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질링 살인사건 찻집 미스터리 1
로라 차일즈 지음, 위정훈 옮김 / 파피에(딱정벌레)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개인적으로 '홍자'에 대한 이미지는 '작은 허영'이다. 솔직히 '차를 좋아한다 = 돈이 많다, 시간도 많다'로 연결되서 삐뚤어져있는 난 특히 '홍자'에 대해서는 곱지 않는 시선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앞서 '작은 허영'이라고 했듯이 나만의 작은 티포트와 예쁜 잔에 달콤한 쿠키와 함께 홍자 한 잔을 마셔보고 싶다-하는 생각은 절절히 가지고 있다. 책은 특이하게 중간중간에 홍자에 대한 이론을 한 쪽~ 두 쪽 정도 수록하고 있다. 홍차 이름이라던가, 차를 맛있게 우려내는 방법이라던가. 책 원래 크기도 손바닥(?)아기자기하고 귀여운데다가 아기자기한 구성이 썩 마음에 들었다.
 
  <다질링 살인사건>은 여러가지를 자세하고 재미있게 설명하고 있다. 그래서 딱히 모르는 부분이 없고, 굳이 다시 앞 쪽을 찾아서 다시 읽을 필요도 없다. 어쩐지 나는 영어 이름들이 난무하는 소설을 보면 몇 번씩이나 앞 쪽을 다시 찾아 읽곤 하기 때문에, 책이 참 쉽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런 자세한 설명이 여러 번 반복되다보니 쉽게 질리기도 했다. 찰스턴에 대한 설명은 중간중간 자주 나오는데 오래되고, 고상하고, 우아하고, 클래식하고... 나중에는 찰스턴은... 아예 딴 나라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특별하다라는 느낌이 강조되다 보니 다른 곳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
 
  시어도시아는 인디고찻집의 마담이다. 35살 가량의 상당히 아름다운 그녀는 본래 잘나가는 광고디렉터쯤..이었으나 시간에 치이고 여유가 없는 생활에 질려고, 찻집을 열게 된다. 티 블렌더인 드레이튼과 찻집의 빵과 쿠키를 굽는 헤일리, 그녀의 곁을 지켜주는 애견 얼 그레이가 있다. 마을축제날 인디고 찻집의 차를 마시고 휴즈 베런이 죽는다. 시어도시아는 이 사건 이후로 자신의 찻집에, 헤일리의 친구인 베서니에게 터무니없는 누명이 쓰인 것을 알고 나름 사건을 파헤치기 시작하는데...
 
  범인은 특별히... 추리하지 않았다. 궁금하지 않았다고 할까. 그냥... 책만 읽었던 것 같다. 엉뚱하게도 이 책을 덮고 내가 제일 궁금해 하는 것은 과연 시어도시아가 조리 데이비스를 만나러 가느냐~ 안가는냐 하는 것이다. 사뿐사뿐 외모도 마음도 상큼발랄한 미녀가 위험한 사건에 휘말렸다!는 것도 매력적이고-특별할 것은 없지만, 그 미녀가 젊은 나이게 성공도 해보고 지금은 유유자적 찻집을 운영한다는 것도 매력적이고-이건 좀 특별하다, 또 이 미녀가 사건에 휘말려서 정신이 없는 와중에서 어쩌면 조리(변호사 조리 데이비스)와 작은 만남도 계획하고 있다는 것이 더 흥미롭고 또 궁금하다.
 
  책을 읽으면 예쁜 풍경이 떠오른다. 중세시대쯤? 현대시대의 클래식한 물건들이 떠오른달까... 요즘 말하는 엔티끄랄까... 묘하면서 왠지 세월의 흐름이 느껴지는 아기자기한 풍경들이 떠오른다. 이야기 중에 시어도시아가 고모댁을 방문하는데 그 고모는 각종 씨앗을 들고 새들에게 먹이를 준다. 그런 장면에서도왠지 초록빛 풀과 작고 예쁘게 우는 새들이 떠오르고, 찰스턴의 거리를 거닐고 싶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런 것은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재미난 묘사와 설명때문이다. 다만... 이런 묘사나 설명이 또 되려 지루해질 수 있다는게 좀 안타깝다.

★ Eunyoy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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