! 인형에 얽힌 이야기도 읽어보면 상당히 빠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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