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 속에서 마음 다스리기 - '마음의 속도를 늦추어라' 두 번째 이야기
에크낫 이스워런 지음, 박웅희 옮김 / 바움 / 2008년 7월
평점 :
품절


  나는 나이고 그래서 내 마음도 내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세상에서 어렵다는 돈 모으기보다 더 어려운 것이 바로 자신의 마음 다스리기 이다. 정확한 방법도 없고 결과도 없다. 사람은 다 다르니깐 마음을 다스리는 것도 다 다르다. 하지만 마음을 온전히 나의 것으로 잘 다스렸다면 특별히 과시하지 않더라도 모든 사람들이 알아본다. 아우라가 온 몸으로 비쳐보인다. 여유, 침착, 마치 어른같다. 물론 나도 법적으로 어른이긴 하지만 내가 말하는 어른은 마음이 커서 사람 자체를 포용할 수 있는 사람을 말한다.
 
  ...하면서 일단 글을 쓰고 있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혼란에 빠졌다. 나는 지금 <
NOW> 라는 책도 읽고 있는데, 무지하게 어렵게 읽고 있다. '영적'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어려울 줄 몰랐다. 눈물 날 만큼 어려워서 (어렵게 읽어져서) 속상하지만 하루에 10쪽 정도 꾸준이 읽고 있다.-덕분에 서평기한은 훨훨훨훨=3 <NOW>와 이 책은 영적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잠시 사담을 해보자면, 영적이라고 하면 서양에서는 동양을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난 되려 서양을 떠올리게 된다. 동양사상이 부각되고 있고 유명 헐리우드 배우들이 심취해 있다 하지만... 오히려 이런 이미지때문에 영적이라는 이 특별한 단어는 그들이 나는 인간적이다, 초월의 경지에 다가가고 있다를 우월하게 표현하기 위해서 '영적'이라는 말을 쓰는 것 같아서.. 쫌...  
 
  여하튼, '폭풍 속에서 마음 다스리기'는 8단계 명상 프로그램에 비춰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명상과 관계된 것이 대부분이라....(명상하면 왠지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뭉글뭉글든다.) 일단 읽어보긴 했는데... 명상을 위해 시간과 장소를 할애해야 한다는 건 아직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조용하고 장소에 고독한 시간에 나를 온전히 맡기는 것이라면 좋아한다. 책에서 말하는 명상과 아주 비슷한 것 같다.

 < 8단계 프로그램의 간단한 소개 >     p.254-255
1. 명상 세계의 위대한 종교들에서 영성을 고양하는 명상문을 택해 암기해 두고 조용히 왼다. 매일 아침 30분 정도 수련하라.
2. 만트람 : 만트람을 조용히 왼다. 만트람 혹은 만트라란 영적 의미와 힘이 잇는 낱말이나 어구를 말한다. 일상에서 언제든 틈나는 대로 외우면 좋다.
3. 늦추기 : 여러 과제들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조급증에서 비롯한 스트레스와 마찰을 줄인다.
4. 일념집중 : 눈앞의 과제에 모든 주의를 집중하라.
5. 감각 기르기 : 조건화되어 몸에 밴 습관들을 극복하고 유익한 것을 누리는 방법을 배워라.
6. 남을 먼저 생각하기 : 이기심과 분리 의식에서 벗어나 남을 돕는 데서 행복을 찾으라.
7. 영적 교제 : 서로의 영성을 향상하고 힘을 북돋기 위해 8단계 프로그램을 따르는 사람들과 종종 만나라.
8. 영적 독서 :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영적 스승들이 쓴 글, 그들을 다룬 글이나 모든 종교의 경전들에서 감화를 얻으라.
   

  특별히 합리적으로 시간을 써야겠다, 1초의 빈틈도 두지 않고 시간을 쓰자 하는 생각을 하는 건 아니지만... 왠지 멍하게 앉아 있으면 시간이 아깝다. 일을 하나씩 재빨리 해치워나가기도 하지만, 어떤 때에는 두가지 이상 일거리를 잡고 있기도 한다. 하나씩 해결할 때보다 시간을 더디게 가지만...(일에 치여 스트레스를 받은 적이 별로 없는 것 같지만...) 왠지 마음은 편하다. 일단 손대고 있고, 그때그때 영감이 떠오를 때 일을 해치워야 하기 때문에 일을 계속 눈에 둬야 한다. 나같은 타입은. 다시 말해 눈에 일이 보이지 않으면 꼭 해야하고 급한 일이라도 과감하게 잊어버린다. 그렇다 보니 위 프로그램에서 "일념집중"부분을 읽을 때는 왠지 찔리기도 하고, 반박도 해보고 수긍도 하면서 읽을 수 있었다. 내가 단 하나 두 가지 일을 한 번에 못하는 경우는 계단을 오르내릴 때이다. 계단을 올라가고 내려갈 때는 꼭 내 발을 봐야한다. 이때는 껌을 씹다가도 못씹는다. 일념집중해야한다. 빠르게 일을 처리하기 위해서 잦은 메모로 눈에 계속 그 일을 보이게 두는 방법밖에 없겠구나 싶었다. 지금 당장도 서평을 쓰면서 작업창에는 별의 별 창이 다 떠있다. 게다가 마음이 급한 일거리 십자수까지 턱 하니 두고 이것저것 막막 하고 있는 중이다.  
 
  남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는 것은 윤리책 앞부분에 나오는 '역지사지'가 생각났다. 나의 친절이 타인을 기쁘게 하고 다시 친절로 돌아온다. 타인의 불평불만도 넓은 마음으로 들어줘야한다는 건...(특히 뒤에 살짝 사례에서는 어떻게 참지! 하고 생각했다.) 정말 힘들고 고통스러운 것 같은데 그래도 해내야 한다고 생각해보니 그냥 내가 한 대 더 맞고 참는 게 좋은 것 같다. 이렇게 착해지면서 나도 점점 사람을 이해하고 납득할 수 있는 영적인 존재가 되는 것일까??
 
  내 눈에만 그렇게 보이는 건지... 읽을 수록 좀 거리를 두고 시간을 둬라 는 것 같다. 깊게 관계하지 말라는 걸까? 긴급할 때 만트람을 외우고 시간과 거리를 둔 다음 대화를 이어나가고 상황을 극복한다...라는 부분에서는 이것저것 생각할 것이 너무 많다 싶었다. 내 지론이 아무리 힘들도 지치는 일이 나에게 발생해도 '내 일 아니다, 좀 떨어져서 지켜보자'이기도 하긴 하지만 느긋하고 여유있는 사람이 되겠지만 깊게 사람을 사귀는 건 (처음부터) 좀 힘들지 않을까싶었다. 
 
  복수는 100배 보복을 목표로 산다. 하지만 원래 성격이 느긋해서 일을 당하는 지도 모르고 그냥 넘어가게 된다. 살려면 좀 모지고 독하게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착하고 어리숙하면 배신을 당하기 때문이다. 사기와 틀리다. 사람에게 배신당하면 너무 슬프고 아프다. 내가 배신이기도 하지만 이 책 읽다보니 내 마음이 편하다면, 내가 스스로 잘 다스릴 수 있다면 그리 큰 일도 아닌 것 같다. 다만 더 조심스러워지겠지만. 난 부처가 아니다. 항상 평온할 수도 없고, 여유를 가질 수도 없다. 하지만 조급하고, 앞만 바라보고, 남의 등만 쳐다보게 했던 열등감은 좀 누그러졌다. 아, 이 책을 읽고 모두 사는 게 행복하길.

★ Eunyoya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