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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 센스
잭 트라우트.알 리스 지음, 윤영삼 옮김 / 다산북스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호스센스는 부제목처럼 <성공의 기회를 알아채는 감각>을 말Horse에 비유해서 설명하고 있다. 성공을 여타 자기계발이나 성공학에 관한 책과 틀리게 직설적이고 기분 나쁘게 정의한다. 남의 덕(=성공의 기회)을 봐야 한다는 말이 껄끄러웠다. 어쩌면 아주 콕! 정곡을 찔렀기 때문에 거부감이 드는 것 일수도 있다.
독설로 '꿈', '희망', '열정'을 비판하고, 적극적으로 올라타야할 말에 대해서 역설한다. 도대체 뭘 타야 한다는 것이냐 하고 묻는다면 책속에서는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세계 16위 부자인 스티븐 발머는 MS의 빌 게이츠라는 말을 탔다. 성공 할 수 있는 빌 게이츠라는 성공마를 탔기때문에 스티븐 발머가 성공을 했다는 것이다. 내 식대로 설명해보자면 투덜거리고 소리치고(그래서 나는 지금도 좋아할 수 없는) 박명수 라는 개그맨을 보자. 역성이니 호통이니 하면서 인기를 얻었지만, 결국 그는 유재석이라는 성공마를 탔기 때문에 성공가두를 달리고 있는 것이다.
좀 이해가 되는가. 올라타야 한다. 될 것 같은 상품, 될 것 같은 아이디어, 될 것 같은 사람, 될 것 같은 친척, 될 것 같은 배우자, 될 것 같은 가족.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성공마를 알려주겠다.
* The Hard-Work Horse(근로마) : 성공확률1/100 ▶ 자신의 성실함을 믿고 달리기
* The IQ Horse(지능마) : 성공확률1/75 ▶ 자신의 머리를 믿고 달리기
* The Education Horse(교육마) : 성공확률1/60 ▶ 자신의 학벌에 안주하지 마라
* The Company Horse(회사마) : 성공확률1/50 ▶ 회사는 당신 편이 아니다
* The Creativity Horse(재능마) : 성공확률1/25 ▶ 타고난 재능을 남들에게 알려라
* The Hobby Horse(취미마) : 성공확률1/20 ▶ 좋아하는 일을 먹고 사는 일로 만들어라
* The Geography Horse(지리마) : 성공확률1/15 ▶ 지금있는 이 곳에서 성공의 길을 찾아라
* The Publicity Horse(대중마) : 성공확률1/10 ▶ 대중을 나의 편으로 만들어라
* The Product Horse(제품마) : 성공확률1/5 ▶ 좋은 제품을 찾아라
* The Idea Horse(창발마) : 성공확률1/4 ▶ 아이디어를 발견하여 이용하라
* The Other-Person Horse(타인마) : 성공확률1/3 ▶ 나를 성공으로 이끌어줄 사람을 찾아라
* The Partner Horse(파트너마) : 성공확률2/5 ▶ 성공을 향해 함께 달릴 수 있는 파트너를 찾아라
* The Spouse Horse(부부마) : 성공확률1/2 ▶ 배우자를 적극 활용하라
* The Family Horse(가족마) : 성공확률2/3 ▶ 가족의 힘을 믿고 달려라
현재 어떤 말을 타고 있는가, 어떤 말을 타고 싶은가.
나는... 모르겠다. 무엇을 얻어야 내가 성공할 수 있을지, 책을 읽고 더 혼란스러웠다. 취미마, 타인마, 가족마. 하지만 알아둘 것은 책에서 말하는 가족마는 가족기업을 말하는 것이고, 부부마는 사장님 딸과 결혼한다는 것이다. 흠... 결국은 사람보는 눈을 길러야 하는 것일까.
이 책 보고 있으면 갑갑-하다. 내가 학벌이 되, 학력이 되, 이쁘길 해, 집에 돈이 있는 것도 아냐, 특출난 경력이 있나... 책 속의 예들을 보고 있자면 도대체 어떻게 해서 성공을 하는 것인지 이해를 못하겠다. 그래- 아등바등 살았기 때문에 성공했고, 성공 후 여유가 생긴 사람에게 당신의 성공요인을 뭐냐는 질문에 '내 성공요인은 열정과 꿈입니다'라고 말하는 것.. 마치 전교1등 친구에게 '공부가 제일 쉬웠어요'같은 대답을 듣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아마 모두 알고 있었을 것이다. 공부가 제일 쉬우려면 그만큼 부모님의 정보력과 돈이 투자되어야 한다는 것. (아니면 본인이 정말 뛰~어난 머리로 엄청난 노력을 해야하는데, 개인적으로 이게 요즘은 그렇게 약발받지 않는것 같다.)
비록 꿈과 열정 희망을 주제로 한 책들을 읽으면서, 그렇다고 현실을 버린 적은 없지만 새삼 다시 확인하는 것은 슬프다. 부자는 망해도 3대 간다. 돈이 돈을 굴린다. 알고 있지만 내가 성공하고 싶고, 그래서 부모님께 부족함 없이 원하는 것을 드리고 여유를 가지고 싶고. 책을 읽으면 내 꿈을 꺾는다고 할까, 의지를 말살한다고 할까. 힘이 빠진다. 그래서 나는 모아봤자 특별하게 성공한 사람들에 비해서 새발의 피니깐 뭐.. 대충 살자-하는 포기에 가까운 기분도 든다.
(p.18) 우리 인생에서 진정한 성공의 열쇠는 자신을 믿는 것이 아니라, 다른 누군가를 믿는 것이다. 한 마디로 좋은 말을 제대로 찾아 올라타야 한다.
(p.21) 성공의 중요한 문제는 무엇을 아느냐가 아니라 누구를 아느냐이다.
확실히 기분이 나쁜 만큼(좀 더 강하게 이야기하면.. 혐오스럽기도 하다.) 의지가 불끈불끈 솟아오르기도 한다. 내가 말을 올라타는 것이 아니라, 내가 훌륭한 말이 되서 내 동생들이, 부모님이, 내가 아끼는 친구들이 나를 타고 더 훨훨 날아 성공을 했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생각이 든 이유를 잠시 설명해보자면, 이 책에서 나쁘다는 습관을 내가 다 가지고 있다. (나름)나는 똑똑하고 현명하지만 팀 활동을 하면 사람을 경계하는 고양이로 변해버린다. 스스로 오만하거나 자만심이 있는 건 아니지만, 그렇기에는 너무 소심하다, 내가 가지고 있는 고정관념들을 쉽게 떨쳐버리지 못한다. 변화를 두려워한다. 사교하는 건 훨씬 더 어렵다. 테니스코트에서 만났기 때문에 자문위원이니 뭐니 했다던 부시의 테니스 친구들 이야기를 보자니.. 왠지 덜컥 겁이 났다. 나 너무 꿈속에서만 살고 있는 것 아냐?
책은 제 1인자의 성공보다 제 2인자의 성공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성공마가 제 1인자의 성공이지 않는가. 성공을 위해서는 물불을 가리지 마라(합법과 윤리안에서). 갑자기 아주 문득... 나는 중산층만 되도 성공이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말은 지금 뭐하고 있을까? 내가 어떻게 해야 그 말에 사뿐히 올라탈 수 있을까?
★ Eunyo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