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전여전
이희정 지음 / 해우 / 2004년 12월
평점 :
절판


  일단 이수는 건우랑 결혼했습니다. 그리고 건우가 이수에게 꽉~ 잡혀서 살게 되지요.

 

  보통 동인지 식으로 이야기 하면 월드 건설을 위해서, 이희정님 책만 찾으러 다녔다. 그러다 발견한 '모전여전'이랑 '복남이 이야기'. 그 비 추적추적 오는 날, 다시 읽기 시작했다. 빌려서 읽는거랑 사서 읽는 거랑 역시 틀리다는 것을 만끽하면서.

 

 

  어머니를 닮아 꽤 괄괄한 성격을 가지고 있는 이수는 역시 어머니의 닥달에 못이겨 거의 3달 째 선을 보고 있다. 나름 중후하고 남자다운 사람들을(폭탄중의 폭탄으로 결혼을 강요하는 이수의 어머니 계략이다) 말이다. 그러다가 정말 한 순간에 건우에게 딱! 찍힌다.

 

  일년동안 신부를 찾는 황당한 가풍에 따라 건우를 드디어 이수를 찾았고, 그 뒤로는 착실하게 밀어붙인다. 건우 성격 자체가... 그렇게 밀어붙인다거나 하는 강하고 집요한 성격은 아닌것 같은것에 비해서, 많이 급한 듯 성격 좋은 이수가 조바심을 느낄 만큼 빠르게 상황을 만들어가기도 한다.

 

  하지만 그는... 로맨티스트, 혹자는 닭살이라고도 이야기 한다. 그냥.. 삶 자체가 그런 것 같이 보이는 사람인데, 이것도 알고보면 이수에게만 그런 것이 었다. 본래 함께 잔다거나 스킨십같은 건 완전 질색하는 건우인데, 이수는 꼭 안고 자도, 만져도 더더 좋아할 뿐이다.

 

  그런 그에게도 어쩔 수 없는 한 가지가 있는데, 바로 가부장적이고 보수적인, 어쨌든 집안의 독재자인 아버지. 가족들을 사랑해서 그렇게 엄하게 가족을 지키는지는 몰라도... 건우 계략으로 첫 만남에 건우의 집에 인사를 드리러 간 이수의 눈에 이 건우의 아버지라는 사람이 여자는 술도 안되, 늦는 것도 안되~ 하는 것을 보고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끼며 술내기를 하게 된다.

 

  술 때문에 흥한 자, 술 때문에 더더욱 흥하히라~ 같이 지독하던 술내기에서 이기고, 이수는 순식간에 건우네 집안의 희망이 된다. 여자들에게도, 남자들에게도... 그 뒤로 건우의 아버지와 알콩달콩...(;;)한 내기나 괴롭힘이 계속되고, 이기고 지면서 그렇게 살게 된다.

 

  건우는... 사실, 좋은 사람이고, 좋은 남자이긴 하지만, 여기서 그렇게 비중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래서 생겨난 에피소드가 처녀여행을 간 이수를 잡아오는 부분. 하지만 건우의 독백을 보면 참 착하다 싶다. 천방지축 말광량이 이수가 반성을 해야 할 정도로... 이수도 기본적으로 착한 사람인데..

 

  좋아하고 사랑하면 그건 다 콩깍지라더니 건우는 완전 이수에게 콩깍지 쓰인거다. 그러니 뭘 해도 다 귀엽고 예쁜거지, 하지만 이수의 그 당찬 성격이 무작정 보수적이기만 하고 완전 가부장적인 류군의 집안을 확~ 바꾸고 서로서로 행복하고 살기 좋은 집이 되었다는 점을 들었을 때, 이수는 공주는 물론 여왕도 아깝지 않는 대우를 받아야 할지도 :)

 

  이수와 건우의 매력뿐만 아니라 이 책에 심심찮게 나오는 오 여사도 주목할 만하다. 이수의 어머니인데, 이름때문에 오 여사라고 불리길 강력 희망하시는 분으로, 건우가 뚜쟁이로 오해까지 하기도.. 하지만 이수와 건우를 확실하게 밀어준 사람이다.

 

  살짝 엽기적인 이수네 집안과 점잖은 류군의 집안 비교도 쏠쏠하니 재미있고, 에필로그에 드센 외할머니 밑에 드센 어머니 밑에 드센데다가 (딸이 귀한 집안이라) 딸이라고 떠받들고 키운 쌍둥이 누나를 둔 이수의 아들 '록'! 이거야 원, 지 아빠 판박이가 아닌가. 할아버지와 술을 마시고 힘들어하실 어머니를 위해 아침 일찍 일어나서 해장국을 만드는 아들, 록! 하하하.

 

  즐겁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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