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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칙 있는 삶
박현찬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8년 7월
평점 :
품절
책을 읽으면서 했던 많은 생각들을 어떻게 정리해야할지 모르겠다. 「배려」나 「경청」은 신문광고에서나 봤지 실제 읽어본 적이 없어서, 이 책에 대한 느낌도 그냥 신문광고에서 나왔던 자기계발서, 좀 만만한 느낌을 책을 읽게 되었다. 왠지 제목의 '원칙'은 되는 대로 살아온 나를 꾸짖는 것 같아서 잠시 잊고 있었는데- 사실 서평날이 다가오는 줄도 모르고 잊고 있었다가 부랴부랴 읽게 되었다.
여행사에서 상품기획팀장을 맡은 기준은 동남아영업4팀장인 제리를 이해할 수 없다. 대화를 나누다 보면 내가 나쁜 사람같은 인상을 받게 된다. 그의 대화는 뜬구름잡는 식이고 현실성도 없다. 동남아영업4팀은 딱 수익이 제일 적은 팀이다.
자연재해, 쓰나미가 덮치고 여행사의 전체의 수익은 점점 떨어지고, 이때 상품기획팀장인 기준의 어깨도 무거워진다. 제리와의 술자리에서 제리는 기준이 농담삼아 한 말에 뭔가를 발견하게 되고, 사고로 갑자기 죽어버린다.
기준은 제리가 하려던 일을 알게되고 그의 수첩을 나침판 삼아 서번트 투어를 계획하게 된다. 자신의 원칙을 찾게되고 힘들고 포기하고 싶을 때도 생기고, 원칙에는 어긋나지만 더 큰 것을 얻을 수 있는 순간 흔들리기도 한다. 그렇게 자신을 변하게 하고, 회사도 변하게 하는 원칙. 기준의 원칙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진부해보이던 이야기속에서 나도 모르게 감동을 받아버렸다. 울컥하기도 하고, 마음 깊이 따뜻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종교라면 종교탓을 할 수도 있겠지만 일부러 죽음을 불사하고 봉사 나가는 몇 종교와는 틀리게 나는 자신의 수양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종교를 더 좋아한다. 그래서 자원봉사든, 자원활동이든 나에게는 아주 먼 거리에 있는 개념이다. 나는 내가 바르고 내가 행복할 수 있는 일이 가족을 바르고 행복하게 하며 더불어 (아마도) 나라도 바르고 행복해진다 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서 굳이 다른 사람을 돕는다라는 것은 생각해본적도 없었다.
게다가 왠지... 정말 잘 될 것 같은 느낌을 들게하는 책이었다. "손에 잡힐 것 처럼 생생하게 상상해야 해요(p.163)" 그래서 더 마음에 남는 책이다. 원칙을 지키는 것은 어렵다. 게다가 나만 원칙을 세우는 것 같은 때는 고독함도 느끼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때가 바로 원칙의 힘이 빛을 낼 때이고, 그 원칙을 끝까지 고수할 때 성장할 수 있겠다-고 느꼈다.
기준도 처음부터 원칙이니 뭐니 하는 것에는 관심이 없었다. 열심히 성실하게 여행사 일을 했지만, 최악의 상황에서는 서로를 믿지 못하게 되는 분위기에서 어쩌면 그가 선택할 일은 몇가지 없을 것이다. 정말로... 처음 서번트 투어를 제시할 때만 하더라도 그는 자신이 무슨 생각에 어떤 말을 했는지. 나는 처음에 기준을 믿지 않았다. 일단 말을 먼저해서 사람들의 성화를 없앤 다음 계획을 찾아가는 사람이다 하는 느낌이 들었다. 사실 그도 마음 속 깊이 '원칙'에 대한 많은 갈등이 있었던 것이다. 이것이 제리에 의해 포면화되고 또 그 원칙의 달콤한 보상이기도 한 안젤라와의 원칙에 대한, 자원봉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좀 더 단단해 진다.
특히 두근두근 마음 졸이면서 본 부분은, 서번트 투어가 점점 상업적으로 변해가고 참여하는 사람들의 교육부족으로, 여행사, 여행객, 현지인 모두에게 최악의 상황이 찾아온다. 어떻게 이 고비를 넘길까? 포기하지는 않을까?
바른 말은 부끄럽고 쑥스럽다. 못되야지 세상을 살아나갈 수 있는 느낌이 든다. 착한 사람은 어디에서도 대접받지 못한다. 원칙을 지키는 사람은 옳고 그름을 떠나 별종같다. 이상한 사람같다. 혼란스럽다. 하지만 좀 더 원칙을 가지고 다부지게 살아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다만 이 책에서는 '원칙'에 대한 (이 책만의)정의가 확실하지 않다. 그럴 수도 있고, 이럴 수도 있다. 다소 그 점이 안타깝다. 이 책을 읽고 나만의 원칙을 세울 수는 있겠지만, 그래서 원칙 그 자체의 뜻은 뭐냐라고 묻는다면... 선뜻 이야기를 하지 못할 것 같다.
- 원칙을 찾아서
왔던 길로 되돌아가는 것은 후퇴가 아니다. 틀린 길을 전속력으로 달려가는 것보다 왔던 길로 천천히 되돌아가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일지도 모른다. 모무들 빨리 가려고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올바른 길로 가는 것이다.
- 살아가는 원칙
원칙은 아무리 힘든 일이 닥쳐도 끝까지 밀고 나갈 수 있는 힘을 주지. 왜냐하면 일이란 사람이 하는 것이지만, 모든 일에는 일을 완성시켜 주는 어떤 법칙이 있기 때문일세. 일을 하는 사람이 세운 원칙이 그 법칙에 맞는다면 결국은 그 일을 성취할 수 있게 되지.
- 함께 하는 원칙
나는 자연이라는 모한한 지혜의 책을 아주 조금 읽을 수 있을 뿐이야. 자연은 자신의 법칙을 완성하기 위해서 인간의 창조적인 의지와 노력을 요구하고 있다고 생각하네. 그래서 일을 하는 것은 사람에게 달려 있고, 일을 이루는 것은 하늘에 달려 있다고 하는 것 아닌가.
- 지속가능한 원칙
꼭 이루어야 하는 일이라면 반드시 원칙을 지키게. 그리고 원칙을 기준으로 삼아 죽을 만큼 최선을 다하게나. 그러면 때때로 소망하는 일 그 이상을 이루게 되지. 이것이 바로 위대함에 이르게 하는 원칙의 힘이라네. 또한 그것은 모든 일을 이루는 우주의 법칙이기도 하지.
- 원칙을 삶의 산가운데 받아들여서 실천하고 있는 당신이야 말로 내 삶의 가치입니다. 원칙을 위해 사는 것이 원칙을 위해 싸우는 것보다 훨씬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 Eunyoy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