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골 탐정 1 - 고대인의 지팡이 해골 탐정 1
데릭 랜디 지음, 안종설 옮김 / 문학수첩 리틀북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하루가 어떻게 갔는지 기억도 안날 만큼 숨차다. 도대체 나는 왜 다이어리를 정리하는 지 모르겠다. 미룰 일이 아닌 데도 미뤄버린다. 이것도 재주면 재주, 아주 비상한 재주다. 푸념은 이정도 하고- 이번에 읽은 책은 '해리포터'만큼 재미를 갖췄다는 <해골탐정1>이다. 묵직한 것이 두껍기까지 해서 미리 질려버릴 수도 있는데, 책을 펴면 묵직하다는 생각보다 왜 이렇게 짧아! 하는 생각이 들고, 쑥쑥쑥-휙휙휙 하고 이야기가 벌써 끝나버린다.
 
  해골탐정 <스컬더거리 프레전트> 와 그의 동료 <스테파니 에드글리(발키리 카인)>의 모험담이 있는 이야기이다. 둘을 돕는 재단사 <개스틀리 비스포크><태니스 로우>도 있지만, 일단 주인공에게만 초점을 맞춰보고싶다.
 
  스테파니는 고든 삼촌이 죽고 많은 유산을 물려받게 된다. 평소 고든 삼촌과 뭔가가 통한다고 생각하던 스테파니였다. 비가 오고 차는 고장나고, 부모님과 잠시 떨어져 삼촌에게 물려받은 집에 있는데 갑작스럽고 무지 폭력적인 침입자가 등장한다. 침입자는 다짜고짜 스테파니를 공격하고, 이때 스테파니를 구해준 스컬더거리. 스컬더거리는 물에 빠진 스테파니를 구해주고 보따리 내놔라는 스테파니에게 낚여버린다. 삼촌의 피살 원인을 밝혀야 한다지만 속으로는 지루하고 너무나 평범한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스테파니였다. 스컬더거리와 독특한 우정을 나누며 누군가의 음모를 쫓아간다. 배신에 배신, 믿을 수 없는 사람, 3개의 이름, 알수 없는 그쪽세계. 그리고 마법. 스테파니는 스컬더거리와 개스틀리, 태니스 로우와 함께 악당을 물리칠 수 있을 것인가!!!
 
  ...정도로 줄거리를 정리해보고, 악당을 물리친다아~다아~다아~하고 소리쳐본다.
  재미있게 읽었지만 다소 별점을 짜게 준 것은 (아, 난 소설리뷰때는 너무 등장인물들에게 빠져들어버리는게 문제다.) 그냥 스테파니가 내가 좋아하는 주인공과 거리가 많이 멀기때문이다. 내가 좋아하는 주인공은... 만약 어린 친구가 주인공이라면 모험을 하되 처음에는 용기도 없고, 지혜도 없고, 겁도 많고(많이 중요) 하지만 자기가 저지른 일에 책임을 확실히 질 수 있게 성장할 수 있는 주인공이 좋다. 스테파니는 처음부터 너무 당연하게 모든 것을 받아들였다. 그녀가 ○○○이든 아니든 12살에 평범한 삶에 쩔어있던 소녀가 타임워프를 한 것 마냥 순식간에 모든 것이 변했는데 별 고민없이 걸어다니고 말을 하는 해골이 운전하는 차에 덜컥 올라타고(물론 기절 한 번 해줬지만), 그를 따라 종행무진 움직이는 게 싫다.
  한마디로 겁없는 주인공이라는 게 와닿지 않는다. 12살인 만큼 어리고 건방진 모습만 부각되서 그런 것일수도 있다. 너무 쉽게 믿고 너무 쉽게 생각해버리는 것도 어리니깐. 흠... 이렇게 보면 내가 본 몇 판타지 소설은 주인공들이 참 조심스럽게 깊이 생각하고 모험을 했구나 싶다. 게다가 보통 주인공무리가 위험에 빠지는 것은 주인공의 친구때문이기도 하고...
 
  이야기는 대략 이런 분위기다.
 
  "그럼 이제부터 나에게 아무것도 숨기지 않을 거죠?" 스컬더거리는 한 손을 가슴에 갖다 댔다.
  "내 심장에 십자가를 긋고 죽는 한이 있어도!"
  "좋아요." 스컬더거리는 고개를 끄덕여 보인 뒤, 앞장서서 벤트리를 세워 둔 곳으로 걸어갔다.
  "아저씨에게 심장이 없긴 하지만……." 스테파니가 말했다.
  "나도 안다."
  "엄밀히 말하면, 당신은 이미 죽은 목숨이기도 해요."
  "그것도 알아."
  "그냥 확실히 해 두는 게 좋을 것 같아서요."     (p.100-101)

 
  만담팀이다. 어마어마한 나이차를 극복한. 스컬더거리와 스테파니가 대화하는 부분은, 아무리 위험천만한 상황이라도, 극박한 분위기를 누그러지게 한다.
  상황설명 묘사부분은 환상적이고, 어쩌면 지저분하고 냄새나는, 아주 특별하고 이상한 주인공들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게 한다. 얼핏 이 책도 영화화된다고 하는데, 더구나 해리포터 팀이닷!, 대체 어떻게 해골탐정을 표현할 지 정말 궁금하다. 아니 궁금하지 않다. 실망할 것 같다. 하지만... 스테파니는 누가할 지, 어떤 배우가 물망에 올랐는지 좀 궁금하다. 살짝 사심넣어 이야기해보면, 절대 모든연령관람가는 아니었으면 한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포기해야 할 부분이 많아 보인다.
 
  다시 책 이야기로 돌아와서, 이 책이 의외인 점이... 믿을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스테파니는 스컬더거리에 대한 믿음을 의심하게 만드려는 차이나를 만나게 된다. 믿었던 블리스는 배신을 한다. 더 앞서 원로회는 악당과 협정을 맺고 한 편이 되었다고 굳게 믿었지만, 사실 아니었다. 책을 읽다보면 좀 더 가깝게 와닿는 이야기인데... 안읽은 사람이 이 서평을 읽는다면 배신이 뭐 큰건가, 싶겠지만... 스테파니에게는 충격적이고 배신에 대해 큰 고통을 받을 만큼이다. 오, 그냥 애들이 보는 판타지 소설 맞아? 싶을 정도였다. 아마 나는 이 책을 좀 우습게 봤는지도 모른다.
 
  책을 탁! 접고 나서 생각난 것은.. 주인공 스테파니는 여전히 내 취향의 주인공이 아니고, 여동생으로도 삼고 싶지 않지만, 2편이 아주 기대된다. 1편만 보고서는 이 책이 관연 재미있는 책인지 알 수 없다. 1편은 마법에 대한, 그리고 마법으로 인한 이 쪽 세계의 이야기, 등장인물들이 무분별하게 나오고 많은 설명이 있다. 2편쯤 되야 이런 설명들을 바탕으로 이 책의 진정한 재미를 볼 수 있을 것 같다.

★ Eunyoy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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