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두향 나무 아래
정경하 지음 / 청람출판사 / 2006년 7월
평점 :
품절


  자려고 맘 먹고 누웠건만 연두빛 손바닥만한 책이 읽어주세요~ 읽어주세요~ 라고 강렬 어필해서 일단 손에 들었다. 한 손으로는 학알 접고, 한 손으로는 책장넘겨가면서.. 책 빌릴 때 책 표지가 비오는 축축한 날과 틀리게 너무 예뻐서 별 기대없이 빌렸는데, 조금 안타까운 점 두개 제외하고는 아주 속에서 천불나게 잘 읽었다!

 

  재욱이과 수현이는 23년지기 소꿉친구이다. 재욱이는 변호사이고 수현이는 의사이다. 둘은 어렸을 때부터 티격태격하기는 했지만 서로를 제일 잘 알고 잘 챙겨주는 사이. 재욱이 양육권소송을 맡게 된다. 이 이야기가 정말 화나고 불쌍하고.. 하여튼 감정을 주체할 수 없는 부분.

 

  은후는 어느날 부모님을 경비행기 사고로 한 번에 잃게 된다. 그 뒤 삼촌 집에서 살게 되는데 삼촌은 아버지의 배다른 형제였고 의도적으로 은후를 학대하고 은후에게 남겨진 막대한 돈을 빼돌린다. 그것을 알게 된 은후 부모님의 친구가 참다 못해 변호사를 고용, 소송하게 되는데..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고 은후 삼촌이나 그 집 부인이나 그 집 하나 있는 아들이나 다 똑같고 잔인한 인간들이다. 은후 돈으로 먹고 사는 주제에 은후를 학대하고 아들은 은후를 괴롭히고 엄청 밝았던 은후는 점점 고립되어 가고 어두워진다.

 

  그 일을 맡게 된 재욱이 은후를 찾아 학교에 간 날, 은후의 사촌이 (그러니깐 삼촌의 아들이) 재욱에게 돌을 날린 것. 재욱은 다행히 실명할 위기를 넘기지만 은후는 죄책감에 힘들어 한다. 재욱이 자신도 입양아였고 부모님과 잘 살수 있었다는 말, 가지고 싶은 것이 생기면 모든 것을 다 걸어야 한다는 말에 은후도 용기를 내서 학대받는 증거를 만들어낸다. ('만들어 낸다' 라는 어감이 이상한데 은후 부모님의 생전 목소리가 들어있는 녹음기를 지우고 자신이 맞을 때 그 소리를 녹음했다. 아이가 얼마나 힘들어하고 슬퍼했는지..ㅠㅠ//)

 

  은후의 삼촌되는 인간은 재욱이 시시때때로 다가와 자신의 목을 옭아매서 재욱을 폭력, 강간하기 위해 사람을 매수하지만, 선경지명있는 설씨네 남매들이 사설경호원을 붙여줘서 고비를 넘기게 된다. 그리고 은후는 그 부모님의 친구들에게 다행히 가게 되었다. 정말 행복한 가정이었는데 은후의 부모님이 그렇게 죽어버리고 약 10달동안(6달인가...;;) 그렇게 학대받고 부모님이 죽는 순간을 봐버린 심적 고통도 치료하지 못하고 어두워져 버린 은후가 정말 불쌍하다.

 

  은후한테 너무 감정몰입하다보니깐, 살짝 원래 주인공들 이야기가 미비하게 되었는데... (나는 아이들에게 많이 약하다.) 수현은 어느 순간!!!! 재욱을 '여자'로 느껴버린다. 좀 미리 이야기하자면 재욱은 이미 수현을 '남자'로 느끼고 있었다. 수현을 제일 처음 봤던 그 7살때부터.. 둔해빠진 수현은 이제서야 재욱을 의식하게 되고, 고백을 하는데 재욱은 수현이 보고 둔하다고 느리다고 막.. 화를 낸다

 

  참, 수현이랑 재욱이 보고 있으면 나도 그런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완전 가족보다 더 가까운 존재..?

  서로의 약점이란 약점은 다 가지고 있는, 등이 가려울 때 이야기 하지 않아도 등을 긁어주는 존재?

 

  이야기는 수현의 병원 생활보다, 재욱이와 은후의 이야기가 주로 나오는데 재욱이가 수현이를 남자로 보는 부분이 잘 없다가, 끝부분에 왜 이렇게 늦었어~ 라는 부분에 조금 아리송했다. 이런 부분이 조금 아쉽다. 재욱이와 은후의 이야기도 좋지만 재욱이와 수현의 그 변하는 감정을 좀 더 자세하게 보여주었으면 하는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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